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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서 변명도 못했던 인고의 시간… 건강한 나성범은 틀리지 않았다, S급의 귀환이다

작성일: 2026.07.19 08: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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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건강을 되찾은 나성범은 좋은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 올 시즌 건강을 되찾은 나성범은 좋은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나성범(37·KIA)은 전성기에 오른 이후 ‘S급’ 평가를 놓쳐 본 적이 없는 선수였다. 3할 이상의 타율이 30개의 홈런을 칠 수 있는 외야수고, 강견이었다. 게다가 건강한 선수였다. 기복은 있더라도 시즌이 끝나면 어느 정도의 성적이 나올 것이라는 계산이 됐던 선수였다. 현장에서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 나성범은 KBO리그 1군 1552경기에서 통산 타율이 0.311에 이르는 선수고, 통산 장타율은 0.534에 이른다. 통산 OPS(출루율+장타율)는 0.915다. 남들은 한 시즌 찍어보기도 힘들다는 OPS 0.900의 벽을 개인 통산으로 해내고 있는 선수다. 또한 5번이나 144경기 전 경기 출전을 해본 경험이 있다. 나성범 스스로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3년은 그 자부심을 어디 가서 이야기하지 못했다.

2023년부터 시작된 부상 릴레이가 발단이었다. 부위를 돌아가며 생기는 하체 부상 탓에 2023년 58경기, 2024년 102경기, 그리고 지난해 82경기에 그쳤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82경기에서 타율 0.268, 10홈런으로 타격 성적까지 저조했다. 계속된 하체 부상에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다보니 뛰는 것 자체가 소극적으로 변했다. 수비 범위는 좁아지고, 추가 베이스를 얻는 주루 플레이도 못했다. 모든 게 다 답답하게 보였다.

어느덧 나성범은 지명타자가 더 어울리는 선수로 평가되기 시작했고, 수비와 주루는 기대할 것이 없는 선수가 됐고, 공격에서도 전성기의 모습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혹평 또한 존재했다. 나성범은 지난 오프시즌 당시 이런 여론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지명타자로 밀려나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도, 공·수 모두에서 더 공헌할 자신이 있는데도 세상은 선수를 그렇게 몰고 있었다. 나성범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에 “내가 부상이 많았던 선수가 아닌데”라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 6월 이후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외국인 선수급 활약을 해내고 있는 나성범 ⓒKIA타이거즈
▲ 6월 이후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외국인 선수급 활약을 해내고 있는 나성범 ⓒKIA타이거즈

말보다는 행동과 실적으로 증명해야 했다. 몸부터 철저하게 만들었다. 이전에는 웨이트트레이닝 전도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쪽 방향에 운동을 했다면, 이제는 유연성을 더하는 프로젝트까지 성실하게 수행했다. 부상의 늪에서 벗어나 ‘건강’을 증명하며 굳어지는 이미지를 깨고 싶다는 선수 자신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그런 나성범은 올해 ‘건강한 나성범’의 가치를 다시 한번 실감시키고 있다. 나성범은 개막 이후 몸에 별다른 이상 한 번 없이 꾸준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건강하다보니 성적도 따라온다. 18일까지 시즌 85경기에서 타율 0.297, 18홈런, 56타점, OPS 0.920을 기록하며 자신의 득점 생산력을 회복했다. 요즘 KIA 타선은 나성범을 빼고는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시즌 초반 출발이 다소 울퉁불퉁했지만, “나성범은 시즌 중·후반으로 갈수록 좋아지는 선수”라는 이범호 KIA 감독의 말은 정확했다. 4월 OPS는 0.879, 5월은 0.756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6월 OPS 1.034를 거쳐 7월에도 1.124의 OPS를 기록 중이다. 김도영과 더불어 KIA 타선을 이끌어가는 축이다. 

▲ 올 시즌 수비에서도 기대 이상의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팀 타선에 유동성을 불어넣고 있는 나성범 ⓒKIA타이거즈
▲ 올 시즌 수비에서도 기대 이상의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팀 타선에 유동성을 불어넣고 있는 나성범 ⓒKIA타이거즈

여기에 수비에서도 최선을 다해 팀에 공헌하고 있다. 지명타자를 봐야 할 선수가 적지 않은 KIA 사정에서도 당초 나성범이 가장 많이 지명타자를 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나성범은 18일까지 총 467이닝의 수비 이닝을 소화했고, 이는 리그 외야수 전체를 통틀어서도 15번째로 많다. 과거만한 수비력은 아니라고 해도 나성범이 건강하게 외야를 봐 주는 것 자체가 KIA 라인업 유동성에 큰 도움이 된다.

아직 끝은 아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고, 완결을 지어야 한다. 그래서 나성범은 자신의 활약에 대한 질문에 항상 “끝까지 해야 한다”는 말로 대신하곤 한다. 하지만 자신감은 있다. 트레이닝파트의 진단도 그렇고, 선수 스스로도 근래 들어 가장 좋은 몸 컨디션이라고 자신한다. 코칭스태프에서도 피로도에 따른 관리를 해주는 정도다. 이는 부상 전력 때문도 있겠지만, 사실 30대 중·후반에 이르는 모든 베테랑들이 받는 관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외국인 타자의 장타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KIA로서는 나성범이 중심타선에서 무게를 잡아줘야 한다. 점차 클러치 상황에서도 강세를 만들어가고 있는 나성범은 17일 인천 SSG전에서 5타점 대활약을 한 것에 이어, 18일 SSG전에서도 초반 경기 흐름을 만들어가는 적시 2루타를 때리는 등 팀 승리에 공헌했다. 세상의 편견에 정면으로 도전했던 그 인고의 시간이 점차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 새로 생긴 편견을 실적으로 깨뜨려가고 있는 나성범 ⓒKIA타이거즈
▲ 새로 생긴 편견을 실적으로 깨뜨려가고 있는 나성범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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