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타자들이 손도 못 댄 이유가 있었다… 오타니-야마모토 최종 좌절? 사이영 레이스 2파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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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극적으로 조별 예선을 통과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은 스타 군단인 도미니카 공화국과 8강에서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콜드게임, 대패를 당했다. 8강 진출은 수확이었지만, 망신살이 뻗친 8강이었다.
마운드가 상대 강타선을 버티지 못한 것도 있지만, 콜드게임 패배의 또 하나 원인은 타선이 상대 선발로 나선 좌완 크리스토퍼 산체스(30·필라델피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즌 전이라 아직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산체스는 한국 타선을 말 그대로 농락했다. 아마 대표팀의 선수들 중 대다수는 이런 공을 구경조차 한 적이 없었다.
좌완으로 90마일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데 그것도 움직임이 심한 싱커다. 여기에 제구력도 좋고 결정구도 있다. KBO리그는 구속·공의 움직임·커맨드를 모두 갖춘 선수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산체스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선수다. 한국 타자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 좌완이다. 2024년부터 전성기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32경기에 나가 202이닝을 던지며 13승5패 평균자책점 2.50, 212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그런 산체스는 지난해 성적이 운이 아님을 올해도 증명 중이다. 리그 최고의 투수이자 이닝이터로 사이영상에 도전장을 다시 내밀었다.
산체스는 2일(한국시간)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14번째 승리를 낚았다. 사실 이날 볼넷도 5개로 많은 편이었고, 탈삼진 11개를 잡아내는 역투 속에서도 6이닝을 100구 이내로 막으며 빼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73에서 2.61로 낮추면서 사이영상 레이스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산체스는 현재 제이콥 미저라우스키(밀워키)와 더불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선수다. 2일까지 시즌 23경기에서 144⅔이닝을 던지며 14승4패 평균자책점 2.61, 168탈삼진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저라우스키는 20경기에서 120이닝을 소화하며 11승4패 평균자책점 1.58, 185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에서 미저라우스키가 앞서 있고, 톰 탱고가 고안한 사이영상 점수에서도 미저라우스키가 산체스보다 더 낫다. 하지만 산체스는 이닝 소화라는 최대의 장점이 있다. 어느 정도 관리를 받으면서 뛰는 미저라우스키가 현재 성적을 시즌 끝까지 이어 간다는 보장은 없다. 1~2경기 부진하면 산체스에게도 다시 기회가 찾아올 수 있는 흐름이다.
반대로 아시아 선수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사이영상 대업에 도전한 두 일본인 투수는 레이스에서 다소 고전하고 있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기대감을 키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최근 무릎 부상으로 투구를 멈춘 상황이다. 부지런히 쫓아가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등판이 없으니 미저라우스키-산체스와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오타니는 올해 14경기에 나가 8승2패 평균자책점 1.79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으나 정작 이닝은 85⅔이닝 소화에 머문 상황이다. 아무리 예전보다 이닝을 적게 보는 시대라고 해도 이 성적으로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5위 내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이미 MVP를 숱하게 받은 오타니로서는 마지막 남은 ‘버킷리스트’가 사이영상이라고 할 만한데, 올해는 시즌 중반부터 일찌감치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야마모토 또한 분전하고 있으나 조금 모자란다. 야마모토는 시즌 20경기에서 133⅔이닝을 던지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선전 중이나 역시 미저라우스키-산체스의 아성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 체이스 번스(신시내티) 또한 좋은 성적이라 ‘TOP 3’ 포함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아시아 선수들에게 사이영상은 조금씩 더 멀어지는 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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