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무관의 제왕 꼬리표 완전히 뗐다!' 손흥민 옛 동료 케인, 생애 첫 발롱도르 수상 쾌거…25년 만에 잉글랜드 선수 정상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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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무관의 제왕'이라는 오랜 꼬리표를 달고 살았던 해리 케인이 마침내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우뚝 섰다. 토트넘 홋스퍼 시절 손흥민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를 누볐던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 이적 이후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이제 축구 선수 개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발롱도르까지 품에 안았다.
케인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 팔라디움 극장에서 열린 2026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발롱도르 수상자로 선정됐다. 생애 첫 수상이다. 케인은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라민 야말(바르셀로나)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7일(한국시간) "해리 케인이 2026년 발롱도르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잉글랜드 선수로는 25년 만에 축구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개인상을 차지했다. 런던 팔라디움 극장에서 열린 화려한 시상식이 두 시간가량 진행된 뒤 마지막 봉투에서 케인의 이름이 공개됐고, 행사장에서는 열광적인 환호가 터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번 수상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잉글랜드 선수가 발롱도르를 차지한 것은 2001년 마이클 오언 이후 처음이다. 당시 리버풀 소속이었던 오언은 잉글랜드 축구의 자존심을 세웠지만, 이후 25년 동안 잉글랜드 출신 수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케인이 오랜 기다림을 끝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역사적인 기록이다. 분데스리가 소속 선수가 발롱도르를 차지한 것은 1996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마티아스 자머 이후 30년 만이다.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 선수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독일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작성했다.
수상의 결정적인 원동력은 압도적인 득점력이었다. 케인은 2025-26시즌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공식전 51경기에 출전해 무려 61골을 터뜨렸다. 경기당 평균 1골을 훌쩍 넘기는 놀라운 득점 행진이었다. 분데스리가에서만 36골을 기록하며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도 맹활약했다. 케인은 대회 전 라운드에서 득점했고, 슈투트가르트와의 결승전에서는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와 DFB 포칼을 모두 제패하며 국내 대회 더블을 달성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존재감은 확실했다. 케인은 13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하며 바이에른 뮌헨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대회 득점 부문에서는 음바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케인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하며 팀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잉글랜드는 4강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케인은 세계 최대 축구 축제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케인은 2025년 8월 이후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을 통틀어 무려 89골을 터뜨렸다. 단순히 많은 골을 넣는 데 그치지 않았다.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월드컵에서도 잉글랜드를 대회 후반부까지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유럽 무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유러피언 골든슈까지 차지했다.
특히 이번 발롱도르는 2025년 8월 3일부터 2026년 7월 19일까지의 활약을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개인 활약과 경기 결과에 미친 결정적인 영향력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였으며, 팀 성적과 우승 경력, 선수의 품격과 페어플레이 등이 차례로 고려됐다.
발롱도르는 전 세계 기자단의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남자 부문은 FIFA 랭킹 상위 100개국에서 국가별 전문 기자 한 명씩이 투표에 참여한다. 각 투표자는 최종 후보 30명 가운데 10명을 순서대로 선택하며, 1위부터 각각 15점, 12점, 10점, 8점, 7점, 5점, 4점, 3점, 2점, 1점이 부여된다. 최종 합산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케인의 수상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그의 오랜 무관 역사 때문이다. 케인은 토트넘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세계적인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수차례 득점왕을 차지했고,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유독 우승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었다.
토트넘에서는 손흥민과 함께 환상적인 공격 조합을 구축했다. 두 선수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합작 골을 만들어 낸 듀오로 이름을 남겼다. 케인은 득점뿐 아니라 연계 플레이와 기회 창출 능력까지 갖춘 공격수였고, 손흥민은 특유의 침투와 결정력으로 케인의 패스를 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개인 기록과 달리 팀 우승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2018-19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패했다. 잉글랜드 리그컵 결승에서도 정상 문턱을 넘지 못했다. 케인은 세계적인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우승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케인은 2023년 여름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독일 무대 첫 시즌에도 바이에른 뮌헨이 주요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서 케인의 무관 징크스는 한동안 계속됐다.
기다림은 2024-25시즌 끝났다. 바이에른 뮌헨이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케인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오랜 시간 자신을 따라다녔던 '무관의 제왕'이라는 수식어에서도 마침내 벗어났다.
그리고 불과 1년 뒤 케인은 더 높은 곳에 도달했다. 2025-26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더블을 이끌었고, 압도적인 득점 기록을 바탕으로 발롱도르까지 차지했다. 우승을 위해 토트넘을 떠났던 선택이 세계 최고의 개인상 수상으로 이어진 셈이다.
시상식 무대에 오른 케인은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정말 감격스러워서 할 말이 없다. 오늘 밤 제가 발롱도르 수상자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순간이다. 무엇보다 런던에서 시상식이 열렸다는 점이 저에게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며 "저에게 투표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지금 바이에른 뮌헨 동료들과 세계적인 선수들이 함께하고 있는 이 자리에서 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속팀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케인은 "먼저 바이에른 뮌헨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바이에른 뮌헨이 없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제가 이적한 순간부터 저를 믿어줬고, 최고 수준에서 경쟁할 기회를 줬으며, 더 나은 선수가 되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뱅상 콤파니 감독을 만난 후 저는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그리고 리더로서도 발전했다. 콤파니 감독의 빠른 쾌유를 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친정팀 토트넘 홋스퍼도 언급했다. 케인은 "잉글랜드 국가대표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여정에 함께한 모든 분께도 감사드린다. 조국을 대표하는 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예 중 하나였다"며 "토트넘도 빼놓을 수 없다. 11년 전 제 여정이 시작된 곳이다. 토트넘에서 많이 배우면서 성장했고, 토트넘 덕분에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꿈을 가진 어린 소년을 믿어준 토트넘에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가족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케인은 아내 케이트를 향해 "당신은 언제나 내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고, 내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희생했다. 당신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트로피는 우리 둘이 함께 축하해야 할 트로피다"라고 말했다.
자녀들에게는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의 성장 과정을 돌아보며 "내 여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정상에 올랐던 아이가 아니었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의 최고 선수가 되기 위해 싸워야 했다. 회복력과 결단력,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케인은 발롱도르에 앞서 올해의 남자 공격수에게 주어지는 게르트 뮐러 트로피도 수상했다. 한 시상식에서 최고의 공격수와 최고의 선수라는 두 가지 영예를 동시에 누리며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밤을 완성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여자 발롱도르 수상자도 발표됐다. 스페인 여자 축구의 간판스타 알렉시아 푸테야스가 개인 통산 세 번째 발롱도르를 차지했다. 푸테야스는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다시 한번 세계 최고의 여자 축구 선수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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