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즈는 그라운드에서, 아내는 SNS에서 사투 중… 교체도 불가능, 홈런왕 언제 깨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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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삼성은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입단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라인업에 이름이 적혀 있었던 한 선수의 이름이 없었다. 팀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30·삼성)가 빠진 삼성의 선발 오더는 뭔가가 낯설었다.
디아즈는 지난해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했고, 올해도 이날 경기 전까지 팀이 치른 101경기에 모두 나선 선수다. 큰 부상 없이 계속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선수였다. 사유는 부상이 아니었다. 최근 타격 부진 때문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못 쳐서 뺐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웬만하면 라인업에 있는 게 이득인 외국인 타자가 타격 부진으로 제외된 것이다.
그럴 만도 했다. 디아즈는 지난해 144경기에서 타율 0.314, 50홈런, 158타점, 장타율 0.644라는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었다. KBO리그 타점 역사를 바꿨다. 리그 홈런왕이었다.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그대로 내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디아즈의 이름과 실적에 걸리는 기대치는 상당히 높다. 그래서 올해 성적은 더 실망스럽다.
12일까지 시즌 102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290이다. 타율 자체가 폭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순출루율(출루율-타율)도 지난해 정도의 수준은 유지 중이다. 문제는 장타율이다. 디아즈의 올해 장타율은 0.473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보다 무려 0.171이 빠졌고, 리그에 채 적응도 하지 못했던 2024년 장타율(.518)에 비해서도 낮다. 시즌 16홈런에 머물고 있다. 타점은 그럭저럭 나오지만, 디아즈에게 기대했던 장타율은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스윙에 힘이 없다. 선수도 뭔가 쫓기는 기운을 풍기고 있다. 방망이가 나가지 말아야 할 코스에 자꾸 방망이가 나온다. 그것도 확신을 가진 헛스윙이 아닌, 어정쩡한 스윙이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 홈런은 7월 7일 LG전이고, 이후 19경기에서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이 기간 타율은 0.254, OPS(출루율+장타율)는 0.629다.
뭔가 부진에서 빠져 나올 것 같은 기운이나 데이터가 있다면 계속 밀고 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선발에서 빠져 벤치에서 한 경기를 지켜봤다. 차라리 국내 선수를 쓰는 게 나은 최근 성적이기 때문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안 치고 볼을 친다. 심리적으로 쫓기나 보다”면서 “자꾸 스트라이크를 놓치고 나쁜 볼에 손을 댄다. 그러다 보니 계속 안 좋은 흐름으로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한 번 게임 쉬는 타이밍에 본인도 게임을 바라보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한 게임 쉬면서 한번 생각도 벤치해서 해보라고 라인업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이미 여러 교정이 들어갔을 것이다. 지금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존 설정이 흔들리고 심리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다. 그럴 때는 차분하게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게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다만 디아즈는 12일 경기에서 9회 대타로 나섰으나 초구 2루수 뜬공에 머물렀다. 바깥쪽 높은 코스의 투심, 즉 잡아 당겨서는 좋은 타구가 잘 나오지 않을 코스에 또 손이 나갔다. 방망이를 들고 1루를 향해 터벅터벅 뛰는 디아즈의 표정에서는 당혹스러움도 묻어났다.
이처럼 디아즈가 그라운드에서 타격감과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 아내도 SNS 공간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디아즈와 아내는 한국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SNS를 통한 지나친 비방과 가족을 향한 모욕에는 여러 차례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디아즈는 몇 차례 가족을 향한 비방을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부진에 일부 몰지각한 사례가 다시 튀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그라운드나, SNS나 힘든 상황이 디아즈와 그의 가족을 둘러싸고 있다.
교체는 없다. 끝까지 간다. 이미 디아즈의 교체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메시지가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꾸준히 나갔다. 현실적으로 지금 교체를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외국인 선수가 포스트시즌에 뛰려면 8월 15일까지 등록이 되어야 한다. 이제 이틀 남짓이 남았다. 지금 교체를 확정하고 선수와 계약해도 비자를 받는 시간조차 빠듯하다. 새로운 타자에 모험을 거는 것보다는 디아즈의 반등이 더 확률 높은 선택일 수 있다. 어쩌면 잘 맞은 타구 하나, 혹은 선수의 영감을 깨우는 인플레이 하나가 반등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정상적인 디아즈가 없는 삼성은 결코 원하는 목표로 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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