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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37km 뚝 떨어졌다…"건희 형이 어릴 때 생각난다고"

네이버구독_201006 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2021년 07월 24일 토요일
▲ 두산 베어스 이승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홍)건희 형이 자기 어릴 때 생각난다고 하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우완 이승진(26)은 지난 5월까지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필승조의 한 축을 담당하며 21경기에 등판해 1승1패, 13홀드, 25⅓이닝,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 트레이드로 두산에 온 뒤로 탄 상승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지는 듯했다. 이승진은 두산에 오자마자 140km 초반대였던 구속을 150km까지 끌어올리는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여주며 단기간에 1군 붙박이 불펜으로 자리를 잡았다. 

부상이 복병이었다. 지난 5월 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열흘을 쉬고 돌아온 뒤부터 마음처럼 공이 던져지지 않았다. 스스로 높아진 기준에 맞추려다 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했다. 6월 이후 등판한 10경기에서 3패, 2세이브, 6⅔이닝, 평균자책점 17.55에 그쳤다. 5월까지 이승진의 활약상을 고려하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가장 답답한 사람은 이승진 본인이었다. 답을 찾으려 할수록 꼬이는 느낌이었다. 이승진은 "성적은 좋아도 계속 뭔가 지난해랑 비교하게 된다. (5월까지는) 지난해보다 성적은 좋았지만, 구위만 봤을 때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구위가 왜 작년만큼 안 될까 생각했다. 집에 가면 평소 게임을 자주 하는데, 게임도 안 하고 야구 영상 계속 보고, 경기하고 반복하다 계속 나 혼자 땅속을 파고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러다 망가지고, 안 좋고, 자신 없어지고,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이유는 지금도 못 찾았다. 2군에 갔을 때 쉴까도 생각했는데, 쉬어본 적이 없어서 공만 보이면 중독자처럼 계속 던졌다. '에라 모르겠다. 공만 죽어라 던져보자' 했더니 더 안 좋아졌다. 2군에 가서 구속이 137km까지 떨어지더라. 그리고 나서는 '안 되겠다. 아예 야구 생각을 하지 말아보자'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느낀 문제점도 비슷했다. 김 감독은 "(이)승진이는 구속 1~2km 차이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라며 마운드 위에서는 타자와 싸움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승진은 "감독님께서는 마운드에 오르면 그냥 들이받으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많이 예민한 것 같다. 시즌 초반 좋았을 때 만족하면서 더 좋아지려 하지 않고, 컨디션 관리만 생각했으면 됐는데, 더 잘하려다 헤맸다. 평균 구속은 지난해보다 좋아졌는데, 지난해에는 힘을 안 들이고 던진 구속이 올해는 불편하게 던져 나오는 느낌이라 바꿔보려 했다. 그러면서 구속도 1~2km 떨어지다 4km씩 떨어지면서 멘탈이 붕괴됐다"고 밝혔다.

투수 조장인 홍건희(29)는 그런 이승진을 옆에서 지켜보다 "나 어릴 때가 생각난다"고 이야기했다. 홍건희는 이승진에게 "KIA에 있을 때 나도 (안 풀리면) 땅속으로 들어가는 편이었다. 두산에 오고 나서 보니까 그런 행동이 정말 안 좋은 것이라고 깨달았다. 투구 폼은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던지면 된다"고 조언했다.

말처럼 내려놓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이승진은 "나도 알고 있는데, 지난해 투구 밸런스를 수정하면서 확 좋아진 게 있어서 그걸 못 버리겠더라. 더 좋아질 수는 있을 것 같았으니까. 지금은 그런 감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이제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던지려 한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이달 초부터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낸 이승진은 23일부터 1군 훈련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이승진이 후반기부터는 다시 불펜에서 큰 힘이 돼주길 기대하고 있다. 돌아온 이승진의 투구를 지켜본 배영수 불펜 코치는 "폼이 편안해 보인다"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줬다.  

KBO리그는 다음 달 10일부터 재개된다. 이승진은 앞으로 3주 동안 철저히 준비해 새로운 마음으로 후반기를 맞이하려 한다. 이승진은 "후반기 목표는 안 정했다. 목표는 원래 안 정하는 스타일이다. 발버둥 칠수록 더 안 좋아진다.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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