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개막전 시구자로 '라이온즈 키드' 박용현 씨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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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답했다. “얘야, 앞으로 야구를 매일 한단다.”
그날 이후, 아이는 야구에 더 매료됐다. ‘까까머리’가 아닌, 장발의 잘 생긴 ‘아저씨’들이 던지고 치고 넘어지는 걸 보면서.
삶의 무게 속에, 가끔 야구를 소홀히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유년 시절의 기억은 강했다. 그는 프로야구의 부침 속에서, 인생의 시소 게임 속에서, 늘 1982년을 기억하며 야구를 즐기고, 인생을 살아왔다.
그 아이가 지금 43세의 아버지가 됐다. 그리고,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된 그 아이는 이제 자신의 아버지, 아들과 함께 2015년 한국프로야구 공식 개막전 행사에 나서게 됐다.
삼성 라이온즈(社長 金仁)가 공식 개막전 시구자를 확정했다. 3대(代)가 참여하는 뜻 깊은 행사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6년부터 신축구장으로 터전을 옮긴다. 절망과 슬픔, 기쁨과 환희가 녹아있는 대구구장에서의 개막전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2015년 개막전 시구는, 그래서 추억과 미래를 동시에 의미한다.
오는 28일(토)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SK와의 2015년 한국프로야구 공식 개막전에 ‘라이온즈 키드’ 박용현씨(43)가 ‘3代 이벤트’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박용현씨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성 라이온즈 어린이회원 출신이다. 박용현씨는 열혈 라이온즈 팬인 여든한살의 아버지(박창기씨), 그리고 열살 아들(박성호군)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다. 박용현씨가 원년 어린이회원 점퍼를 입고 포수를 맡는다. 박성호군이 2015년 어린이회원 점퍼를 입고 시구를 한다. 아버지는 대구구장 34년의 추억을, 손자는 2016년 이후 신축구장의 미래와 희망을 상징한다. 할아버지 박창기씨가 시타자로 타석에 서게 된다.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구장에서의 마지막 개막전을 맞아 지난 12일부터 시구자를 공모했다. 라이온즈 원년 어린이회원 출신의 팬들로부터 사연을 받았다. 대략 만40세~47세 팬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많은 사연들이 라이온즈 전자우편함으로 날아들었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 갔던 대구구장, 토요일 방과후 제대로 룰도 모르면서 TV를 통해 즐겁게 봤던 야구의 매력, 넘치도록 즐거웠던 대구구장 야간경기의 추억 등 다양한 사연이 모였다. 이선희의 눈물 이후 20년만에 울려퍼진 이승엽의 포효를 보면서 뭉클했던 기억을 토로한 팬들도 있었다.
박용현씨는 “1982년의 봄, 아버지 손에 이끌려 대구백화점 옥상에서 어린이회원 가입을 했다. 그 해 대구 개막전 관람을 했다. 그 해 여름의 대구 첫 야간경기 관람도 했고. 그 해 한국시리즈 2차전, 최초의 한국시리즈 승리 경기도 아버지와 함께 했다. 대구 시민야구장의 마지막 프로야구 개막전을 아버지, 아들과 함께 한다면, 정말 의미가 클 것 같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박씨는 “아들이 던지고, 아버지가 치고, 제가 받겠다. 3대(代)가 함께 하는 프로야구는, 사실 우리 프로야구가 나아갈 방향 아닌가 싶다”며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박용현씨는 1993년 8월19일 경기에서 관중 투구 스피드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당시 삼성 선수였던 박충식으로부터 부상으로 냄비를 받았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1990년 봄에는 선수 류중일(현 감독)의 출근길에 사인을 받은 경험도 있다고 했다.
박씨는 “아버지가 삼성 어린이회원에 가입시켜주신 덕분에 야구에 미친 사람이 됐다. 대한민국의 문화가 된 프로야구에서, 3대(代)가 나서는 시구, 시타 행사가 이뤄진다면, 개인적으로 아버지, 아들과 함께 추억이 서린 대구구장에서의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뜻 깊은 시구 외에도 공식 개막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이날 애국가는 20명으로 구성된 대구 어린이합창단 ‘소리천사’가 부른다. 야구장 앞 광장 이벤트로 ‘라이온즈 메모리홀’이 운영된다. 1982년 이후 라이온즈의 역사를 추억할 수 있는 자료들이 그 안에 전시된다. 또한 광장에는 박석민, 차우찬의‘버추얼 포토존’이 설치된다.
이날 구단 공식 치어리더 팀, 어린이 치어리어 팀 ‘레인보우’, 스턴트 치어리더 팀 ‘임팩트’ 등이 ‘치어리딩 주크박스’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구본능 KBO 총재의 개막선언 직후에는 팬과 구단, 선수가 하나됨을 상징하는 이벤트가 펼쳐진다. 동시에 대형 종이비행선이 야구장 상공을 돌며 흥겨운 개막을 알리게 된다.
[사진] 삼성 개막전 시구를 맡을 '라이온즈 키드' 박용현 씨 ⓒ 삼성 라이온즈 구단관련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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