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고우석, 급기야 인종차별 의혹까지… “징계 철회되지 않을 것” 앉아서 그냥 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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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고우석(28·미네소타)의 석연치 않은 이물질 적발 징계 논란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고우석은 항소를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출장 정지 처분이 철회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올 시즌 미네소타로 이적한 뒤 2년 반 동안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고우석은 빅리그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00으로 다소 부진한 끝에 지난 7월 22일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세인트폴로 강등됐다. 그래도 40인 로스터에 여전히 남아 있었고, 미네소타의 변수 많은 불펜 사정을 고려할 때 트리플A에서 잘 던지면 다시 승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강등 후 트리플A 첫 등판이었던 25일 콜럼버스(클리블랜드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 등판을 준비하던 중 심판의 글러브 검사에 응했고, 심판진은 꽤 긴 토론 끝에 글러브에 이물질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고우석을 즉시 퇴장 처리했다. 고우석은 억울하다는 심경을 드러내 보였으나 처분은 달라지지 않았다. 글러브는 규정상 압수 처리됐다. 그리고 이틀 뒤인 27일, 해당 규정 위반의 처분인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는 2021년 6월부터 투수의 글러브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전에 일부 선수들이 손과 공의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부정한 물질을 사용한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일부는 실제 그런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대다수는 파인타르를 사용해 이득을 봤다. 규정에 위배되는 ‘부정 투구’다.
제도가 도입된 뒤 몇몇 투수들이 적발돼 징계를 받기도 했으나 검사가 일상화되면서 근래 들어 그런 사례는 잘 보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특히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와 같은 상위 리그는 더 그랬다. 그런데 고우석이 실로 오래간만에 규정 위반의 대상자가 된 것이다.
고우석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문제로 제기된 글러브의 물질은 올해 초부터 사용하며 땀과 로진이 반복적으로 엉키고 가죽에 굳어 형성된 것이다. 어제 사용했던 글러브는 WBC부터 지금까지 매 경기마다 사용했던 글러브이고, 경기를 진행하며 단 한 번도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항변하며 항소 의사까지 밝혔다. 하지만 이미 ‘부정 투수’라는 낙인이 찍혀 이미지의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지와 일본 등에서는 고우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걸릴 만 했으니 걸렸을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고우석의 근래 좋은 투구까지 부정 투구의 덕으로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고우석이 억울할 수 있다며 같이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적발된 위치가 일반적인 적발 사례와 다르고, 이미 검사가 상시화된 상황에서 고우석이 큰 위험을 감수하고 부정 투구를 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고우석은 로진과 땀이 반복적으로 섞이며 가죽에 굳었다고 항변했다. 투수에게는 필수적인 로진을 묻히면 일단 다 털어내고 경기에 임하는 게 규정이다. 하지만 아무리 털어내도 로진은 손에 남을 수밖에 없다. 고우석뿐만 아니라 모든 투수들이 다 그렇다. 선수들마다 느낌은 다 다르다. KBO리그의 대다수 투수들은 “로진과 땀이 섞여도 (공을 던질 때) 별다른 느낌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그런 느낌이 싫어 손으로 계속 닦아낸다는 선수들도 많았다.
로진이 땀에 섞이면 약간 끈적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선수들도 있지만, 파인타르와는 느낌이 아예 다르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한 선수는 “로진을 일부러 땀과 섞는 방법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아예 로진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경기력 향상에 도움도 없을뿐더러 일상적으로 쓰는 로진과 땀이 섞였다는 이유로 이를 이물질 처리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주장이다.
다른 선수는 “보통 부정 의도가 있는 선수들은 이물질을 글러브 바깥쪽이나 모자, 허리띠에 묻힌다. 그래야 필요할 때 바를 수 있다”면서 “고우석이 적발된 위치는 글러브 안, 그러니까 왼손이 들어가는 곳이다. 오른손에 바를 수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정말 부정한 의도가 있었다면 공을 받을 때마다 글러브를 겨드랑이에 끼고 왼손으로 공을 문질러야 하는데, 최근 고우석의 투구 영상을 보면 그런 장면은 잘 보이지 않는다.
또 다른 투수는 “글러브를 쓰다 보면 변색이 되는 경우들이 있다. 아무리 좋은 재질의 글러브라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자연스럽게 갈라지고 변색이 된다”면서 “야수들이야 글러브를 철저하게 관리하지만 사실 투수들은 글러브 관리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변색된 부분에서 의심을 샀을 수 있다”고 짚었다.
심지어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된다. 미국에서도 선수 생활을 한 관계자는 “그럴 일은 없어야 겠지만 내가 뛰던 당시에도 유색인종에 대한 심판들의 알게 모를 인종차별은 있었다. 이상하게 까탈스럽게 구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또한 미국 심판들은 한 번 내린 판정에 대해서는 결코 번복하는 법이 없다. 징계도 철회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번 사건이 미네소타에서 고우석의 경력을 끝장내는 부정적 사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은 올 시즌 내내 해당 글러브를 착용했고,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거치며 수많은 검사를 받았지만 단 한 번도 적발된 적이 없었다. 구단도 글러브 관리의 실패를 물을 수는 있어도, 고우석을 배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창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때 찾아온 징계는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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