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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잘잘’은 진리일까… 갑자기 선발 하나 뚝딱 완성? 제2의 최정도 유종의 미 거둘까

작성일: 2026.09.13 17:36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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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 전향 이후 물을 만난 고기처럼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이로운 ⓒSSG랜더스
▲ 선발 전향 이후 물을 만난 고기처럼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이로운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SG의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이로운(22·SSG)은 데뷔 이후 줄곧 불펜에서 뛰었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선발로 활약했지만, 이로운 데뷔 당시 SSG 코칭스태프는 즉시 활용하기에는 불펜이 더 낫다고 봤다.

2023년과 2024년 뚜렷한 상고하저의 패턴에 고전했던 이로운은 지난해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시즌 75경기에서 77이닝을 던지며 6승5패1세이브33홀드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하며 ‘30홀드’와 ‘1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두 가지 명예로운 훈장을 모두 달았다.

그런데 이숭용 SSG 감독은 그런 이로운의 선발 전향을 애당초 생각하고 있었다.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고, 그 구종의 커맨드가 모두 괜찮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선발로 전향해도  구속 또한 시속 140㎞ 중·후반을 찍어줄 수 있는 스태미너를 가지고 있다고 봤다. 다만 올해는 아시안게임 차출이 걸린 만큼 일단 불펜으로 두고, 병역 혜택을 받으면 2027년 선발 전향을 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비록 올해 부진 탓에 아시안게임에 차출되지는 못했지만, 이는 오히려 이로운의 선발 전향을 앞당기는 요소가 됐다. 더 불펜이 있을 이유가 별로 없어진 만큼 일찍 선발로 준비시킨 것이다. 불펜에서 뛰던 선수가 갑자기, 그것도 시즌 중에 선발로 간다는 건 상당한 모험이다. SSG도 당초 올해 남은 시즌 ‘선발의 맛을 보고’ 내년으로 가는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이로운은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선발에 적응하고 있다.

▲ 이로운은 시즌 중 선발 전향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속도로 적응했고, 여기에 피치 디자인까지 다르게 가져가며 천재적인 재능을 선보였다 ⓒSSG랜더스
▲ 이로운은 시즌 중 선발 전향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속도로 적응했고, 여기에 피치 디자인까지 다르게 가져가며 천재적인 재능을 선보였다 ⓒSSG랜더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빌드업을 마친 이로운은 9월 3일 키움전에서 4이닝 2실점, 그리고 9일 두산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일각에서는 “야구는 원래 잘하는 선수가 잘한다는 격언을 다시 느낀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아마추어 시절 대형 선발감으로 활약했던 그 기질이 그대로 나왔다는 평가다. 당장 내년 SSG 선발 로테이션의 가장 큰 기대주로 떠올랐다.

선수가 들뜰까봐 아직은 대놓고 칭찬에 인색한 이숭용 감독도 내심 기대가 크다. 이 감독은 “똑똑하다. (2군에) 내려가자마자 배영수 코치한테 메시지를 보내 도와달라고 하고, 투심을 연마했다. 변화구의 로케이션 그림까지 다 그려 놓는다”고 단시간에 바뀐 모습에 놀라워하면서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도 늘려놓고 하니 던지는 체력도 예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 좋은 선발 하나가 보이기도 한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이로운의 가능성에 올 시즌 또 하나의 위안을 찾은 SSG는 또 하나의 ‘야잘잘’ 선수도 유종의 미를 거둔 채 시즌을 마치길 바라고 있다. 바로 하체 쪽의 부상이 잇따르며 현재 2군에 있는 우타 거포 고명준(24)이다. 고명준 역시 아마추어 시절부터 야구를 잘하는 천재과 유형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SSG 입단 후에도 그런 기질을 보여주곤 했다. 주로 1루로 뛰기는 했지만 입단 당시에는 3루 자원으로 분류돼 '제2의 최정'이라고 불렸고, 고명준 또한 가장 선호하는 수비 포지션으로 3루를 뽑곤 했다.

지난해 17개의 홈런을 때리며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은 고명준은 올 시즌 초반 폭발하며 구단의 기대치가 틀리지 않음을 입증했다. 3~4월 17경기에서 타율 0.365, 4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면서 좋은 활약을 했다. 하지만 불운의 사구 손 부상 이후 페이스가 뚝 꺾였고, 다시 그 페이스가 올라올 때쯤 하체 부상이 겹치면서 시즌이 미완으로 남았다.

▲ 고명준은 장타력을 갖춘 거포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구단도 미래를 내다본 재활 일정을 짰다 ⓒSSG랜더스
▲ 고명준은 장타력을 갖춘 거포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구단도 미래를 내다본 재활 일정을 짰다 ⓒSSG랜더스

고명준은 과거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중상을 당한 적이 있고, 이 때문에 하체 밸런스 유지에 계속해서 공을 들인 선수다. 코칭스태프도 관리를 많이 했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게 올 시즌 부상에서 드러났다. 7월 20일 2군행 당시 내년까지 보고 아예 긴 호흡의 재활 일정을 짠 이유다. 당초 9월 초 정도에는 복귀가 예상됐으나 재활 기간이 더 길어졌다.

전의산이 1루에 있고, 올해 고관절 수술을 받은 최정의 3루 수비 출전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SSG로서는 고명준이 3루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야 하고, 또 늘어나야 팀의 현재와 미래가 산다. 내년을 보고 더 철저하게 재활을 시키는 이유다. 다행히 최근 연습경기 및 2군 경기에 출전하며 1군에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탈락은 사실상 확정됐지만, 그래도 1군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마무리캠프로 가는 흐름이 제일 좋다.

고명준은 10일 고려대학교와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린 것에 이어 12일 두산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는 1타수 1안타 2볼넷으로 실전 감각 회복세를 알렸다. 13일 두산 2군과 경기에서도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이 감독도 이미 상태를 보고 1군 콜업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이야기한 만큼 다음 주 1군 복귀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올해 시련을 겪은 SSG의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은 끝도 중요하다.

▲ 퓨처스리그에서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다음 주 1군에 복귀해 유종의 미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고명준 ⓒSSG랜더스
▲ 퓨처스리그에서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다음 주 1군에 복귀해 유종의 미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고명준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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