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구 피칭 하루 쉬고 161km 세이브…ML 레전드 줄소환, 776억 사이영상 투수 낭만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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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승환 기자] 1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 낭만이 넘치는 스토리가 탄생했다. 불과 이틀 전에 101구를 던졌던 선수가 불펜 등판을 차청하면서, 메이저리그 전설들을 줄줄이 소환했다.
샌디 알칸타라는 지난 2017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데뷔해 1년 만에 마이애미 말린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알칸타라는 2019시즌 단 6승 밖에 수확하지 못했으나, 32경기에 등판하며 무려 197⅓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3.88을 마크하며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마이애미는 2021시즌이 종료된 후 5년 5600만 달러(약 776억원)의 장기계약을 안기며 알칸타라의 미래를 보장했고, 알칸타라는 2022시즌 32경기에서 228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207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8을 마크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품으며 정점을 찍었다.
알칸타라는 2023시즌 7승 평균자책점 4.14, 지난해에도 11승 평균자책점 5.36으로 2년 연속으로 악몽 같은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5600만 달러의 후려치기 계약이 만료되는 올해, 알칸타라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알칸타라가 낭만 넘치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알칸타라는 지난 1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5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보통의 선발 투수라면, 최소 나흘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 그런데 17일 알칸타라가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물론 선발은 아닌 마무리였다.
알칸타라는 17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9회말 모습을 드러냈다. 알칸타라는 첫 타자 파빈 스미스에게 100마일(약 160.9km)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등 좌익수 뜬공으로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 후속타자 팀 타와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후 알칸타라는 라스 눗바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이어 나온 케텔 마르테와 승부 도중 포수 조 맥이 2루로 향하던 대주자 조던 롤러를 도루 저지로 잡아냈다. 이로써 알칸타라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세이브를 수확했다.
알칸타라가 마운드에 오른 배경에는 본인의 요청이 있었다. 마이애미의 불펜은 초토화가 돼 있다. 마무리 피트 페어뱅크스와 셋업맨 앤서니 벤더가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됐고, 지난 16일 경기에서도 불펜이 무려 8이닝을 소화했다. 이에 알칸타라가 등판을 자청했다.
미국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클레이튼 맥컬러 감독은 "오늘 알칸타라가 일찍부터 투수코치에게 와서 '불펜에서 내가 필요하다면, 그쪽으로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48시간 전에 알칸타라는 101구를 던졌는데, 오늘 밤에는 우리를 위해 경기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알칸타라는 이날 세이브로 수많은 기록들을 만들어냈다. 알칸타라는 이날 경기 전까지 205이닝을 소화하며, 내셔널리그 이닝 1위에 올라 있었다.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리그 이닝 선두(공동 포함)를 달리고 있는 선수가 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앤디 메서스미스(1975년), 필 니크로(1978년), 오렐 허샤이저(1987년) 이후 무려 39년 만의 메이저리그 역대 4번째였다.
메서스미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130승을 수확했던 선수이며, 필 니크로는 현역 시절 318승 3342탈삼진의 성적을 남겼고, 1997년 80.3% 득표율을 바탕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그리고 허샤이저는 204승을 손에 넣은 다저스 레전드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을 줄줄이 소환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만약 알칸타라가 올해 이닝 1위로 시즌을 마칠 경우 니크로 이후 48년 만에 이닝 1위 투수가 최소 한 번의 세이브까지 기록한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된다. 지금까지는 니크로 외에는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기록이다.
17일 선발 투수였던 라이언 구스토는 "알칸타라는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그는 이 클럽하우스의 리더이고, 모두가 그를 사랑한다. 알칸타라가 커리어 첫 세이브를 기록하는 모습을 모두가 지켜본 것은 정말 최고의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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