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3년 전 "서울의 찬란한 봄 되찾겠다" 약속했던 김기동 감독, 결국 이뤘다..."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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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신인섭 기자] 입단식 당시 내걸었던 공약을 3년 만에 이뤄냈다.
FC서울은 24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1 2026' 33라운드 강원FC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서울은 20승 7무 6패(승점 67)를 기록하며 정규 라운드 최종전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강원은 11승 15무 7패(승점 48)로 리그 5위에 자리하며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게 됐다.
같은 시간 펼쳐진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가 2-2 무승부로 마무리되면서 서울의 우승이 확정됐다. 2위 울산과의 승점 차는 16점.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경쟁팀들이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하더라도 서울을 넘어설 수 없게 됐다.
이로써 서울은 2016년 이후 10년 만에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구단 통산 7번째 리그 우승이다. 서울은 1985년, 1990년, 2000년, 2010년, 2012년, 2016년에 이어 2026년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며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우승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서울은 홈경기임에도 강원의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했다. 전반 종료를 앞두고 페널티킥까지 허용했지만, 구성윤 골키퍼의 선방에 힘입어 실점 위기를 넘겼다.
전열을 가다듬은 서울은 후반에 먼저 웃었다. 후반 13분 문선민이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강원의 반격도 거셌다. 결국 후반 20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서울의 시선은 울산과 포항의 경기 결과로 향했다. 해당 경기가 2-2로 마무리되면서 서울은 강원과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1-1을 유지한 서울은 결국 10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기동 감독은 "2024년 1월 3일이었나, 이 자리에서 여러 기자분들이 계실 때 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FC서울의 찬란했던 영광을 되찾겠다, 3년 안에 우승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감독으로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승했다는 부분을 기쁘게 생각한다. 팬들에게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에 기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앞서 포항 스틸러스에서 코리아컵 우승을 경험했지만, K리그1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우승했다고 기분이 들뜨거나 하지는 않았다. 초반, 중반, 마지막에 틀을 잡아 놓고 그 안에서 작은 목표는 수정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에 왔을 때 자신 있게 우승을 말한 것이었고, K리그 우승은 그 목표 안에 있었다. 상당히 기쁘지만 다음 목표를 위해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목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코리아컵, K리그1 2연패, 3연패,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우승 등 제 안에 여러 목표가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우승을 달성하기까지 고마웠던 사람과 미안했던 사람을 묻는 질문에는 선수들을 떠올렸다. 김 감독은 "한 명을 뽑기가 어렵다. 다 고맙다. 팀에서 주장, 부주장 등 제 생각을 따라오도록 이끌어준 김진수, 최준 등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미안하기보다는 서운한 선수는 송민규다. 올해 같이 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중간에 안 갔으면 더 일찍 우승을 결정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직전 인터뷰에서 민규 유니폼을 입고 인터뷰했다. 아까 영상통화도 왔는데 머리를 검빨로 하겠다고 하더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우승을 통해 자신의 지도력을 다시 한번 증명한 김 감독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기대와 평가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답했다. 그는 "감독으로서는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이다. 서울에 와서도 많은 팬들에게 못할 때는 비난을, 잘할 때는 더 많은 칭찬을 받았다. 그게 감독의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계속해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결과로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선정했는지에 대해서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시즌 5경기가 남았는데, 구단과 잘 상의해서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가족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전했다. 이날 김 감독의 가족들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역사적인 우승 순간을 함께했다. 김 감독은 "선수 때부터 지도자를 하면서 미안하다는 말도 식상한 것 같다. 20년 동안 98%가 축구고, 1%가 가족이고, 1%가 골프였는데 아내가 서울에 간다고 했을 때 '99%가 축구고, 1%가 골프네'라고 말하더라. 3년 동안 축구에 매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지지해 주고 좋은 조언을 해주는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2024시즌 개막전에 온 이후 축구가 재미없다고 안 왔는데, 오늘 왔다. 그래도 우승할 수 있는 자리에 와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기성용이 팀에 남아 있었다면 우승 과정이 달라졌을지 묻자 김 감독은 "제가 보낸 건 아니다. 그건 확실하다. 없어서 우승했고, 있다고 못하고 그러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10년 만의 우승을 달성한 서울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 감독은 "제가 처음 왔을 때 '감독의 무덤에 내가 왔다'고 했었다. 3년 동안 느끼면서 서울이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인기 있는 선수를 데려와 관중을 많이 모이게 할 것인지, 아니면 팀을 잘 만들어서 관중이 많이 오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은 K리그를 이끌어야 하는 구단이다. 우승을 많이 해서 관중을 모아야 하는지, 린가드와 같은 선수를 데려와 관중을 끌어들일 것인지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은 시즌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ACL2로 인해 곧바로 베트남 원정을 가야 한다. 14명의 선수로 리그를 끌고 오다 보니 크고 작은 부상들이 있다. 그래서 원하는 선수들 위주로 데려가려고 한다. 리그에서는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 기존 선수들이 나갈 것 같다"고 밝혔다.
우승 직후 선수들에게 받은 헹가래에 대해서는 특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자주는 못 받지만 자주 받고 싶다. 떨어지기 싫었다.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런 기분이기 때문에 저도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그 위에 있고 싶더라"고 웃었다.
이어 "아내가 축구 끝나면(향후 은퇴) 뭐 할 것이냐고 묻더라. 공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제가 너무 축구에 매여 있으니 안타까워 보였던 것 같다. 축구를 빼고는 없는 것 같아서 다른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라고 하더라. 내려오기 싫어서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과 선수단 보강을 꼽았다. 김 감독은 "작년에는 제가 동계 인터뷰 때 우승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제가 올 때 단계별 계획을 세웠다. 5년 동안 파이널A에 들어가지 못했던 팀인데, 제가 데려온 선수들도 없다 보니 우선 6위 안에 들고, 이후 ACL 진출권, 이후 우승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들어오면서 구단과 많이 이야기해서 필요한 포지션, 척추 라인인 구성윤, 바베츠, 로스, 클리말라를 구성했다. 그러면서 상대가 당황했던 것 같고, 팀의 분위기를 가져오다 보니 좋은 결과물을 챙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서울과의 재계약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감독은 "좋은 틀을 마련해 놨고,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이 기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서울에서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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