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선수 시절 손용석은 글러브를 끼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의 역할은 경기 중간 왼손 투수를 노리는 대타. 2006년 데뷔해 2016년 은퇴하기까지 그의 밥줄은 수비가 아닌 방망이였다.
이랬던 그가 롯데 수비를 책임진다. 손용석은 지난 23일 롯데 1군 내야 수비코치로 임명됐다. 2018년 퓨처스리그 주루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지 2년도 안 돼 1군 코치까지 초고속 승진이다.
게다가 손용석은 1987년생으로 KBO 리그 1군에서 김강(1988년생) kt 타격 보조 코치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리다. 1군 내야수 가운데 정훈과 문규현, 그리고 이대호가 손용석보다 선배이자 형이다.
코치 손용석을 향한 의심은 그래서 붙는다. '이대호나 정훈이 자신보다 어린 손용석의 지시를 따를까. 무엇을 배울까. 또 손용석은 어떻게 코치가 됐을까'라는 물음이다. 의심은 확신으로, 확신은 비난으로 번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난에 손용석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했다.
프로 스포츠계에선 스타플레이어였다고 해서 지도자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바꿔 말하면 선수 시절 평범했어도 지도자로는 다른 인생을 만들 수 있다. 현재 KBO 리그 선두 SK를 이끄는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손혁 투수 코치, 정수성 수비 코치 모두 현역 시절엔 특출나지 않았다. 이대호와 전준우 강민호 등을 키워 내며 롯데를 강타선으로 만들었던 김무관 타격 코치 역시 현역 시절 통산 타율이 0.199에 불과하다.
손용석의 시작은 코치가 아니었다. 손용석은 2016년 시즌이 끝나고 구단의 제안에 따라 유니폼을 벗었고 전력분석원으로 새 출발했다. 1년 동안 프로야구 10개 구장 및 전국 퓨처스리그 구장을 누비며 눈을 넓혔고 2018년 퓨처스리그 수비 코치로 현장에 돌아왔다.
20년 넘게 몸으로 쌓은 야구 경험과 전력분석원을 통해 얻은 지식은 지도력이 됐다. 손용석은 선수 시절부터 특출났던 친화력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특히 젊은 코치답게 어린 선수들과 소통에서 장점을 발휘했다. 훈련 외에도 경기 중에도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애썼다.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시즌 초반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내다가 지난달 1군 경기에서 수훈 선수에 선정된 내야수 김동한은 "퓨처스리그에서 손용석 코치가 큰 도움이 됐다. 좋은 말도 많이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김동한은 손 코치보다 한 살 어리다.
롯데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손 코치는 2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성실한 지도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평가가 좋았다. 특히 어린 선수와 베테랑 선수 사이 분위기를 조화시키는 능력이 높게 평가받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공 대행이 이우민 코치와 함께 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이 최하위로 떨어져 있는 데에다가 양상문 전 감독 사퇴 이후 갑작스럽게 팀을 맡은 공 대행은 베테랑을 중심으로 선수단을 안정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단 안팎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하고 전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손 코치는 공 대행을 도울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손 코치는 현역 시절 스타는 아니었지만 성실하고 열성적인 지도력으로 선수들에게 큰 신뢰를 얻었다"며 "손 코치가 1군으로 가면서 퓨처스리그에서 그를 잘 따랐던 어린 선수들에겐 의욕이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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