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억 FA 계약→개막 엔트리 제외 수모… 오락가락 테스트 끝났다, 다시 기회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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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아무리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인플레이션이 뚜렷하다고 하지만, 4년 총액 52억 원이라면 충분히 큰 계약이다. 그런 선수들은 보통 팀의 큰 기대를 모으며 핵심적인 임무를 맡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난 오프시즌 4년 52억 원에 계약하고 두산에 남은 우완 이영하(29)는 올해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시즌 전 선발 전환 가능성을 테스트했으나 시범경기에서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래 보직이었던 불펜으로 다시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두산 코칭스태프는 일단 이영하를 2군에서 출발시키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적잖은 시련이었다.
기회가 우연치 않게 왔다. 팀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크리스 플렉센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가 올 때까지 이영하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우천으로 한 차례 등판이 밀린 가운데, 1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 등판 일정이 다시 잡혔다.
이영하는 근래 불펜에서 뛰었지만 2019년에는 17승을 거둔 경력이 있는, 한때 선발 유망주였다. 개인적으로도 선발에 대한 욕심이 있었던 만큼 이 경기가 굉장히 중요했다. 선발로 남을 수 있느냐, 아니면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느냐의 중요한 테스트 무대였다. 결과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적도 아닌, 그렇다고 아예 포기할 만한 성적도 아닌 알쏭달쏭한 수치를 남겼다.
이영하는 15일 경기에서 3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3실점의 성적으로 패전을 안았다. 1회 박성한에게 볼넷, 최정에게 2루타를 맞아 이어진 2사 2,3루에서 고명준에게 3점 홈런을 맞은 게 뼈아팠다. 슬라이더가 너무 정직하게 한가운데 몰린 결과였다.
이후 안타도 맞고, 볼넷도 내주면서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다. 한 경기 결과이기는 하지만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2.67에 이르렀다. 하지만 최고 구속이 시속 154.2㎞(트랙맨 기준)까지 나왔고, 삼진 7개를 잡아낸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빠른 공은 물론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섞어 던지면서 결정구로 활용했다.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기복이 있었던 가운데, 두산 벤치가 어떻게 이영하를 판단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경기 전 평가는 ‘확실한 선발’로 보기는 어려웠다. 김원형 감독은 이영하의 교체 시점에 대해 경기력을 보겠다고 했다. 확실한 선발 투수로 생각한다면 보통 이닝이나 투구 수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영하의 경우 경기력에 따라 조기강판 가능성까지 열어뒀던 것이다. 두산 또한 아직 확실히 판단이 서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두산은 현재 잭 로그, 곽빈, 최승용, 최민석이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잭로그와 곽빈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질 수가 없는 선수고, 최승용도 꾸준히 신뢰를 얻고 있다. 최민석은 현재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라 역시 빼기가 어렵다. 그리고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인 웨스 벤자민이 이르면 21일 1군 등판을 한다. 순번상 이 자리가 플렉센, 그리고 이영하의 자리다.
벤자민은 아직 비자 등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김 감독 또한 2군에서 한 차례 더 등판하고 1군에 올라올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영하에게 한 번 더 기회가 갈 수도 있다. 어쩌면 벤자민을 천천히 완벽하게 준비시키느냐, 아니면 바로 당겨쓰느냐는 이날 이영하의 투구 내용을 두산 벤치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구위는 확인한 만큼 다시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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