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 힐만 전 SK-닛폰햄 감독. 지금은 마이애미 말린스 코치로 일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트레이 힐만 현 마이애미 코치는 한국과 일본에서 감독을 지내면서 팬들은 물론이고 야구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기장 안에서는 파격적인 작전으로, 경기장 밖에서는 배려심 넘치는 행동으로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다. 

한 번은 소속 팀 선수가 공개적으로 자신을 비판했는데도 넓은 아량으로 품었다. 닛폰햄 감독 시절 통역이었던 이와모토 겐이치 씨는 2006년의 이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이 사연이 슈칸베이스볼 최신호에 실렸다. 

9월 24일 지바롯데와 경기였다. 선발투수 가네모토 사토루는 5회 2사 만루 위기에서 강판됐다. 아웃 하나만 잡으면 승리 요건을 갖추는데도 자신을 내렸다며 취재진 앞에서 힐만 감독을 힐난했다. 구단에서는 가네모토에게 근신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감정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시리즈에서 중용하겠다"고 얘기했다. 실제로 그렇게 했다. 

가네모토는 주니치와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4회까지 1-0 리드를 지켰다. 5회에는 2사 후 위기가 찾아왔다. 힐만 감독의 결정은 9월 24일과 달랐다. 힐만 감독은 가네모토에게 "네가 끝내고 와"라고 전했다. 가네모토는 위기를 넘기고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닛폰햄은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이와모토 씨는 "그 순간 가슴이 뜨거워졌다. 가네모토는 교체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이라고 얘기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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