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1승 122패' 현역 프로 복서 있었다…'왜 조롱받으면서 싸우느냐' 물었더니, 돌아온 충격적인 대답

작성일: 2026.10.30 13:43 김건일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1승 122패 '저니맨 복서' 제이크 폴라드.
▲ 1승 122패 '저니맨 복서' 제이크 폴라드.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1승 122패. 일반적인 선수라면 은퇴를 고민하고도 남을 전적이지만, 영국 출신 복서 제이크 폴라드(34)는 오히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고 있다.

영국 매체 더선은 30일(한국시간) 1승 122패라는 독특한 전적을 가진 폴라드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폴라드는 영국 브래드퍼드 출신으로, 2018년 10월 아마추어 성격의 화이트칼라 복싱 무대를 떠나 프로복싱에 뛰어들었다.

이후 약 8년 동안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무려 122차례 패했다. 하지만 폴라드에게 패배는 직업을 그만둘 이유가 아니다. 오히려 그가 프로복싱에서 맡고 있는 역할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폴라드는 이른바 '저니맨(Journeyman)' 복서다. 프로복싱에서 저니맨은 주로 신인이나 유망주를 상대로 경기를 치르는 경험 많은 선수를 의미한다.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실전 경험을 제공하고, 경기 운영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유망주를 육성하려는 프로모터들은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을 곧바로 강한 상대와 붙이기보다 경험이 풍부한 저니맨과 대결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저니맨은 패배가 쌓이더라도 꾸준히 경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폴라드 역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연평균 15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거의 격주로 링에 오르는 셈이다.

최근에는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다니엘 뒤부아와 파비오 워들리의 헤비급 타이틀 재대결 언더카드에 출전해 매니 사파리와 맞붙었다. 결과는 또다시 패배였다.

경기를 앞두고 폴라드의 전적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조롱이 쏟아졌다. 승리는 한 번뿐인데 패배가 100번을 훌쩍 넘는다는 사실이 일부 팬들에게 웃음거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정작 폴라드는 이러한 반응에 개의치 않는다. 더선과 인터뷰에서 "프로복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다면 저니맨에 대한 나쁜 글을 쓰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아무리 무례한 말을 하더라도, 그런 글을 읽을 때 내 눈에는 '나는 프로복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로 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폴라드가 이처럼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복싱을 통해 얻는 수입과 생활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경기 한 번에 1000파운드(약 190만 원)가 넘는 대전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꾸준히 경기를 치르면서 벌어들이는 수입 덕분에 본업인 편자공 일도 필요할 때만 하고 있다. 편자공은 말의 발굽을 관리하고 편자를 제작하거나 부착하는 직업이다.

▲ 제이크 폴라드(왼쪽)는 1승 122패 전적에도 프로 복서로서 커리어가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 제이크 폴라드(왼쪽)는 1승 122패 전적에도 프로 복서로서 커리어가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폴라드는 "나는 혼자서 주택담보대출을 감당하고 있다. 아들은 라플란드에 두 번 다녀왔고, 디즈니랜드에도 갔으며, 스페인에도 여러 차례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에게는 오토바이도 있고, 원하는 것은 거의 다 있다. 나와 배우자도 정말 좋은 삶을 살고 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투모로우랜드에도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복싱이 단순한 취미나 부업이 아니라 가족의 생활을 책임지는 중요한 수입원이 된 것이다.

폴라드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평생 하루도 일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말을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복싱을 시작한 뒤 그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복싱으로 충분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편자공 일을 꼭 해야 할 필요가 없다.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가끔 몇 가지 일을 하지만 반드시 일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집 대출을 갚고, 가까운 사람들을 돌보고, 원할 때 여행까지 갈 수 있다. 나에게는 고민할 이유가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폴라드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링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유망주들이 자신의 경기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폴라드는 "정말 즐겁다. 내가 상대했던 선수들 가운데 지금도 연락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들은 나와 싸우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이 내 의견을 물어보기도 하고, 코치들도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묻는다. 그들이 배우도록 돕는 것이 내 일이다. 내가 경기에서 발견한 부분을 알려 주는 것도 그 과정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직업이 주는 특권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 제이크 폴라드(왼쪽)는 1승 122패 전적에도 프로 복서로서 커리어가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 제이크 폴라드(왼쪽)는 1승 122패 전적에도 프로 복서로서 커리어가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링에 오를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위험에 빠지지 않고 싸울 수 있는 한 계속할 것이다. 만약 정기적으로 심한 타격을 받기 시작한다면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주변에는 은퇴할 때가 됐다고 말해 줄 좋은 사람들이 있다. 적어도 200경기는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40세까지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폴라드는 "40세가 많게 들릴 수 있지만, 지금 나는 34세이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금이 가장 좋은 상태다. 복싱 실력도 지금이 최고"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지난 토요일에도 수준 높은 선수와 싸우면서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았다. 그것이 내 복싱 능력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