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톡] '최고의 한 해' 두산 박건우, "20-20 다시 도전해야죠"
작성일: 2016.11.26 11:3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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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박건우는 올 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484타수 162안타(타율 0.335) OPS 0.940 20홈런 83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20홈런-20도루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고, 지난 6월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KBO 리그 역대 20번째 히트 포 더 사이클의 주인공이 됐다. 아울러 동료들과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박건우는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다"며 치열했던 한 해를 되돌아봤다. 이어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힘들었는데, 지나고 나니까 허무하고 허탈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괜찮은 시즌을 보낸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올해 타고투저라고 하지만 3할을 친 게 가장 기분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현수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올해 박건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2015년 시즌을 마치고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하면서 박건우에게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김현수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은 컸지만, 경쟁하고 버티면서 자리를 잡았다.
김현수는 박건우가 평소 잘 따르는 형이자 멘토다. 두산에서 함께 뛸 때는 매일 같이 밥을 먹을 정도였다. 각자 시즌을 마친 두 선수는 최근 함께 훈련하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달 귀국해 한국에 머물고 있다.
박건우는 "(김)현수 형이랑 웨이트트레이닝 하면서 훈련하고 있다. 현수 형이 제가 부족한 걸 봐 주고 있다"고 근황을 알렸다. 이어 "현수 형한테 많이 배우고 있다. 형이 메이저리그에서 경험한 걸 듣고 배우니까 더 야구를 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기술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힘을 줬다. 박건우는 "현수 형은 늘 똑같다. '자신감 있게 하라'고 말한다. 형도 많이 힘든 시절이 있었으니까 자신 있게 하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달 29일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한 가지 사실을 털어놨다.
"박건우가 홈런 20개 칠 줄 알았다면, 도루 20개 챙겨 줄 걸 그랬는데 아쉽다. 홈런 많이 쳤다고만 생각했지 도루는 생각을 못 했다.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는데, 시즌 막바지에 도루는 작전 걸면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 제가 기록을 의식하지 못했다."
당시 김 감독의 말을 전해 들은 박건우는 "못 뛰게 하셔서 큰 경기를 앞두고 안 다치게 배려하시는 거라 생각했다"며 웃었다. 이어 "제가 뛴다고 도루에 성공할 거라는 보장도 없다"고 덤덤하게 답했다.
시즌을 모두 마친 만큼 20-20이 아쉽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물었다. 박건우는 "다 끝났으니까 이야기하자면 못한 게 아쉽긴 하다. 다시 하면 되는 거니까. 다음 시즌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1990년생 트리오
박건우는 동갑내기 친구인 내야수 허경민, 외야수 정수빈과 '1990년생 트리오'로 불린다. 두 친구와 한 팀에서 함께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했다. 박건우는 "정말 복 받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서로를 다독이면서 시즌을 치렀다. 박건우는 "시즌 초반에 제가 (김)현수 형 공백을 채울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기사가 많이 나와서 힘들었다. 그때 (허)경민이가 '너는 지금 물음표인 선수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건 너한테 달렸다. 사람들이 물음표로 볼 때 걱정하지 말고 느낌표로 보기 시작할 때 걱정하라'고 했다"며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이어 "저한테 이렇게 말하고 본인은 또 엄청 걱정한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정수빈은 다음 달 경찰야구단 입대를 앞두고 있다. 박건우는 "다치지 않고 군대 잘 다녀왔으면 좋겠다. 저는 아직 (정)수빈이랑 비교할 단계가 아니다. 기록을 봐도 수빈이는 대단한 선수다. 저도 더 잘하려고 노력할 거고, 수빈이가 군대 다녀오면 또 좋은 경쟁을 할 것 같다"며 건강하게 군 생활을 마치길 바랐다.
1990년생 트리오의 스카이다이빙 우승 공약은 무산됐다. 박건우는 "구단에서 안전상 이유로 안 된다고 했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 "(정)수빈이가 군대 가기 전에 셋이 시간을 맞춰서 불우 이웃 돕기 행사에 참석하거나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스스로 확신을 얻은 2016년이었다. 박건우는 "제가 생각한 기준치가 있었는데, '나도 이만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도움을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응원해 주신 팬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2017년을 맞이할 계획이다. 박건우는 "오늘 잘해도 내일 걱정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야구다. 똑같이 올해처럼 비슷하게 하려고 한다.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1월에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한다. 두산 투수 장원준(31)이 박건우의 누나와 결혼식을 올린다. 박건우는 "가족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조금은 어색하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 뒤 "제가 (장원준에게) 조금 더 다가갈 생각이다. 누나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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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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