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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가 보여줬다, 기회는 스스로 쟁취하는 것… 설마 이러다 외국인까지 밀어내?

작성일: 2026.04.08 05:27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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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잠실 두산전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이며 한 차례 더 선발 기회를 얻는 황준서 ⓒ한화이글스
▲ 5일 잠실 두산전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이며 한 차례 더 선발 기회를 얻는 황준서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한화 마운드의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뽑히는 황준서(21·한화)는 올해 선발로 시즌을 준비하지 않았다. 이미 로테이션은 꽉 차 있는 상황이었고, 그간 선발 실적이 많지 않은 황준서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한화 로테이션은 두 명의 외국인 투수(오웬 화이트·윌켈 에르난데스)와 류현진 문동주까지 네 명은 확정이었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78억 FA인 엄상백, 그리고 아시아쿼터로 새로 합류한 왕옌청이 경쟁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엄상백과 왕옌청 중 하나는 불펜으로 가야 할 판이었다. 일견 풍족해 보였다. 

대신 김범수(KIA)가 빠져 나간 좌완 필승조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코칭스태프, 그리고 구단 관계자들 모두 황준서가 차세대 선발 자원이라는 것은 인정했지만, 지금 당장 그렇다고 보지는 않았다. 시범경기 성적도 썩 좋지 않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기도 했다. 비시즌 동연 새 구종 연마와 더불어 증량에 열을 올린 황준서로서는 다소 답답한 출발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올 시즌 첫 1군 등판은 ‘선발’이었다.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의 부상 때문이었다. 화이트는 3월 31일 대전 KT전에서 투구 후 수비를 하다 햄스트링을 다쳤다. 복귀까지 6주 이상이 소요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발 빠르게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는 했지만, 당장 펑크가 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메울 선수가 필요했다. 그렇게 한화는 2군에서 로테이션을 돌고 있던 황준서를 콜업했다.

▲ 황준서는 5일 잠실 두산전에서 사흘 휴식 후 등판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면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힘을 냈다 ⓒ한화이글스
▲ 황준서는 5일 잠실 두산전에서 사흘 휴식 후 등판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면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힘을 냈다 ⓒ한화이글스

기대 이상이었다. 황준서는 5일 잠실 두산전에서 4⅓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팬들의 박수를 한몸에 받으며 등판을 마쳤다. 1회 무사 만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황준서는 이후 패스트볼과 스플리터, 그리고 새롭게 비중을 높인 110㎞대 초·중반의 커브를 앞세워 두산 타선을 막아섰다.

무엇보다 올해 갈고 닦아 구사율을 높인 커브의 위력이 돋보였다. 기존 주무기인 스플리터보다 더 많은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 카운트를 잡는 데 효율적이었고, 황준서의 새로운 레퍼토리 조합에 당황한 두산 타자들이 헛방망이로 물러났다. 이 정도의 커브 커맨드가 뒷받침된다고 가장할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던지면 더 좋은 투구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비록 5회 두 명의 주자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후속 투수가 박준순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2실점하기는 했으나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투구였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마음에 쏙 든 눈치다. 김 감독은 7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당시 경기를 떠올리며 퓨처스리그 등판 후 사흘 휴식이었기에 이날 60구 정도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아 한 이닝을 더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KBO리그 데뷔전이 예정되어 있는 잭 쿠싱은 일단 짧게 한 번 던지며 컨디션을 조율한 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화이글스
▲ KBO리그 데뷔전이 예정되어 있는 잭 쿠싱은 일단 짧게 한 번 던지며 컨디션을 조율한 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화이글스

계획된 투구 수를 넘겨서 볼 정도로 매력이 있는 투구였다. 김 감독 또한 황준서의 활용 방안에 대해 “너무 잘 던져줬다”면서 “다음에 아마 선발 기회가 더 주어질 것 같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당초 한 경기 대체 선발을 생각했는데 자신의 힘으로 기회를 만들어 낸 셈이다.

황준서가 잘 던지며 숨통을 틔워준 덕에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인 잭 쿠싱도 여유가 생겼다. 황준서가 실패하면 현재 2군에 마땅한 대체 선발 자원이 없었던 한화다. 하지만 황준서가 한 번 더 선발로 나가면서 쿠싱도 컨디션을 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한화와 계약한 쿠싱은 지난 5일 입국했으나 장거리 이동과 시차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이번 주에 던질 것”이라면서도 “이번 주에는 짧게 한 번 던지고, 그 다음에 가서 선발을 쓸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싱으로서도 갑자기 바로 선발로 나가는 것보다는 몸을 한 번 풀고 로테이션으로 옮겨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회는 스스로 쟁취하는 것임을 보여준 황준서의 호투가 낳은 또 하나의 효과다. 황준서로서는 쿠싱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증명하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여지도 있다. 안 된다는 법은 없다.

▲ 팀 내 좌완 최고 유망주인 황준서는 증량과 구종 추가로 올해 업그레이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화이글스
▲ 팀 내 좌완 최고 유망주인 황준서는 증량과 구종 추가로 올해 업그레이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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