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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퍼포먼스] '파이널 銅' 차준환,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

작성일: 2016.12.11 05:54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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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준환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희망 차준환(15, 휘문중)이 처음 출전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땄다.

차준환은 10일(이하 한국 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0.06점 예술점수(PCS) 74.64점 감점(Deduction) 1점을 합친 153.70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71.85점과 합친 총점 225.55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212.39점을 기록한 로만 사보신(러시아)을 따돌리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이는 이준형(20, 단국대)이다. 그는 2014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지만 최하위인 6위에 그쳤다.

▲ 2016년 ISU 주니어 그랑프리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는 차준환 ⓒ 갤럭시아에스엠 제공

차준환은 이준형 다음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 이번 파이널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에 실패했다. 김연아(26)가 2005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뒤 11년 만에 정상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좌절했다. 그러나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메달을 따는 쾌거를 올렸다.

김연아(26)가 등장한 이후 여자 싱글은 유망주들이 꾸준하게 등장했다. 미래의 김연아를 꿈꾸며 빙상장을 찾는 소녀들은 여전히 많다. 그러나 남자 선수층은 여전히 얇다. 국내 대회 남자 싱글 출전 선수는 10명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차준환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다.

지난 3월 차준환은 ISU 세계주니어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7위를 차지했다. 이 성적은 1988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정성일(47) 코치가 6위에 오른 이후 가장 좋았다.

올 시즌 차준환은 본격적으로 주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9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그는 총점 239.47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 점수는 당시 주니어 남자 싱글 총점 최고 점수였다. 이 기록은 이번 파이널에서 드미트리 알리예프(러시아)가 240.07점으로 우승하며 깨졌다.

▲ 차준환(오른쪽)과 브라이언 오서 ⓒ 곽혜미 기자

10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에서는 220.54점으로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김연아 이후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2연속 우승에 성공한 그는 전체 2위로 파이널에 진출했다.

차준환은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후보였다. 김연아는 2005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6, 일본)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차준환은 11년 만에 주니어 그랑프리 정상에 도전했지만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그는 클린 경기에 실패했다. 쇼트프로그램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한 점이 치명적이었다. 쇼트프로그램 4위에 그친 차준환은 메달권 진입도 쉽지 않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차준환의 집중력은 돋보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했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었다. 이 기술에서 그는 1.4점의 수행 점수(GOE)를 챙겼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집중력으로 연마한 쿼드 러플(4회전) 살코에서는 2점의 수행 점수를 받았다. 기본 점수 10.5점과 수행 점수 2점을 합친 그는 이 기술로 12.5점을 받았다.

두 번에 걸친 트리플 악셀도 깨끗했지만 후반부에 배치된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트리플 플립+하프 루프+트리플 살코를 시도했지만 첫 점프 착지 뒤 중심을 잃고 빙판에 넘어졌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나온 유일한 실수였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3위에 오르며 쇼트프로그램의 부진을 만회했다. 쇼트프로그램 부진을 털고 프리스케이팅에 집중하는 저력도 보였다. 그러나 '더 좋은 앞날'을 위해 보완할 점도 드러났다.

이번 파이널에서는 어려운 점프가 아닌 평소 차준환이 쉽게 뛰던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빙판에 들어서면 어떤 기술에서 실수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 모든 요소 하나하나에 집중해야만 클린에 성공한다. 가장 많이 신경 쓴 쿼드러플 살코는 완벽했다. 그러나 실수가 없는 점프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점도 중요하다.

▲ 차준환(왼쪽)과 지슬란 브라이어드 코치 ⓒ 한희재 기자

차준환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시니어 남자 싱글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4회전 점프가 필요하다. 차준환의 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의 점프 지도자인 지슬란 브라이어드 코치는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뿐만이 아니라 토루프도 연습하고 있다. 루프를 4회전으로 뛰는 연습도 했다. 앞으로 3가지 4회전 점프를 뛸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남자 선수가 15살에 이 정도의 성적을 내는 것은 매우 놀라운 결과다. 여자 선수와는 달리 남자 선수들의 전성기는 뒤늦게 찾아온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2014, 2015년) 우승한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5, 스페인)와 패트릭 챈(26, 캐나다)은 2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세계 정상권에 머물러 있다.

차준환은 김연아 이후 11년 만에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값진 결실을 얻었다. 그가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제 겨우 15살이라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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