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사단이 키운 20세 소녀' 이렇게 컸다…윔블던 이어 US오픈도 폭주→64분 만에 3회전 안착 "이알라 과대평가론 다시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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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더는 '반짝 스타'라 부르기 어렵다.
알렉산드라 이알라(18위)가 뉴욕을 사실상 '필리핀 홈 코트'로 바꿔 놓으며 US오픈 3회전에 안착했다.
이알라는 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 메도스에서 열린 2026 US오픈 여자단식 2회전에서 올렉산드라 올리니코바(46위·우크라이나)를 1시간 4분 만에 2-0(6-1 6-4)으로 완파했다.
일방적이었다.
1세트부터 상대를 몰아붙여 단 한 게임만 내주고 6-1로 가져갔다. 2세트에서는 올리니코바 반격에 다소 고전했지만 우위는 잃지 않았다. 긴 랠리를 끈질기게 이어 가면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착실히 사수했고 결국 6-4로 승리 마침표를 찍었다.
스페인 테니스 전문 매체 '푼토 데 브레이크'는 이알라의 상승세에 주목했다.
매체는 "아직도 이알라의 테니스를 과소평가하거나 그가 지나치게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는다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미래의 스타가 탄생하고 있다는 신호가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올리니코바는 이알라에게 까다로운 난적이었다.
둘은 지난 5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한 차례 맞붙었다.
당시에도 롱 랠리와 접전이 이어지는 힘겨운 승부였는데 결과는 우크라이나 랭커 승이었다.
2-1(3-6 7-5 6-3)로 필리핀 신예를 돌려세웠다.
이알라는 석 달 전 '그 경기'를 자신의 성장에 주요 변곡점으로 꼽았다.
"정말 치열하고 끈덕진 승부였다. 그 뒤 코치와 많은 얘길 나눴는데 올해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경기 가운데 하나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당시 대화에서 나온 여러 약점을 개선하려고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크게 발전했다 생각한다"며 "오늘은 인내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내 플레이를 유지한 게 승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말뿐이 아니다.
최근 몇 달간 이알라가 남긴 성적표가 가파른 성장세를 증명한다.
올해 윔블던에서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이가 시비옹테크(8위·폴란드)를 일축하고 16강에 올라 세계 테니스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 번의 돌풍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워싱턴오픈에선 필리핀 선수로는 남녀 통틀어 최초로 투어 대회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제 세계랭킹 18위다. 어느새 '유망주'라는 표현보다 수준급 랭커란 수식어가 어울리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이알라 역시 자신이 달라졌음을 느끼고 있다.
"경험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 지금은 더 완성된 선수이자 더 성숙한 선수가 됐다고 느낀다"면서 "최고 수준에서 경쟁한다는 게 무엇인지 더 많이 알게 됐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도 커졌다"고 밝혔다.
이알라 성장 뒤에는 한때 세계 테니스를 호령한 '나달 사단'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 마요르카에 있는 라파 나달 아카데미에서 기량을 갈고닦았다. 라파엘 나달을 세계적인 스타로 키운 삼촌이자 명지도자인 토니 나달과도 오랜 인연을 이어 왔다.
이번 US오픈에서는 토니가 직접 이알라 경기를 지켜봤다.
이알라에겐 남다른 장면이었다.
"여기서 토니와 함께 코트에 있으니 마치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온 듯한 느낌이 든다"며 "처음 토니와 함께할 때는 항상 (스페인의) 아카데미에서였다. 이제 내가 충분한 수준까지 성장해 토니가 미국(US오픈)에서 내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특별하다"고 말했다.
코트 밖에서도 이알라 존재감은 상당하다.
특히 뉴욕에서 그렇다.
경기장 곳곳에 필리핀 국기가 펄럭였다. 수많은 필리핀계 팬이 관중석을 채워 이알라가 득점할 때마다 큰 함성을 쏟아냈다.
마치 마닐라에서 경기를 치르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알라는 "경기할 때는 외부적인 요소를 크게 생각지 않는다. 이 수준에서 테니스 경기를 치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정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관중석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성원이 어떤 의미인진 정확히 알고 있었다.
2005년생 강자는 '필리핀'을 힘줘 말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필리핀 사람이고 필리핀을 자랑스럽게 대표한다."
"오늘 관중석에는 많은 필리핀 분이 계셨다. 그들도 같은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그들을) 대표하는 것이 자랑스럽다."
이제 시선은 또 한 번의 메이저 16강으로 향한다. 이알라는 이바 요비치(14위·미국)-프란체스카 존스(104위·영국)전 승자와 3회전에서 격돌한다.
승리하면 올해 윔블던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16강을 밟는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필리핀에서 나타난 흥미로운 신예'였다.
하나 푼토 데 브레이크는 더는 이알라를 미래의 스타로만 다루지 않았다.
매체는 "이알라는 세계 테니스에서 가장 미래가 밝은 랭커 가운데 한 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면서 "동시에 이미 '현재'에도 큰 성공을 이룰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의미심장한 전망을 덧붙였다.
"2026 US오픈은 이알라가 스포츠 스타로 완전히 도약하는 (역사적) 무대가 될 수 있다. 미디어 스타로서는 이미 정상에 올라섰다"며 필리핀에서 나고 자란 샛별이 세계 여자 테니스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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