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톡]③대구 조광래 대표의 새 도전, 퍼거슨부터 허정무까지,'현장-경영' 겸한 매니저 사례
작성일: 2016.11.07 18:1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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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인턴 기자] 감독과 행정가를 넘어 '매니저'에 도전하는 조광래 대구 FC 대표이사의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조 대표는 아직 '조광래 감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을 정도로 지도자 이미지가 강하다. 대구의 승격 뒤 조 대표는 "나는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기술고문의 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 경험'과 '구단 경영' 모두에 참여하는 '매니저'가 돼 클래식 무대를 준비하겠다는 뜻이었다.
축구 감독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가장 자주 쓰이는 영어 표기로는 '헤드 코치(Head Coach)'가 있다. 말 그대로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경기를 이끄는 사람을 말한다. 선수 지도와 경기 지휘는 물론 구단의 장기비전 수립, 재정 운영 등 경영에도 깊이 관여하는 지도자를 '매니저(Manager)'라고 부른다.
매니저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꼽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허정무 전 인천 감독(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을 비롯한 여러 감독들이 '현장'과 '경영'의 접목을 꾀했다. 유럽 무대에선 주로 장기 집권에 성공한 감독들이 '매니저'가 돼 팀의 성공을 이끌었다. 아직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유형의 구단 운영 방식이다. 조 대표가 기술고문을 겸하는 것은 한국 축구계에서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986년부터 2013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끈 퍼거슨 감독은 시대에 맞게 전술에 변화를 주면서 26년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퍼거슨 감독은 13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5번의 FA 컵 우승, 2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맨유는 퍼거슨 감독이 제시한 비전과 전략에 따라 성공을 거뒀다. 퍼거슨 감독은 유망주 육성, 들이고 내보낼 때를 잘 맞춘 선수 영입 등 구단 운영에도 적극 관여했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의 유소년 시스템을 정비해 장기적인 성공을 도왔다. 게리 네빌, 필립 네빌, 니키 버트,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까지 이른바 '퍼기의 아이들'이 성장하며 큰 성과를 올렸다. 퍼기의 아이들은 1994-95시즌을 시작으로 성인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해 주전으로 성장했고 1998-99시즌 프리미어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우승하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퍼거슨 감독은 선수를 영입할 때도 이름값보다 잠재력에 주목했다. 박지성, 파트리스 에브라, 네마냐 비디치를 비교적 저렴한 이적료로 영입해 팀의 주축으로 활용했다. 때론 과감한 투자도 있었지만 합리적인 지출로 선수를 보강하면서 줄곧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1996년부터 아스널을 이끌고 있는 아르센 벵거 감독은 2003-0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아스널에 모두 15개의 트로피를 안겼다. '현장'을 넘어 '재정'까지 책임지는 벵거 감독은 232명의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클럽을 거쳐가는 동안 변함없이 아스널을 이끌고 있다.
아스널은 낡은 하이버리 스타디움을 대신할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건설하면서 3억 9000만 파운드(약 5400억 원)을 쏟아부었다. 2006년 7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이 개장한 뒤에도 아스널은 재정 부담에 시달렸다.
스트라스부르부르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까지 받은 벵거 감독은 몸값이 높지 않은 유망 선수들을 영입한 뒤 육성해 전력을 유지했다. 구단의 재정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으면서도 2015-16시즌까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6년 연속 16강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벵거 감독의 선수 영입 및 육성 정책은 "다른 팀은 슈퍼스타를 사지만 우리는 슈퍼스타를 만든다"는 말로 대표된다.
현재 아스널에서 활약하는 로랑 코시엘니도 2010년까지 로리앙에서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지만 현재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성장했다. 아스널은 재정 위기를 극복했지만 여전히 벵거 감독은 알뜰한 선수 영입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 아스널 아르센 벵거 감독
◇요한 크루이프, FC 바르셀로나
네덜란드의 전설 요한 크루이프는 1988년부터 1996년까지 자신이 몸담았던 FC 바르셀로나를 지도했다. 바르셀로나에서 3-4-3 포메이션을 구사해 1991-92시즌 UEFA 유로피언컵(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1990-91시즌부터 1993-94시즌까지 프리메라리가 4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크루이프의 바르셀로나는 '드림 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크루이프는 선수로 뛰던 1979년 바르셀로나에 유소년 아카데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 유소년 아카데미가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 등을 길러낸 '라 마시아'다. 라 마시아는 1군팀과 동일한 전술을 구사하며 일관된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패스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경기를 추구하는 '크루이프식 축구'를 기반으로 한다. 빅클럽 중에서도 바르셀로나는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1군에 진출하는 비율이 무척 높다.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팀 전체를 관통하는 이념이 있어 어린 선수들도 1군팀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크루이프는 1996년 심장 문제로 감독직에서 사퇴한 뒤에도 바르셀로나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바르셀로나 회장을 지낸 주앙 라포르타의 숨은 조언자가 바로 크루이프였다. 크루이프는 2003년 프랑크 레이카르트, 2008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임에 영향을 미쳤다.

◇허정무, 전남 드래곤즈/인천 유나이티드
국내의 대표적인 사례는 전남 드래곤즈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감독직을 수행하며 구단 경영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허정무 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을 16강에 올려놓은 허 부총재는 월드컵을 마친 뒤 인천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았다. 시민 구단 인천에 유소년 육성 등 비전을 제시하는 등 시민 구단의 성장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취임 당시 안종복 인천 사장은 "허정무 감독은 축구 전문 경영인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축구에 관한 전반적인 것에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부총재는 전남 드래곤즈에서도 예산 문제를 함께 풀어가면서 구단 경영을 도운 바 있다.
허 부총재의 도전은 앞선 외국의 세 사례와 달리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2007년엔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전남을 떠났고, 2012년엔 성적 부진, 팬과 불화로 인천 감독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국내 축구계에서 '매니저'로 성공하기가 아직은 쉽지 않다는 교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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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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