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S] '걷기왕' 꼭 잘 해야 하나요?…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성장통
작성일: 2016.10.12 17:14
이은지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 배급 CGV아트하우스)은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 만복(심은경 분)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만복은 4살 때 발견된 멀미 증후군으로 인해 걷는 것 외에 다른 이동 수단이 없는 아이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두 시간이나 걸리는 학교를 매일 걸어서 등교했고, 지각과 졸음은 당연히 따라오는 친구 같은 존재다.
하지만 어른들은 만복에게 "힘들지 않냐"는 말 대신, "의지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타박만 한다. 만복이 걸어서 등, 하교를 한다는 사실을 안 담임 선생님은 급기야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집안 형편이 어려운 것으로 오해하고 만복과 함께 걸어서 집으로 간다.

만복은 하고 싶은 것이 딱히 없다. 공부를 잘 하지도 않고, 삶에 의욕도 없다. 그렇다고 만복이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담임 선생님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만복의 꿈과 미래를 준비 시킨다. '잘 걷는' 만복을 육상부에 가입 시킨 것. '잘 걸어야' 살아갈 수 있는 만복에게 '걷기'란 취미생활이 아닌 생존 수단이지만, 담임 선생님은 그저 '걷는 것을 잘 하는 아이'로 규정 한다. 그렇게 만복은 걷기왕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걷기왕'은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그 고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어른들의 시각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공무원이 장래 희망이라고 말하는 학생에게 "그런 거 말고, 여자 대통령이나 그런…"이라고 반박하며 무척이나 즐거워하는 선생님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괴기스러워 보이고, 현 시대를 반영하는 것 같아 무섭기까지 하다. 그리고 아이러니 하다.
이 작품은 "의지가 부족하다" "죽을 생각으로 해라"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그래서 당신은 행복 한가요?"라고 되묻는 듯 하다. 영화 속 대사처럼 죽을 만큼 힘들면 참을 필요가 없다. 연출을 맡은 백승화 감독은 "꿈이 없어도, 적당히 해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넨다.

결국 '걷기왕'은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성장통이 아닌, 어른들은 모르고 싶은, 외면하는 아이들의 성장통인 셈이다.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2분. 20일 개봉.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은지 기자 yej@spotvnews.co.kr
관련 추천 기사
영화 관련 기사
-
'케빈오♥' 공효진 "결혼하니 기쁨이 배로…특별한 딸, 평범한 며느리로"[인터뷰③]
2026-08-19
-
'경주기행' 공효진 "'엄마' 이정은과 재회 가장 기대…눈앞에서 보고 싶었다"[인터뷰②]
2026-08-19
-
공효진 "정준원, 마음 복잡해 보이지만 잘 견디고 있어…신중해서 안타깝다"[인터뷰①]
2026-08-19
-
"추석엔 '타짜'" 20년 만의 파이널 온다…변요한X노재원 "다 베팅하겠다"[종합]
2026-08-18
-
'타짜4' 스윙스 "105kg→93kg 뺐다가 다시 쪘다…계약서 안 써서"
2026-08-18
-
'타짜4' 변요한 "이전 '타짜'와 세계관 달라…허영만 선생님 쾌유 빈다"
2026-08-18
추천 콘텐츠
-
[단독]'안녕, 프란체스카' 돌아온다…심혜진→'안성댁' 박희진, 20년 만의 귀환(종합)
2026-08-20
-
"리센느 원이=이상형"…24년 저점매수 '나솔사계' 솔로남 '재조명'
2026-08-20
-
[단독]'안녕, 프란체스카' 20년 만에 돌아온다…한수아·김현진·이승규 '옆자리, 프란체스카' 새 얼굴
2026-08-20
-
리센느, 거제 집중호우에 5000만원 기부…팬들도 자발적 동참 "거제야호의 선한영향력"
2026-08-19
-
홍민기 의혹 부인에 前연인 "임신중절 후 책임 회피…초음파 사진 증거 有" 3차 폭로
2026-08-19
-
"일방연락·스토킹" vs "낙태종용·데이트 폭력"…홍민기 vs 前연인, 진흙탕 공방전[종합]
2026-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