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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너무 맛있어요! 이런 맛이군요" 女 에페 간판 송세라, "없었던 메달 맛보고파...그래서 독하게 했다"

작성일: 2026.09.22 22:05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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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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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코나메(일본), 신인섭 기자] 송세라가 마침내 아시안게임 개인전 정상에 섰다. 4년 전 놓쳤던 금메달을 되찾은 송세라는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송세라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키리아 티카나 압둘 라흐만(싱가포르)을 15-8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송세라에게는 국제종합대회 개인전 첫 금메달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전 결승까지 올랐으나 대표팀 동료 최인정에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신 단체전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도쿄와 2024 파리 올림픽 개인전에서는 모두 16강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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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에서는 이미 세계 정상에 섰던 선수다. 송세라는 2022 카이로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고, 올해 7월 홍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도 개인전 정상에 오르며 4년 만에 세계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나 유독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같은 종합대회 개인전에서는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갈증을 풀었다.

정상까지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송세라는 이날 오전 예선 풀리그에서 6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펜싱 개인전은 풀리그에서 5점을 먼저 획득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가린 뒤 성적에 따라 토너먼트 대진을 결정하고, 본선부터는 15점 승부로 진행된다. 송세라는 32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16강에서 타니크샤 카트리(인도)를 15-9로 꺾었다.

진짜 고비는 8강부터 찾아왔다. 세계랭킹 10위 탕쥔야오(중국)를 만난 송세라는 경기 막판 12-13으로 뒤지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연속 2점을 뽑아 14-13으로 역전했고, 다시 14-14 동점을 허용해 단 한 점에 4강행 여부가 갈리는 상황에서도 마지막 찌르기를 성공시켰다. 15-14 극적인 승리였다.

준결승은 더 극적이었다. 개최국 일본의 데라야마 다마키를 상대한 송세라는 2라운드까지 7-7로 팽팽하게 맞섰다. 이후 11-13까지 밀렸고 종료 41초를 남겨둔 상황에서도 두 점 차로 뒤졌다. 송세라는 한 점을 따라붙은 뒤 동시타로 13-14를 만들었고, 종료 4초를 남기고 기어이 14-14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고 한 점으로 결승 진출자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송세라의 칼끝이 먼저 상대를 찔렀다. 8강에 이어 또 한 번 15-14, 한 점 차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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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벼랑 끝 승부를 살아남은 송세라는 결승에서는 달랐다. 티카나에게 먼저 2점을 내주며 출발했지만 곧바로 자세를 낮춰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면서 3연속 득점으로 뒤집었다. 6-6에서 연속 2점을 가져오며 흐름을 잡았고, 8-7에서도 다시 두 점을 보태 먼저 두 자릿수 득점에 도달했다. 이후 13-7까지 달아나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까지 격차를 지킨 송세라는 15번째 득점이 완성되는 순간 금메달을 확정하고 포효했다.

경기 종료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송세라는 “4년 전에 얻지 못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또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도움이 됐다는 것에 더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항저우에서 은메달에 머물렀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은 달라졌다고 했다. 송세라는 “사실 4년 전에는 20대였다. 그때는 패기로 펜싱을 했다면, 이제는 30대가 됐다. 조금 더 성숙하게 경기하는 편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금메달이 주는 의미도 달랐다. 송세라는 “메달을 땄을 때 제일 기분 좋은 건 사실 단체전이다. 동료들과 함께 메달을 목에 건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개인전은 제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래서 이번 금메달이 저한테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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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8강과 준결승에서 연이어 15-14 승부를 펼치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오히려 그 순간 더 과감해졌다. 송세라는 “처음 대진표를 보고 쉽지 않은 상대들이 있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스스로에게 계속 ‘집중하자’고 이야기했다”며 “그냥 자신 있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1, 2피리어드에서 비슷한 스코어로 갈 때 더 불안하다. 지고 있을 때는 불안함보다 ‘더 이상 뒤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럴 때 그냥 자신 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더 과감하게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세라가 이번 대회에서 누구보다 금메달을 원했던 이유도 분명했다. 세계선수권 정상까지 경험했지만 자신의 커리어에 종합대회 개인전 금메달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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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큰 메이저 종합대회 개인전 금메달이 없었기 때문에 꼭 따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컸다”며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정말 많았다. 그 힘을 받아서 제가 뭔가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은 또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세계선수권 개인전 정상에 두 차례 올랐어도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은 자신의 이력에 없었던 메달이었다.

송세라는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은 또 다르다. 저한테 없었던 메달을 한번 맛보고 싶었다”며 “그래서 좀 독하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토록 원했던 금메달을 목에 건 뒤에는 특유의 밝은 표정도 돌아왔다. ‘금메달 맛이 어떠냐’는 질문에 송세라는 “너무 맛있다. 이런 맛이었군요”라며 웃었다. 이어 “너무 행복하다. 다들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셔서 지금은 감사하다는 말밖에 생각이 안 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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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들은 애국가는 더욱 특별했다. 세계선수권에서 두 차례 정상에 섰지만 태극기를 바라보며 듣는 이날의 애국가는 또 다른 감정을 안겼다. 송세라는 “이번 애국가는 뭔가 조금 울컥하더라.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며 “마음 깊이 들어왔던 애국가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화려한 금메달 뒤에는 자신과 싸워야 했던 시간도 있었다. 특히 재활과 펜싱 훈련을 병행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송세라는 “재활 훈련을 하고 펜싱까지 했는데 사실 재활 훈련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재활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저와의 싸움이었다”며 “그걸 잘 이겨내준 저 자신을 너무 칭찬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도운 사람들도 잊지 않았다. 송세라는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를 도와주신 분들이 정말 많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회를 앞두고 힘을 채워준 건 어머니의 집밥이었다. 송세라는 “여기 오기 전에 집에 가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었다. 그 밥이 저한테 힘이 된 것 같다”며 “그냥 김치찌개에 밥, 계란 프라이 등등을 먹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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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금메달로 만족할 생각은 없다. 송세라에게는 여자 에페 단체전이 남아 있다. 그는 지난 세계선수권에서도 대회 초반 좋은 성적을 내면서 대표팀 전체에 힘을 불어넣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송세라는 “세계선수권에서도 저희 경기가 첫날이라 ‘스타트를 잘 끊자’는 생각을 계속 품고 있었다. 세계선수권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제가 스타트를 잘 끊을 수 있어서 동료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며 “이제 단체전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마음을 놓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인전과 단체전의 차이도 이야기했다.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개인전과 달리 단체전에서는 동료들과 서로 기대고 힘을 보탤 수 있다. 송세라는 “단체전 역시 무시할 수 있는 팀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조금 더 대비를 잘해야 한다”며 “개인전은 조금 외롭지만 단체전은 팀원들과 함께 끌고 가는 경기다. 제가 기댈 수도 있고, 반대로 제가 해줘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조금 더 마음이 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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