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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S] '걷기왕' 꼭 잘 해야 하나요?…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성장통

작성일: 2016.10.12 17:14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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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걷기왕' 심은경. 제공|CGV아트하우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조금 느려도, 꼭 잘 하지 않아도 괜찮잖아요."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 배급 CGV아트하우스)은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 만복(심은경 분)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만복은 4살 때 발견된 멀미 증후군으로 인해 걷는 것 외에 다른 이동 수단이 없는 아이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두 시간이나 걸리는 학교를 매일 걸어서 등교했고, 지각과 졸음은 당연히 따라오는 친구 같은 존재다.

하지만 어른들은 만복에게 "힘들지 않냐"는 말 대신, "의지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타박만 한다. 만복이 걸어서 등, 하교를 한다는 사실을 안 담임 선생님은 급기야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집안 형편이 어려운 것으로 오해하고 만복과 함께 걸어서 집으로 간다.
▲ 영화 '걷기왕' 스틸. 제공|CGV아트하우스

만복은 하고 싶은 것이 딱히 없다. 공부를 잘 하지도 않고, 삶에 의욕도 없다. 그렇다고 만복이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담임 선생님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만복의 꿈과 미래를 준비 시킨다. '잘 걷는' 만복을 육상부에 가입 시킨 것. '잘 걸어야' 살아갈 수 있는 만복에게 '걷기'란 취미생활이 아닌 생존 수단이지만, 담임 선생님은 그저 '걷는 것을 잘 하는 아이'로 규정 한다. 그렇게 만복은 걷기왕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걷기왕'은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그 고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어른들의 시각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공무원이 장래 희망이라고 말하는 학생에게 "그런 거 말고, 여자 대통령이나 그런…"이라고 반박하며 무척이나 즐거워하는 선생님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괴기스러워 보이고, 현 시대를 반영하는 것 같아 무섭기까지 하다. 그리고 아이러니 하다.

이 작품은 "의지가 부족하다" "죽을 생각으로 해라"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그래서 당신은 행복 한가요?"라고 되묻는 듯 하다. 영화 속 대사처럼 죽을 만큼 힘들면 참을 필요가 없다. 연출을 맡은 백승화 감독은 "꿈이 없어도, 적당히 해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넨다. 
▲ 영화 '걷기왕' 스틸. 제공|CGV아트하우스

결국 '걷기왕'은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성장통이 아닌, 어른들은 모르고 싶은, 외면하는 아이들의 성장통인 셈이다.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2분.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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