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에 '투수'를 대타로? 스퀴즈 번트 완벽 적중! 알고 보니 日 2홈런 경력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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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승환 기자]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DH) 제도가 도입된 후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일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워싱턴 내셔널스가 투수를 심지어 대타로 내세웠다.
워싱턴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10-4로 승리했다.
이날 양 팀은 정규이닝 내내 치열한 공방전을 주고 받았지만, 3-3을 기록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에 경기는 자연스럽게 연장전으로 향했다. 먼저 달아난 것은 워싱턴이었다. 워싱턴은 연장 10회초 무사 2루에서 데일런 라일이 몸에 맞는 볼, 안드레스 챠파로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나심 누녜즈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4-3으로 앞섰다.
그러자 필라델피아가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11회말 2루 주자로 나선 데릭 힐이 3루 베이스를 훔치면서 만들어진 1사 3루 찬스에서 트레이 터너가 희생플라이를 쳐 4-4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기는 11회로 향했다. 그런데 이때 워싱턴이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투수를 대타로 내세운 것이었다.
상황은 이러했다. 연장 11회초 무사 2루에서 제이콥 영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마련된 1, 2루에서 CJ 에이브람스가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타점 3루타를 폭발시켰다. 여기서 워싱턴이 투수 클레이튼 비터가 타석에 들어서야 할 자리에 투수 마일스 마이콜라스를 대타로 내세웠다.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야수를 모두 소진한 여파였다.
여기서 더욱 눈을 사로잡은 것은 결과였다. 무사 3루에서 마이콜라스가 필라델피아의 케일럽 킬리안의 3구째 직구에 스퀴즈 번트를 댔다. 이에 전진수비를 펼치던 필라델피아는 홈을 잡은 뒤 홈으로 뿌렸는데, 이때 에이브람스의 손이 더 먼저 닿으면서, 워싱턴은 한 점을 더 달아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분위기를 탄 워싱턴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나갔고, 11회 공격에서만 무려 6점을 뽑아내면서 11-4로 필라델피아를 격파했다.
워싱턴이 투수 타석에 투수를 대타로 내세운 이유는 있다. 마이콜라스는 과거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었는데, 당시 마이콜라스는 수많은 타석에 들어섰었고, 3년 동안 16안타 2홈런 타율 0.110을 마크, 무려 10개의 희생번트 작전을 성공한 바 있다. 이에 워싱턴이 마이콜라스를 투입한 것이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7일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던 마이콜라스는 11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코치로부터 스파이크를 신을 것을 지시 받았다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마이콜라스는 대주자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대타였다고. 마이콜라스는 "10회에 스파이크를 신으라는 말을 들었고, 농담도 연습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자가 3루에 잇으면 번트를 대게 될 것이라고 들었다. 번트라면 성공시킬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준비가 돼 있었다"고 웃었다.
마이콜라스는 "투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까지 가지 않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이렇게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최고의 기분이었다. 나는 순수한 올드스쿨의 야구선수다. 번트도 하고, 주루도 하고, 투수도 조금은 할 줄 안다. 뭐든 다 할 수 있다. 타격 연습을 하던 시절 번트는 거의 다 성공을 시켰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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