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경 등장하자 LG 팬들이 술렁… 공은 잘 보인다, 이제 안타가 나올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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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타자를 교체하기 위해 코치가 그라운드에 나왔고, 이윽고 벤치에서 대타가 방망이를 들고 나왔다. 그 대타를 확인한 팬들의 반응은 조금 엇갈렸다. 대다수는 환호하며 반겼지만, ‘이게 맞을까?’라는 느낌을 담은 탄식과 걱정도 새 나왔다.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LG의 경기 8회 도중 나온 일이다. 당시 LG는 2-9로 뒤진 8회 이재원의 대타 3점 홈런 등 화력을 집중시키며 상대 마운드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6-9로 뒤진 상황에서 1사 만루 찬스가 다시 걸렸다. 동점 내지 역전까지도 갈 수 있는 중요한 흐름에서, 염경엽 LG 감독이 구본혁 대신 선택한 선수는 문보경(26)이었다.
7월 이후 성적만 따지면 리그 최하위의 부진을 겪고 있는 LG는 4일 SSG와 경기를 앞두고 팀의 중심 타자인 문보경(26)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특별히 선발로 나가지 못할 만큼 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근래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보경은 최근 전체적인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자 지난 주말 두산과 경기부터는 경기 후반에 대타로 대기했다.
하지만 1일과 2일 경기에서 합계 세 타석의 기회 동안 안타를 치지 못했고, 오히려 삼진만 두 개를 당하며 수렁에 깊어지고 있었다. 선발로 넣을 만한 뭔가의 명분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전 문보경이 경기 후반 상황에 따라 투입될 것이라 예고하면서 “공은 잘 보인다고 하는데…”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대타 투입 당시 LG 팬들의 반응이 다소 엇갈린 것도 이런 상황적 측면과 연관이 있다. 문보경은 근래 LG 타선의 핵심을 이룬 실적이 있는 타자다. 추격 흐름에서 뭔가 하나를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선수다. 다만 이는 과거의 경력을 봤을 때다. 오히려 근래의 타격감을 봤을 때는 LG 팬들이 이 대타 투입을 걱정 어린 눈으로 쳐다볼 만했다. 타석에 들어서는 문보경도 관중석의 상반된 느낌을 충분히 받을 법한 날이었다.
그런 문보경이 일단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SSG 우완 김민과 상대한 문보경은 초구 몸쪽 투심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며 다소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몸쪽 보더라인에 딱 걸린 공이었다. 그러나 2구째 투심은 놓치지 않았다. 낮은 코스의 투심이었지만 바깥쪽으로 확실하게 도망가지 못했다. 문보경은 정확하게 콘택트를 했고, 좌익수 앞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쳐 냈다.
김민의 투심은 공의 움직임으로 봤을 때 리그 상위권의 투심이다. 구종 가치가 높다. 그런 투심을 잘 따라가 정타로 연결시켰다는 것은 ‘공은 잘 보인다고 한다’는 염 감독의 말이 마냥 거짓은 아님을 증명한다. 또 하나 긍정적이었던 것은 망설임 없이 배트가 나왔다는 것이다. 초구 판정이 타자로서는 조금 억울할 수 있는 상황에서 슬럼프의 빠진 타자가 2구를 정확하게 받아쳤다. 머릿속의 생각도 조금 정리될 수 있는 계기가 될 만했다.
물론 이 한 타석으로 문보경의 반등을 예단할 수는 없다. 5일과 6일 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된 상황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다시 올릴 수 있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LG는 올해 문보경을 비롯한 주축 타자들의 부진에 고전하고 있고, 이 선수들이 살아나야 현재 분위기의 반등도 도모할 수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부진을 백업 선수들로 만회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결국 그렇게 시간을 벌 때 주축 선수들이 제자리로 돌아와 무게중심을 잡아야 의미를 더한다.
대표팀의 중심타자로까지 성장한 문보경은 6일 현재 시즌 75경기에서 타율 0.241, 8홈런, 4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0에 머물고 있다. 2024년 22홈런, 2025년 24홈런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00타점을 기록한 팀의 4번 타자답지 않은 성적이다. 시즌 시작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부상으로 빠진 기간도 제법 됐다. 잔부상까지 겹치면서 타격 컨디션이 쉽게 올라오지 않는 상황이고, 당연히 심리적인 부담감도 겹쳤다.
문보경의 4번 정착 가능성에 과감하게 베팅해 성공을 거둔 염경엽 LG 감독은 문보경이 지난 2~3년의 활약을 통해 자신의 것을 갖춘 타자가 됐다고 믿는다. 올해는 잦은 부상으로 그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대감이 있는 타자다. 팬들이 가진 의구심을 지우는 것은 이제 선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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