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가족 품에 안긴 류현진이 토론토를 떠나기 전 아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선수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은 현지 적응이다. 언어와 문화가 완전히 다르다. 가족이 있는 경우는 더 힘들다. 이런저런 여건상 가족이 미국에 건너가 함께 살기는 어렵다.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류현진도 마찬가지다. 2013년 MLB 무대를 밟은 류현진은 올해가 9년차였다. 현지 문화에는 잘 적응이 되어 있고, 연봉에서 보듯 구단과 동료들의 특급 대우를 받는 베테랑이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항상 외로운 선수였다. 생후 16개월이 된 딸을 거의 보지 못했고, 아내와도 계속 떨어져 살아야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오히려 안전한 곳은 한국이었다. 류현진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외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류현진의 아내인 배지현 씨는 토론토를 떠나기 전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16개월 된 어린 딸과 8~9개월 동안을 만나지 못했다. 매일 영상 통화를 했지만, 직접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컸다”면서 “자가 격리, 팀이 홈구장을 옮기는 문제들 때문에 쉽게 미국, 캐나다로 오지 못했다. 나 역시 결혼하고 가장 길게 떨어져 있었던 기간이었는데, 옆에서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다”고 미안해했다. 

‘스포티비뉴스’ 기사로 류현진의 이야기가 미국에도 널리 퍼졌고, 평소 ‘류현진 바라기’로 유명한 팀의 특급 루키 알렉 마노아도 이 기사를 링크하며 깊이 공감했다. 

류현진에게 이것저것 배우기 위해 집까지 찾아갔다고 당당하게 밝히곤 했던 마노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류현진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핑계 한 번 대지 않았다며 존경심을 표현했다.

마노아는 “사람들은 때때로 이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면서 “그는 그의 한 살짜리 아이와 1년에 8~9개월 동안 떨어져 살았다. 그럼에도 결코 불평한 적이 없고, 결코 핑계를 댄 적이 없다. 단지 최선의 방법을 찾아냈다. 존경한다, 형(RESPECT, brother)”이라고 썼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금씩 안정화됨에 따라 류현진도 내년부터는 가족과 함께할 예정이다. 배 씨는 “내년부터는 어떻게든 아이와 함께 가족이 미국(스프링캠프)과 토론토(정규 시즌)에서 생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쉽지만 그래도 14승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한 류현진은 오는 9일 귀국한다. 가족과 충분한 휴식을 가지고 11월부터는 다시 본격적인 내년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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