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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오타니'가 탄생할 수도 있었다? ‘73㎞ 아리랑볼’로 2이닝 무실점, 배꼽 잡고 웃었다

작성일: 2026.08.06 00:19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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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한화에서 뛰며 비교적 좋은 활약을 했지만, 투수로는 등판한 적이 없었던 마이크 터크먼 ⓒ곽혜미 기자
▲ 2022년 한화에서 뛰며 비교적 좋은 활약을 했지만, 투수로는 등판한 적이 없었던 마이크 터크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8월 5일(한국시간) 트리플A 시라큐스(뉴욕 메츠 산하 트리플A)와 콜럼버스(클리블랜드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서는 한화에서 1년을 뛰어 우리에게 친숙한 마이크 터크먼(36·뉴욕 메츠)가 단연 화제를 모았다.

시범경기 당시 무릎 부상을 당한 터크먼은 예정보다 긴 재활을 했고, 7월 들어 재활 경기를 거쳐 현재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시라큐스에서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 도전에 나선 상태다. 이날은 선발 5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타석에서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터크먼은 네 번의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트리플A 시즌 타율은 0.188까지 추락했다.

여기까지 보면 터크먼이 왜 화제를 모았는지 이해가 어렵다. 타격도 부진했고, 지명타자로 뛰어 수비에서 공헌할 기회도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투수 깜짝 등판이었다.

터크먼은 팀이 5-15로 크게 뒤진 8회 팀의 7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도 깜짝 놀랐고, 현지 중계진도 큰 흥미를 드러냈을 정도였다. 예고된 등판은 당연히 아니었고 이날 경기 상황 때문이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그래서 화제였다.

▲ 터크먼은 5일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투수로 깜짝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깜짝 호투를 했다
▲ 터크먼은 5일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투수로 깜짝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깜짝 호투를 했다

이날 시라큐스는 선발로 나선 호킨스가 1이닝도 채 버티지 못했다. ⅔이닝 동안 홈런 세 방을 포함해 안타 5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며 8실점했다. 투구 수가 38개였다. 3이닝에서 5이닝까지 보통 던지던 투수가 1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강판됐다. 

뒤이어 나온 투수들도 죄다 상대 타선을 막지 못하고 실점하기 일쑤였다. 선발이 계획보다 적은 이닝을 소화한 상황에서 나머지 대기 투수들이 평소보다 더 길게 던져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이날 준비한 투수들이 8회에 동이 났다. 보통 1이닝 정도 모자라는 경우는 많은데 무려 2이닝이 모자란 것이다. 결국 야수 누군가는 마운드에 올라야 했고, 베테랑 터크먼이 그 임무를 맡았다.

결과는 깔끔했다. ‘투수’ 터크먼은 이날 2이닝 동안 25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5개의 투구 중 14개가 스트라이크로 야수에게 기대하는 이상의 스트라이크 비율을 뽐냈다. 물론 이미 경기가 넘어간 경기에서 상대 타자들이 크게 집중하지 않고 타석에 들어선 것도 있지만, 터크먼은 효율적으로 맞혀 잡는 피칭을 하며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재밌는 서비스를 했다.

이날 터크먼의 최고 구속은 82.2마일(132.2㎞)이었다. 패스트볼로 던진 공들의 구속이 느리고 각이 커 체인지업으로 잡히는 웃픈 사태도 있었다. 최저 구속은 45.7마일(73.5㎞)이었다. 그런데 경기에서 가장 느린 공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기도 했다. 구속은 당연히 빠르지 않았지만 제구력은 제법이었다. 타자들이 치기 좋게, 마치 배팅볼을 던지듯 투구했다. 타자들도 빠르게 쳐주면서 경기를 마무리하려 했고 인플레이타구의 운이 따르면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 이날 계획된 투수가 모두 동이 난 상황에서 터크먼은 좋은 제구력을 앞세워 맞혀 잡는 피칭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 이날 계획된 투수가 모두 동이 난 상황에서 터크먼은 좋은 제구력을 앞세워 맞혀 잡는 피칭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투구는 터크먼의 마이너리그 경력 첫 투구였다. 36세의 베테랑 선수고 적어도 마이너리그에서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선수인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소속이었던 2021년 딱 1이닝을 던져 1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적이 있었다. 당시도 경기가 넘어가 야수 등판의 조건이 완성된 날이었다. 

어쨌든 당연히 투수가 낯선 선수인데 경력 최고의 피칭을 하며 개인적으로도 기억에 남을 하루를 만들었다. 터크먼이 공을 던질 때마다 경기장 곳곳에서 웃음을 터뜨린 홈팬들도 크게 지는 경기에서 좋은 팬서비스를 해준 터크먼에게 박수를 쳤다. SNS에서는 “뉴욕 메츠도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 쇼헤이를 보유하고 있다”는 농담이 퍼져 나갔다.

터크먼은 2022년 한화 소속으로 KBO리그를 경험했다. 당시 안정적인 수비와 출루 능력, 그리고 성실한 자세를 높게 평가받았으나 외국인 타자치고는 떨어지는 장타력 때문에 결국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 그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꾸준하게 서는 등 비교적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 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투수로 등판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당시 한화 불펜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투수로도 썼으면 가비지 이닝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상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메이저리그 재진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마이크 터크먼
▲ 메이저리그 재진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마이크 터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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