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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고개 저은 이유 있었나… 류현진 상위 버전인 줄 알았는데, 나이는 못 속이나

작성일: 2026.08.17 08: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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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잠실 SSG전에서 5회 이후에만 5실점하며 숙제를 남긴 LG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 ⓒLG트윈스
▲ 16일 잠실 SSG전에서 5회 이후에만 5실점하며 숙제를 남긴 LG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 ⓒLG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최근 LG에 입단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MLB 112승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39)는 8월 11일 고척 키움전(6이닝 2실점 승리)이 끝난 뒤 “빨리 투구 수를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7월 LG와 계약을 하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한국에 입성한 카라스코는 8월 1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동안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다만 8회에 등판하지 않았다. 투구 수가 74개에 불과했지만 몸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여겼다. 11일 키움전에서도 투구 수는 85개였다. 카라스코의 바람대로, 이제는 100구까지 정상적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16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염경엽 LG 감독은 100구까지 던지게 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염 감독은 “80~90개 수준”이라고 미리 선을 그었다. 아직은 100구까지 갈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카라스코의 메이저리그 선발 경력이 아무리 화려해도 39세의 베테랑이고, 올해 등판에서 100구 가까이를 계속 던졌던 것도 아니었다. 급하게 올리려다 탈이 날 바에는 천천히 올리는 게 남은 시즌을 봤을 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카라스코는 2009년 클리블랜드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빅리그 통산 343경기(선발 286경기)에서 112승105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한 거물 중의 거물이다. 클리블랜드 소속이었던 2015년에는 사이영상 투표 13위, 그리고 18승으로 아메리칸리그 다승왕을 차지한 2017년에는 사이영상 투표 4위에 올랐다. 통산 빅리그 승수에서 류현진(한화)을 앞서는 대단한 경력의 소유자다.

▲ 메이저리그 112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카라스코는 60구 이후의 구속 저하라는 보완점을 드러냈다 ⓒLG트윈스
▲ 메이저리그 112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카라스코는 60구 이후의 구속 저하라는 보완점을 드러냈다 ⓒLG트윈스

실제 첫 3경기에서는 ‘류현진 상위 호환’이 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LG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다. 두산전 퍼펙트 피칭은 말 그대로 전율이었다. 최고 구속은 그렇게 빠르지 않지만 투심·커터·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진다. 모든 구종들의 커맨드도 좋다. 투구 템포도 타자를 몰아붙이는 유형이라 타자로서는 생각할 새도 없이 다양한 구종들이 존에 박힌다. 카라스코의 템포에 한 번 말려들어가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은 이유다.

16일 잠실 SSG전도 그랬다. 경기 초반 커맨드가 완벽했다. 특히 좌타자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패스트볼 계통의 공들은 예술적이었다. SSG 좌타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경기 후 한 SSG 타자들은 이 계통의 공들에 대해 “생각보다 더 도망갔다”고 입을 모았다. 처음 봐서는 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더러 보였다. 특히 2S에 몰리면 어떤 구종이 어느 코스에 떨어질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어렵다는 평가였다.

그런데 갈수록 뭔가가 허전해졌다. 구위가 떨어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1·2회는 힘 있는 공이 존에 팍팍 꽂히면서 SSG 타자들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3회부터는 구속이 떨어지고, 그 이후로는 떨어진 구속들의 공이 점차 가운데 몰리기 시작했다. 결국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던 카라스코는 5회 3점, 6회 2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 수는 예정대로 90개를 넘기지 않은 87개였다.

▲ 카라스코는 다양한 구종 모두 커맨드가 좋다는 최고의 장점이 있으나 구위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LG트윈스
▲ 카라스코는 다양한 구종 모두 커맨드가 좋다는 최고의 장점이 있으나 구위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LG트윈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 집계에 따르면 이날 카라스코의 1회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6.5㎞에서 시작했다. 2회도 146.7㎞를 유지했다. 그러나 3회는 143.3㎞, 4회는 145.1㎞, 5회는 143.8㎞로 떨어졌고, 6회는 141.8㎞에서 마쳤다. KBO리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구속 수준이다. 투심도 거의 같은 하락 그래프를 그렸다. 1회는 평균 144.3㎞로 시작했지만, 5회는 141.8㎞, 6회는 141.0㎞였다.

카라스코의 제구력과 커맨드, 그리고 공의 움직임은 분명 훌륭하지만, ‘압도한다’는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데 상당수 관계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물리적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윽박지를 수 있는 공은 아니고, 나이를 고려했을 때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 아직은 투구 수를 늘려가는 데 조금 신중한 염 감독의 판단 또한 이런 것들을 종합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수준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결국 구속과 구위가 어느 정도 뒷받침되지 않으면 맞아나가게 되어 있다. 10개를 던져 10개를 다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존재하지 않고, 결국 2~3개는 공 하나나 반 개가 가운데 몰리기 때문이다. 상대 타자들은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카라스코와 LG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 향후 몸 상태를 어떻게 더 끌어올리느냐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이는 카를로스 카라스코 ⓒLG트윈스
▲ 향후 몸 상태를 어떻게 더 끌어올리느냐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이는 카를로스 카라스코 ⓒ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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