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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과도기' AT 마드리드의 패인, 설익은 '전방 압박'(+영상)

작성일: 2016.11.21 06:3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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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인턴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 마드리드)는 20일(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비센테칼데론에서 열린 2016-17시즌 프리메라리가 12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AT 마드리드는 레알 마드리드에 2년 9개월 만에 패했다.  

AT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12라운드까지 3번의 패배를 기록했다. 2014-15시즌과 2015-16시즌엔 시즌 종료까지 각각 6번 졌다. 우승을 차지한 2013-14시즌엔 4번밖에 패하지 않았다. AT 마드리드가 부진에 빠진 것일까. 
 
AT 마드리드의 견고한 수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전 선수들이 노쇠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본질적인 원인은 바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전술 변화에 있다.
 
‘두 줄 수비’에 이은 '역습' 전술은 AT 마드리드보다 공격적인 팀을 상대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AT 마드리드보다 더 수비적으로 나서는 중하위권 팀을 상대론 한계가 뚜렷하다. 더구나 지나치게 수동적인 전술이라 실점할 경우엔 끌려가는 경기를 하게 된다. 시메오네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의 한계를 인정하고 '전방 압박'으로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제 수비적인 경기 운영만으론 우승에 도전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AT 마드리드는 우승 경쟁을 위해 비기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고, 주도적인 '플랜 B' 전방 압박 전술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마드리드 더비에서 '설익은' 전방 압박 전술이 AT 마드리드의 발목을 잡았다.
 
◇'수비 뒤 공간' 침투에 흔들린 최종 수비 라인
 
AT 마드리드가 ‘두 줄 수비’를 펼칠 땐 페널티박스 안까지 최종 수비 라인을 내렸다. 수비와 미드필더들의 간격뿐 아니라 골라인과 최종 수비 라인의 거리도 좁았다. 골라인부터 페널티박스 앞까지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모두가 촘촘하게 공간을 좁혀서 찬스를 내주지 않았다.
 
전방 압박을 펼친 AT 마드리드 최종 수비 라인은 높은 위치까지 전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마드리드 더비에서 지속적으로 AT 마드리드의 수비 뒤를 노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의 침투는 AT 마드리드 수비 형태를 무너뜨렸다. 침투를 막기 위해 AT 마드리드 수비 라인이 먼저 물러나고 미드필더 라인이 부랴부랴 수비 라인을 따라 내려가는 상황이 반복됐다. AT 마드리드 수비와 미드필더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반복적으로 수비 뒤를 노리는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때문에 수비 라인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했다. 공수 간격은 벌어졌고 전방 압박의 효과도 떨어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전 중원에서 큰 무리 없이 패스를 돌릴 수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들이 직접 후방으로 내려와서 공을 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더 이상 AT 마드리드가 상대의 공격을 지켜보며 수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AT 마드리드가 ‘두 줄 수비’를 펼칠 땐 수비 블록을 좁히고 상대의 진입을 막았다. 덕분에 공격 방향에 따라 상대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대처할 수 있었다. 수비 뒤 공간을 공략당하면 아군의 골대를 향해 몸을 돌려 뛰어가면서 수비한다. 이런 경우 뒤에서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알아채기 어렵다. 후방에서 오는 침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수비 뒤 공간을 공략당하면서 간격을 유지하지 못한 AT 마드리드의 수비는 더이상 특별하지 않았다.
 
◇달려드는 수비
 
AT 마드리드 수비의 목적에도 변화가 있었다. 과거 두 줄 수비 전술을 펼칠 땐 상대 수비를 밀어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무리하게 접근해서 공을 빼앗지 않았다. 거리를 유지하며 접근했기 때문에 한 번의 드리블이나 움직임에 제쳐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다만 상대가 원하는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실수를 저지르면 그 때를 노려 빠르게 역습을 펼쳤다.
 
전방 압박을 펼치는 AT 마드리드는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수비 형태를 펼친다. 실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저지르도록 유도한다. '달려드는 수비'는 '밀어내는 수비'보다 상대에게 더 가까이 접근해야 한다. 순간적인 움직임이나 드리블에 제쳐질 가능성도 커진다. 전방 압박이 더 주도적인 전술이지만 실수했을 때 더 큰 위험 부담을 져야 한다.
 
또 높은 위치부터 전진하기 때문에 공수 간격이 벌어지는 것도 피할 수 없다. 레알 마드리드처럼 좋은 기술을 가진 선수들은 개인 능력으로 압박을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스코는 이번 마드리드 더비에서 개인 능력으로 AT 마드리드의 압박을 몇 차례 벗어났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방에서 간결한 패스 연결로 AT 마드리드의 압박을 풀어버리기도 했다. 압박이 풀린 뒤엔 AT 마드리드 미드필더는 반칙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AT 마드리드의 두 줄 수비가 무서웠던 것은 한 명을 제치더라도 빠른 커버 플레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좁은 간격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AT 마드리드가 전방 압박을 시도한 뒤 간격이 벌어졌고 빠른 커버 플레이는 실종됐다. 기술이 좋은 선수들에게 수비수가 한 명씩 차례차례 돌파를 허용하는 장면도 종종 나오고 있다. AT 마드리드가 자랑하던 ‘팀의 수비’가 ‘개인의 수비’로 변해버렸다.
 
 
◇선수 개인 기량과 체력
 
전방 압박 전술을 펼치려면 선수 구성도 달라져야 한다. AT 마드리드의 두 줄 수비는 개인 능력 차이를 지울 만큼 조직적이었다. 그러나 전방 압박을 펼치면 1대1 싸움을 벌여 상대를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 AT 마드리드가 다른 빅클럽에 비해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우위에 있다고 보긴 어렵다.
 
전방 압박의 체력 부담이 큰 것도 문제다. 1981년생 티아구 멘데스, 1983년생 가비 페르난데스, 1985년생인 필리페 루이스와 후안프란 등 AT 마드리드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선수들의 나이가 적지 않다. 많은 활동량을 보이는 AT 마드리드지만 최근 시도하는 전방 압박은 체력 부담이 더 크다. 토트넘, 도르트문트, 리버풀 등 전방 압박을 플랜 A로 삼고 있는 팀들의 평균 연령이 어린 것도 체력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AT 마드리드는 여전히 성실하게 뛰고 있지만 효과는 미비하다. 전방 압박에 워낙 많은 체력이 들기 때문에 힘에 부치는 기색이 역력하다.
 
 
◇플랜 A ‘두 줄 수비’와 플랜 B ‘전방 압박’
 
AT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에도 플랜 A인 '두 줄 수비'로 강팀과 경기에서 재미를 본 적이 있다. 프리메라리가 5라운드에서 FC 바르셀로나와 1-1로 비겼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D조 조별 리그 2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1-0으로 이겼다. 모두 촘촘한 수비 간격을 바탕으로 역습을 펼쳐 따낸 결과였다. AT 마드리드는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펼칠 때 분명 이기기 매우 어려운 팀이다.
 
반면 AT 마드리드는 9라운드에서 세비야에 0-1로 졌고 11라운드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 0-2로 패했다. AT 마드리드는 2경기 모두 전방 압박을 시도하면서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세비야는 전방 압박으로 맞불을 놔 AT 마드리드의 역습을 막았다. 그리고 끊임없는 침투로 AT 마드리드의 골문을 두드렸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수비를 내리고 날카로운 역습을 펼쳤다. 두 경기 모두 AT 마드리드의 전방 압박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AT 마드리드는 전방 압박을 강하게 펼쳤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수비 뒤 공간을 노린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에 흔들렸다. 호날두의 프리킥으로 내준 선제골은 AT 마드리드에 뼈아프게 다가왔다. 위험 부담을 지고서 추격을 위해 더 전진해야 했기 때문이다.
 
AT 마드리드는 후반 들어 수비 라인을 더 적극적으로 올려 전방 압박을 강하게 펼쳤다. 덕분에 전방에서 더 효과적으로 압박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양날의 검이었다. 
 
리드를 잡은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전 노골적으로 수비 라인을 내리고 역습을 노렸다. AT 마드리드 수비 뒤 공간은 매우 넓었고 호날두와 베일이 주력을 뽐내며 맘껏 역습을 펼쳤다. 이스코와 베일을 거쳐 호날두가 터뜨린 레알 마드리드의 세 번째 득점은 그들의 전형적인 역습 패턴이었다.
 
시메오네 감독이 팀에 전방 압박 전술을 도입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전력이 강한 레알 마드리드와 더비에서는 '두 줄 수비'가 더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었다. 섣부른 전방 압박은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를 편하게 만들었다. 
 
시메오네 감독이 빅클럽과 경기는 '두 줄 수비' 전술로 경기를 치르고, 중하위권의 팀과 경기에선 '전방 압박'을 펼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레알 마드리드를 꺾기엔 '과도기'를 겪고 있는 AT 마드리드의 전방 압박은 허술했다.

[영상] AT 마드리드 전방 압박의 약점, AT 마드리드 플랜 A '두 줄 수비'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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