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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안세영도 힘겨웠던 명승부 "역대 3번째로 힘들었던 경기"...3년 만에 정상 탈환에 "이 기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작성일: 2026.08.24 00:50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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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4·삼성생명)이 부상을 딛고 3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에 복귀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게임스코어 2-0(21-17, 21-14)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이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것은 2023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던 안세영은 개인 통산 두 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추가하며 다시 한번 한국 배드민턴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지난해 아쉬움도 깨끗하게 씻었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이후 세계선수권 2연패를 노렸던 안세영은 지난해 준결승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0-2로 패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세계선수권 무대를 지배하며 여자단식 최강자라는 사실을 결과로 입증했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부상을 이겨내고 만든 우승이라는 점이다. 안세영은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왼쪽 발에 통증을 느껴 지난달 일본오픈 도중 기권했고, 이어진 중국오픈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약 한 달 동안 재활과 회복에 집중하면서 세계선수권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대회 직전까지도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었다. 안세영 역시 훈련과 기자회견에서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코트에 들어선 뒤에는 부상 여파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말 그대로 '퍼펙트 우승'이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결승까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특히 우승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한웨와 세계랭킹 3위 왕즈이(이상 중국), 야마구치까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차례로 제압했다.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준결승에서는 왕즈이를 2-0(24-22, 21-16)으로 꺾었다. 1게임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특유의 집중력과 뒷심으로 승부처를 지배했고, 2게임에서는 흐름을 놓치지 않으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마지막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였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던 야마구치는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안세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1게임 초반부터 치열했다. 안세영은 대각선 공격과 정교한 네트 플레이를 앞세워 점수를 쌓았지만 야마구치도 빠른 움직임과 날카로운 공격으로 맞섰다. 안세영이 11-8로 앞선 채 인터벌에 들어갔으나 이후 야마구치가 추격에 나서며 12-12 동점을 만들었다.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3점을 연달아 따내며 다시 앞서갔고, 야마구치 역시 추격하면서 15-15까지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때 15-16으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빛났다.

17-17에서 안세영의 공격력이 폭발했다. 날카로운 대각 하프 스매시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고, 강한 공격으로 야마구치의 범실까지 유도하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20-17로 게임포인트에 도달한 뒤 야마구치의 마지막 샷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21-17로 1게임을 가져왔다.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2게임 초반에는 야마구치가 먼저 치고 나갔다. 안세영이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0-3으로 끌려갔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정교한 헤어핀과 공격적인 코스 공략으로 빠르게 격차를 좁혔고, 7-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부터는 안세영이 경기를 지배했다. 대각 스매시와 직선 공격을 섞어 야마구치의 움직임을 흔들었고, 연속 4득점으로 11-7까지 달아난 채 인터벌에 들어갔다.

야마구치도 마지막 힘을 짜냈다. 안세영이 후반 초반 연속 실점하면서 11-10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위기에서 더욱 강한 안세영이었다. 야마구치의 범실을 끌어낸 뒤 다시 공격 템포를 끌어올리며 16-11로 격차를 벌렸다.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은 장면도 나왔다. 17-13에서 긴 랠리가 이어졌고, 안세영은 코트 전후좌우를 넓게 활용하며 야마구치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끈질기게 셔틀콕을 받아내던 야마구치는 결국 안세영의 드롭샷에 반응하지 못한 채 코트에 쓰러졌다.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안세영은 20-14로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마지막 랠리에서 야마구치의 샷이 라인 밖으로 벗어나자 안세영은 두 팔을 벌리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야마구치를 상대로 최근 강세도 이어갔다. 안세영은 이번 승리로 야마구치와 통산 상대 전적을 20승15패로 벌렸고, 최근 맞대결 6연승을 질주했다. 한때 안세영에게 높은 벽과도 같았던 야마구치를 이제는 세계선수권 결승에서도 넘어서는 위치에 올라섰다.

올 시즌 성적은 더욱 압도적이다. 안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2026년 국제대회에서 44승1패를 기록했다. 유일한 패배는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에게 당한 0-2 패배다. 이후 꾸준히 정상급 경기력을 유지하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안세영은 이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올해 4월 아시아선수권까지 제패했다. 여기에 다시 세계선수권 정상까지 밟으면서 여자단식의 주요 무대를 연이어 정복하고 있다.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경기 후 안세영은 우승의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며 "파리 세계선수권에서 많은 걸 배웠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지금 우승자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패배는 오히려 이번 우승을 만드는 자극제가 됐다. 안세영은 "당시 부상으로 힘든 상황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패배했다는 사실이 정말 속상했다. 그래서 그 패배 이후 더 열심히 훈련해 왔다"고 돌아봤다. 부상과 패배를 모두 경험한 뒤 다시 세계선수권 정상에 섰다는 점에서 이번 금메달의 의미는 더욱 컸다.

준결승과 결승에서 전혀 다른 유형의 강자들을 연달아 상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안세영은 "어제와 오늘 모두 힘든 경기였지만 상대의 경기 스타일은 완전히 달랐다. 왕즈이 선수와는 긴 랠리를 많이 펼쳐야 했고, 오늘은 경기 템포가 굉장히 빨랐다. 그 스피드를 따라가는 게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을 상대로 한 정말 힘든 경기들이었지만 왕즈이 선수와 야마구치 선수 모두와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긴 랠리와 체력전을 펼치는 왕즈이에 이어 빠른 템포와 공격력을 앞세운 야마구치까지 연달아 넘어선 것은 안세영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결승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밝혔다. 안세영은 "언제든 제 점수를 잡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끝까지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1게임에서 15-16으로 역전을 허용하고, 2게임에서도 11-10까지 추격당했지만 두 차례 모두 곧바로 흐름을 되찾으며 승부를 자신의 쪽으로 가져왔다.

이번 결승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마 세 번째 정도인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안세영은 "지금까지 정말 힘든 경기가 많았지만 싱가포르와 덴마크에서의 경기가 힘들었고, 오늘 경기는 세 번째로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세 번째로 힘들었다'고 꼽을 정도의 결승전을 이겨냈다. 더욱이 이번 대회 내내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은 채 우승까지 완성했다는 점에서 안세영이 보여준 경쟁력은 더욱 돋보였다.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 출처 대한배드민턴협회

특히 올림픽과 함께 배드민턴 최고 권위의 대회로 꼽히는 세계선수권에서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2023년 한국 배드민턴 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단식 챔피언이 된 데 이어 또 한 번 정상에 서면서 자신의 시대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제 시선은 다음 목표로 향한다. 안세영은 귀국 후 왼쪽 발 부상에 대한 재활과 회복 프로그램을 이어간 뒤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예정이다.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에 성공한 안세영이 아시안게임에서도 다시 한번 금빛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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