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록 9개 '극한 스포츠맨' 비극…루게릭병 친구 위해 7495m 산 올랐다가 사망 "신기록만큼이나 주변 살피던 아름다운 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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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세계기록 9개를 보유한 '극한 스포츠맨'의 마지막 도전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해 해발 7495m 고봉에 오른 맷 도슨이 등반 도중 비극적인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대중지 '피플'은 3일(한국시간)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이자 자선사업가인 도슨이 지난달 15일 타지키스탄 이스모일 소모니봉 정상 등정을 시도하던 중 사고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도슨의 가족도 지난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비보를 전했다.
유족은 도슨이 이스모일 소모니봉 정상에 도전하며 "생애 마지막 등반을 완료했다"면서 등반 과정에서 "비극적인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도슨이 오르던 이스모일 소모니봉은 타지키스탄 파미르고원에 솟은 해발 7495m 고봉이다.
하나 이번 도전은 익스트림 산악가로서 개인 기록을 세우기 위한 등반이 아니었다.
도슨은 올여름 이스모일 소모니봉과 오조디봉, 마나슬루 등 3개 봉우리를 오르는 '3봉 도전'에 나섰다.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환자를 지원하는 'ALS 네트워크'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친구의 투병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피플에 따르면 도슨은 2022년 ALS 진단을 받은 친구이자 브로드웨이 스타 에런 라자르에게 영감을 받아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동시에 누군가를 돕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첫 번째 목표인 이스모일 소모니봉을 오르던 과정에서 사고를 입어 절친을 위한 첫 도전이 생애 마지막 원정이 돼 버렸다.
1978년생인 도슨의 이력은 독특하다.
처음부터 극한 스포츠 선수로 살아온 인물이 아니었다. 약 15년간 금융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엘리트 금융인이었다.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꾼 계기는 연이은 이별이었다.
피플은 "도슨이 어머니와 여자친구를 잇달아 잃은 뒤 오랫동안 몸담은 금융업계를 떠나 자신이 진정으로 열정을 품었던 익스트림 스포츠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그의 무대는 사무실에서 전 세계로 넓어졌다.
산악 등반을 비롯해 극지와 사막 횡단, 대양 조정까지 섭렵하며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무려 9개의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도슨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장 최근 기록은 지난해 5월 나왔다. 미국 모하비 사막을 도보로 가장 빠르게 횡단하면서 기네스 세계기록을 세웠다.
자신의 '시험'을 다른 사람을 돕는 일과 연결하는 데도 힘썼다.
2018년에는 제 이름을 딴 '도슨스 피크 재단'을 설립했다. 후원 선수들과 세계 곳곳에서 모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중이 선수들 도전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영감을 주는 게 재단 목표였다.
최후의 원정 역시 같은 연장선에 있었다.
9개의 세계기록을 보유한 도슨은 또 하나의 개인 기록 대신 ALS 환우를 위한 기금 마련을 선택했다.
비보가 전해지자 ALS 네트워크도 깊은 애도를 표했다.
ALS 네트워크는 지난달 24일 "우리의 친구이자 후원자인 맷 도슨이 타지키스탄 파미르고원에서 산악 원정을 수행하던 중 세상을 떠나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도슨이 이번 여정에 ALS 공동체를 함께 품어준 것에 깊이 감사한다"며 "그의 헌신과 관대함, 굳은 의지는 우리 단체와 그의 놀라운 삶을 지켜본 수많은 사람에게 강렬한 영향을 남겼다"고 추모했다.
20년 넘게 도슨과 인연을 이어온 배우 AJ 버클리도 고인을 떠올렸다.
버클리는 "도슨은 친구에게 중요한 날이 있다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다"며 "때로는 아무런 연락도 없이 나타나 그 순간을 함께해주곤 했다. 그게 바로 도슨이었다"며 금융인에서 익스트림 스포츠맨으로 변신한 뒤 세계 곳곳의 산과 사막, 바다를 누비던 철인의 '인생 2막'이 자타의 심금을 두루 건드리는 눈부신 호연이었음을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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