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 선수 뜨면 상대가 짜증… 우리가 잘 몰랐던 1년의 몸부림, 리그 최강으로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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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우타자 대비 좌타자 타율이 더 높은 편이다. 그만큼 좋은 좌타자가 더 많다는 것이다. 그 좌타자를 떨어뜨리기 위한 ‘좌완 스페셜리스트’의 가치도 그만큼 더 크다.
그런데 요즘은 좌타자가 좌완에 그리 약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레전드 투수 출신인 이강철 KT 감독도 “좌완들이 좌타자에 약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다. 그런 가운데 이 감독이 딱 짚어 말한 선수가 있다. 바로 KIA의 ‘좌승사자’ 곽도규(22)다. 원래 좌타자에 강했던 선수인데, 올해는 더 강해졌다. 이범호 KIA 감독이 상대 좌타 라인에 가장 자신 있게 붙이는 선수고, 실제 그런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곽도규는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176,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464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10경기 이상을 소화한 좌완 중 좌타자 상대 피OPS가 가장 뛰어난 투수다. 덩달아 시즌 성적도 호조다. 12일 현재 시즌 31경기에서 24⅓이닝을 던지며 1승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1.48의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다.
곽도규는 투구폼 자체가 좌타자를 잡기 최적화되어 있다. 좌타자의 등 뒤에서 공이 날아오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는 데뷔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고, KIA 코칭스태프에서도 곽도규를 중용하게 된 주요한 원인이었다. 여기에 좌타자 몸쪽과 바깥쪽 모두를 공략할 수 있는 구종도 갖추고 있다. “짜증날 정도로 공이 안 보인다”고 입을 모으는 좌타자로서는 가뜩이나 공도 안 보이고, 공을 볼 시간도 짧은데 타깃을 어느 하나에 집중할 수 없으니 대처가 어렵다.
이동걸 KIA 투수코치는 “좌타자가 치기 힘든 유형의 투수다. 디셉션과 구질 모두가 까다롭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올해가 재활 복귀 시즌이라는 점이다. 곽도규는 지난해 시즌 중반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꼬박 1년 재활을 했다. 올해 1군 첫 등판은 5월 19일이었다. 스프링캠프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실전 감각이 좋을 수 없는 여건이다. 보통 팔꿈치 수술을 하면 2년은 자기 팔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복귀 시즌은 대다수가 ‘예열’ 정도에서 끝내는 경우가 많다. 곽도규처럼 시즌 중반 복귀면 더 그렇다. 그런데도 오히려 자신의 최고 시즌 성적을 거두고 있으니 구단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이 코치는 재활을 하면서 팔꿈치만 강해진 게 아니라고 자신한다.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진 것이 지금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코치는 “2024년 시즌 당시 필승조로 우승을 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재활을 할 때, 선수들은 복귀 후 안 좋은 모습을 걱정한다. 하지만 도규는 더 좋아질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재활 단계를 마쳤다. 코치로서 본 모습으로는 우승을 경험하고 복귀를 하는 과정에서 멘탈적으로 이룬 성장이 가장 큰 성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복합적인 요소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몰라보게 침착해졌다는 평가도 곁들인다. 이 코치는 “기술적으로는 카운트 싸움이 안 될 때 헤쳐 나가는 모습들이 좋아졌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주자가 득점권에 있어도 안정적인 모습과 제구력으로 타자를 상대한다. 이런 부분도 본인이 재활 단계에서 많은 독서와 마인드컨트롤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대견하게 바라봤다.
그렇게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까지 모두 성숙해진 곽도규는 이제 ‘좌완 스페셜리스트’의 딱지를 벗어 던지기 일보 직전이다. 좌타자뿐만 아니라 우타자에 붙여도 능히 상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가 됐다. 근래 들어 원포인트보다는 1이닝을 딱 끝내는 경우가 많아진 이유다. 올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176)이 워낙 좋아서 그렇지,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222)도 수준급이다. 오히려 좌타자보다 더 많은 삼진을 우타자에게 잡아냈다.
이 코치는 “좌타자에게 성적이 좋다보니 우타자에게도 더욱 자신감 있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모습이 좋아졌고, 포수들과의 호흡이 잘 맞고 있다”고 곽도규의 성장을 칭찬했다. KIA가 향후 10년을 이끌 불펜의 핵심 전력을 두 눈으로 똑똑하게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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