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고 투수, 살려놨더니 미국이 홀라당 데려가? 환장할 노릇, 공습경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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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16일 LG와 SSG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에는 복수 구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한켠에 자리를 잡고 경기를 지켜봤다.
KBO리그 경기장, 특히 접근이 용이한 잠실구장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보이는 것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잠실구장의 경우는 특별히 관찰할 선수가 지정되지 않아도 스카우트들이 여러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찾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날은 관찰 대상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다. 이날 SSG의 선발로 나선 페드로 아빌라(29)가 그 주인공이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아빌라의 구속을 측정하고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빌라가 등판을 마칠 때쯤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날의 타깃이 아빌라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빌라는 이날 7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네 번째 승리를 거두는 등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앤서니 베니지아노(텍사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후반기부터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아빌라는 대활약을 펼치며 SSG발 고춧가루를 이끌고 있다. 시즌 7경기에서 35이닝을 던지며 4승 평균자책점 1.54로 분전 중이다. 후반기 들어서만 놓고 보면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시점 리그 최고 투수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아직 ‘낯설음’의 이점이 있는 시기지만, 아빌라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상당히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칭찬이다. 우선 투구폼은 외국인 선수치고는 얌전한 편이지만, 팔스윙이 상당히 짧아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밸런스도 안정적이다. 여기에 시속 150㎞대 중·후반의 이르는 포심과 투심, 빠르고 날카롭게 꺾이는 커터, 그리고 각이 큰 변화구까지 두루 갖췄다.
상황에 맞게 다리를 드는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상대 타자·주자들의 타이밍을 뺏기도 하고, 경기 운영도 좋다. 다양한 변화구를 상황에 맞게 투구하는 능력도 갖췄다. 상당히 냉정하고 차분하다. 이숭용 SSG 감독이 “영리하다”고 칭찬하는 이유다. 구위가 좋다는 평가는 많은 투수들이 들어도 ‘영리하다’는 표현은 특별한 선수만 받을 수 있다. 더그아웃에서는 열정적으로, 그리고 클럽하우스에서는 신사적으로 행동해 동료들의 호평도 받는다.
아직까지는 약점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간혹 외국인 투수들이 퀵모션이나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지만 아빌라는 이 또한 좋다. 일본에서 공을 던졌던 경험 덕인지 퀵모션도 평균 이상이고, 수비도 투수로는 정상급이다. 이대형 SPOTV 해설위원은 “투수 수비를 정말 잘한다. 마치 유격수가 수비를 하는 것처럼 한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SSG는 모처럼 찾은 ‘대어’에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SSG는 베니지아노의 대체 선수를 고를 당시 올 시즌만이 아닌, 내년까지 보고 리스트를 작성했다. 아빌라도 내년까지 보고 데려온 선수다. 이 정도면 재계약 대상자에 오를 것은 확실해 보인다. SSG는 아빌라를 재계약 대상자로 두고, 아빌라보다 더 나은 1선발 투수 혹은 동급의 투수를 찾기 위해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찰은 SSG로서는 그다지 유쾌한 것은 아니다. 당장 SSG는 지난해 팀의 에이스였던 드류 앤더슨(32·디트로이트)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전반기 내내 로테이션이 흔들렸다. 9위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확실한 하나의 투구를 잡아두고 새 외국인 판을 짜는 것과 모두 다 바꾸는 것은 난이도의 차이가 극명하다. 몸값이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는 평가도 있다.
아빌라는 2019년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24년까지 빅리그에서 뛰었다. 통산 72경기(선발 8경기)에서 8승4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한 뒤 2025년 일본에서도 뛴 경험이 있다. 불펜이기는 하지만 빅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는 그렇게 낯선 선수가 아니다. 빅리그 구단들은 불펜 투수로 볼 가능성이 있으나, 메이저리그도 투수들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아빌라 정도의 투구 퀄리티라면 관심을 끌 만하다. SSG에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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