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미쳤다! 세계 정상 격파' 이준석, 韓 테크볼 사상 첫 AG 금메달...'대기업 정규직 포기→AG 챔피언'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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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신인섭 기자] 그야말로 인생 역전이다. 이준석이 테크볼 역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준석이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은 대회 첫 날 금메달 3개로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다.
이준석은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리 자릴 메즈헤르 알레야위(이라크)를 상대로 2-0(12-11, 12-5)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테크볼은 곡선형 특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축구공을 주고받는 종목이다. 축구와 족구, 탁구, 세팍타크로 등의 요소가 결합돼 있으며 손과 팔을 제외한 신체 부위를 활용해 세 차례 터치 안에 공을 상대 진영으로 넘겨야 한다. 같은 신체 부위를 연속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한 세트에서 먼저 12점을 얻고, 3세트 가운데 2세트를 먼저 따낸 선수가 승리한다.
이준석은 결승까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조별리그 5경기를 모두 2-0으로 잡으며 무실세트 전승으로 8강에 올랐고, 8강에서도 쿠다이베르디 아이다르베코프(키르기스스탄)를 2-0(12-2, 12-1)으로 완파했다. 19일 열린 준결승에서는 자이드 에이단(쿠웨이트)을 만났다. 1세트 초반 0-4로 끌려갔지만 12-10으로 뒤집었고, 2세트 3-2로 앞선 상황에서 에이단이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면서 결승행을 확정했다.
결승 진출만으로도 이미 한국 테크볼의 새 역사였다. 이준석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메달을 확보했고, 동시에 한국 테크볼 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제 초대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챔피언이라는 더 큰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준석은 21살까지 K4리그에서 축구 선수로 뛰었고 이후 족구를 거쳐 테크볼을 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잇따라 사라지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워졌고, 생계를 위해 일을 시작하며 한동안 테크볼과 거리를 뒀다. 다시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테크볼의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이었다.
선택에는 큰 대가가 따랐다. 대기업 생산직 계약직으로 일하던 이준석은 정규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기회를 내려놓고 다시 운동에 모든 것을 걸었다. 아직 국내에 실업팀도 없고 충분한 지원 체계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을 이어갔고, 사비까지 들여 테크볼이 시작된 헝가리로 전지훈련을 떠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안정적인 미래 대신 아시안게임 메달이라는 불확실한 목표를 선택한 셈이다.
이준석은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가장 힘들었던 건 미래에 대한 걱정이었다. 메달을 따지 못하면 테크볼을 알릴 기회도 사라지고 앞으로 살아갈 길도 막막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결승을 앞두고 "꼭 금메달을 따서 테크볼을 알리고 선수들이 걱정 없이 운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 상대 알레야위는 이준석 역시 경계했던 우승후보다. 두 선수는 단식에서 맞붙은 경험이 없지만 이준석은 결승을 앞두고 "잘 알고 있는 선수"라며 "오늘 경기처럼 미친 듯이 몰입해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상급 기량을 갖춘 알레야위는 결승에서도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 연속 3점을 따내며 먼저 주도권을 잡았다. 이준석도 곧바로 한 점을 만회하며 반격에 나섰다. 특히 1-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는 강하게 날아온 상대의 서브를 안정적으로 받아낸 뒤 알레야위의 실책을 끌어내며 득점했고,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이준석은 연속해서 점수를 보태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지만 중반 들어 알레야위가 다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이준석은 5-9까지 밀렸다. 그러나 이준석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 점씩 차근차근 따라붙으며 결국 9-9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강하게 때릴 듯한 동작으로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은 뒤 힘을 뺀 절묘한 연타로 허를 찌르며 역전에 성공, 먼저 10점 고지를 밟았다.
마지막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승부였다. 이준석이 먼저 11점에 도달했지만 알레야위가 추격하면서 11-11 동점이 됐다.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이준석의 과감한 공격이었다. 마지막 랠리에서 강하게 내리꽂는 공격으로 알레야위의 몸쪽을 정확하게 공략했고, 알레야위가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이준석은 치열했던 첫 세트를 12-11로 가져오며 금메달을 향해 한 걸음 먼저 나아갔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먼저 선취 득점에 성공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흐름도 좋았다. 상대의 실책이 연이어 나오면서 6-2까지 초반 격차를 벌렸다.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이준석은 9-2까지 확실하게 격차를 벌려 추격 의지를 뿌리쳤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이준석은 12-5로 승리하며 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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