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격파한 멕시코, 파죽지세 '40년 만에 새 역사 썼다'...에콰도르 2-0 격파→16강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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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한국을 울렸던 멕시코가 토너먼트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에콰도르까지 완파하며 4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완성했다.
멕시코는 1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에콰도르를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멕시코는 16강에 진출해 잉글랜드와 콩고민주공화국 경기 승자와 8강 진출을 놓고 맞붙게 됐다.
개최국의 기세가 무섭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 한국을 1-0, 체코를 3-0으로 차례로 꺾고 A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에콰도르전까지 잡으면서 이번 대회 4전 전승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건 실점이 없다는 점이다. 4경기에서 8골을 넣는 동안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멕시코는 공동 개최국 가운데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특히 1986년 자국 대회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를 거두며 오랜 징크스도 끊었다. 멕시코는 1994년 미국 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7회 연속 16강에 올랐지만 매번 첫 관문에서 탈락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까지 겪었다. 이번 안방 대회에서는 확실히 다르다.
경기는 시작 전부터 변수가 있었다. 당초 오전 10시 킥오프 예정이었지만 경기장 인근에 뇌우와 낙뢰가 발생하면서 일정이 1시간 미뤄졌다. 선수들은 정상적인 워밍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FIFA는 경기장 주변 약 12.9㎞ 이내에서 뇌우가 감지될 경우 경기를 지연하고 관중석 안전 조치를 진행하는 규정에 따라 킥오프를 연기했다.
변수 속에서도 빠르게 리듬을 찾은 쪽은 멕시코였다. 멕시코는 4-3-3 포메이션을 꺼냈다. 라울 랑헬이 골문을 지켰고, 헤수스 가야르도, 요한 바스케스, 세사르 몬테스, 호르헤 산체스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루이스 로모, 에릭 리라, 힐베르토 모라가 섰고, 공격진은 훌리안 퀴뇨네스, 라울 히메네스, 로베르토 알바라도가 맡았다.
에콰도르는 4-4-2로 맞섰다. 에르난 갈린데스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피에로 잉카피에, 윌리안 파초, 조엘 오르도녜스, 알란 프랑코가 포백을 이뤘다. 닐손 앙굴로, 페드로 비테, 모이세스 카이세도, 존 예보아가 허리를 책임졌고, 최전방에는 에네르 발렌시아와 곤살로 플라타가 배치됐다.
초반부터 멕시코가 강하게 밀어붙였다. 전반 4분 알바라도의 왼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고, 전반 7분에는 17세 신성 모라가 로모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 넣었다. 로모의 크로스는 히메네스의 다이빙 헤더로 이어졌지만 공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 16분에도 모라가 왼쪽에서 안쪽으로 접은 뒤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골대를 외면했다.
에콰도르도 한 차례 멕시코를 놀라게 했다. 전반 18분 예보아가 박스 안에서 개인기로 수비를 따돌린 뒤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골대를 강타했다. 에콰도르 입장에서는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위기를 넘긴 멕시코는 곧바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22분 알바라도의 패스를 받은 퀴뇨네스가 왼쪽 측면을 질주했다. 수비를 따돌린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파고들었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 상단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사우디 프로리그 득점왕에 오른 퀴뇨네스는 대회 3호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멕시코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전반 31분 에콰도르 수비진의 불안한 처리 과정에서 멕시코가 공을 빼앗았다. 퀴뇨네스가 다시 공격의 연결고리가 됐고, 히메네스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스코어는 2-0. 전반 30분이 조금 지난 시점에 이미 멕시코가 승기를 잡았다.
에콰도르는 전반 막판 반격을 시도했다. 전반 40분 예보아가 박스 안에서 다시 한번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랑헬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전반은 멕시코의 2-0 리드로 끝났다. 전반 슈팅 수에서도 멕시코가 에콰도르를 크게 앞섰다.
후반 시작과 함께 에콰도르는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르도녜스와 프랑코를 빼고 야이마르 메디나와 앙헬로 프레시아도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후반 14분에는 주장 발렌시아까지 빼며 공격진에도 변화를 줬다.
하지만 멕시코의 수비 조직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에콰도르는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측면 크로스를 반복했지만 결정적인 슈팅까지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멕시코가 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몬테스의 강력한 헤더로 추가골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었다. 갈린데스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승부는 더 일찍 끝날 수 있었다.
에콰도르에도 기회는 있었다. 후반 29분 카이세도의 롱패스를 받은 케빈 로드리게스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슈팅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이날 에콰도르가 잡은 가장 좋은 추격 기회였다.
경기 막판에는 퇴장까지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잉카피에가 교체 투입된 산티아고 히메네스와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입을 가린 채 말을 하는 장면이 비디오판독(VAR)에 포착됐다. 이번 대회부터 상대 선수와 대치 상황에서 입을 가리고 발언하는 행위는 퇴장 사유로 엄격하게 다뤄지고 있다. 주심은 온필드 리뷰 후 잉카피에에게 레드카드를 꺼냈다.
수적 열세까지 안은 에콰도르는 끝내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오르벨린 피네다의 감아차기가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멕시코의 세 번째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승부에는 영향이 없었다. 경기는 멕시코의 2-0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에콰도르에는 아쉬운 탈락이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을 2-1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각 조 3위 팀 가운데 상위 성적으로 32강에 합류했지만, 개최국 멕시코의 벽은 높았다. 남미 예선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던 팀도 멕시코의 압박과 속도, 단단한 수비 앞에서는 답을 찾지 못했다.
멕시코의 질주는 한국 입장에서도 씁쓸한 장면이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했다. 당시 멕시코 원정 분위기에 가까운 환경 속에서도 크게 밀리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김승규 골키퍼의 치명적인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졌고, 결국 그 한 골을 만회하지 못했다.
멕시코는 한국전 이후 체코를 3-0으로 꺾었고, 에콰도르까지 2-0으로 눌렀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상대로 가장 적은 골 차 승리를 거둔 팀이 이제는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16강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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