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 마지막까지 반전, 넥센의 2016년
작성일: 2016.10.18 06:00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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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마지막으로 주전 유격수 강정호가 떠난 가운데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가 포스팅으로 미네소타 트윈스로 갔고 유한준이 FA 계약을 맺고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손승락은 FA로 사직으로 떠났다. 거기에 필승 조 한현희와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꾼 조상우는 부상으로 2017년이 돼야 볼 수 있었다. 야구 전문가들이 예상한 올 시즌 최하위는 넥센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주축 선수들의 이적과 부상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지난 시즌에 박병호와 유한준이 터뜨린 홈런과 타점을 합치면 76홈런 262타점이다. 넥센은 지난 시즌 855타점을 올렸다. 두 타자는 팀 타점의 30.6% 기록했다. 조상우와 한현희, 손승락은 합쳐서 23승 15패 29홀드 28세이브를 올렸다. 투타에서 핵심 요원이 모두 빠져나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넥센은 '없는 살림'을 잘 꾸려 나가기 위해 준비했다. 목동구장에서 고척스카이돔으로 이사하며 넓어진 구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빠른 발을 갖춘 젊은 선수들로 1군 선수단을 구성해 거포 군단에서 '한 베이스 더'를 외치는 육상부로 변신했고 빠른 볼카운트 안에서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며 전진했다. 주축 불펜 3명의 이탈은 김세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필승 조가 자리 잡았다.
시즌 초였던 4월에는 5할 승률, 5월에는 +2를 목표로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 갔다. 염경엽 감독은 "5할 승률 언저리에서 버티다 보면 떨어지는 팀들이 생길 것이다. 우리는 떨어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버티기 전략'을 구사했다.
넥센의 '버티기 전략'에는 신인들의 활약이 한몫했다.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지난 시즌 후 마무리 캠프부터 합류한 신재영을 시작으로 박주현이 마운드에서 든든하게 버텼고 박정음, 임병욱이 중견수로 경기에 나서 고척돔 외야를 휘저었다. 선발투수 후보인 최원태는 17번 등판해 가능성을 알렸다.
시즌 중간에 허정협, 홍성갑, 강지광 등 유망주들이 잇따라 합류해 팀 분위기를 경험하고 대타 또는 주전 선수들 휴식을 위해 선발로 출전해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는 적시타를 뽑았다.
시즌 중, 후반에 들어서 넥센은 4, 5위 싸움을 하는 구단들과 비교했을 때 한결 여유로운 시즌을 보냈다. 염 감독의 '버티기 전략'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넥센이 버티는 사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팀들이 하나둘씩 상위권 대열에서 이탈했다. 야구 팬들의 시선은 1, 2, 3위 경쟁이 아닌 4, 5위 경쟁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했다. 넥센은 지난 5월 29일 이후 3위를 빼앗기지 않고 계획대로 차분하게 나아가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단기전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앤디 밴헤켄을 중심으로 스캇 맥그레거, 신재영으로 3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했고 불안한 맥그레거와 신재영의 뒤에는 각각 오주원과 박주현을 붙여 '1+1' 선발투수진을 구성했다.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7로 졌지만 2차전에서 밴헤켄의 호투에 힘입어 5-1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후 3, 4차전을 LG에 연이어 져 올 시즌을 준플레이오프에서 마무리했다. 그렇게 한 시즌이 끝났다고 모두가 생각한 4차전 뒤 '영웅들의 지도자'는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염 감독은 "4년 동안 최선을 다해 우승하고 싶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고 실패의 책임은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지고 물러나려고 한다"며 감독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을 신인 발굴이라는 모범적인 방법으로 메우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결과'로 말하는 프로 무대에서 4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올 시즌 넥센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고 마무리도 '감독 자진 사퇴'라는 반전으로 2016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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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윤 기자 ps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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