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탈락 예감하고 있을 때, 영웅이 등장했다… 구속은 떨어져도, 클래스는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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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삼성과 플레이오프 2·3차전에서 연이어 진 KIA는 한 판만 더 지면 탈락하는 위기에 몰려 있었다. 그리고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4차전에서 실제 열세에 몰리면서 탈락이라는 단어가 더 크게 다가왔다.
1-1로 맞선 6회 최형우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하면서 다시 리드를 내준 상황이었다. 기세가 삼성으로 넘어갔다. 최형우가 삼성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더 뼈아픈 홈런이었다. 최형우에게 흔들린 곽도규가 김영웅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는 더 심화됐다. 이 시점, 삼성의 산술적인 승리 확률은 64.2%까지 올라갔다.
추가 실점은 말 그대로 탈락을 의미할 수 있었다. 삼성은 불펜에 원태인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펜 싸움에서도 삼성에 이긴다고 장담할 수가 없었다. 실점하지 않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여기서 이날 역전승의 숨은 영웅이 등장했다. 곽도규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우완 조상우(32)가 그 주인공이었다.
사실 부담이 컸을 상황이었다. 강민호가 이날 정상적인 스윙을 못 보여줘도 오히려 간결하게 맞히는 스윙으로 안타 두 개를 뽑아낸 상황이었다. 그리고 조상우는 3차전에서 1⅓이닝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KIA는 이 타이밍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가 경험을 갖춘 조상우라고 믿었다.
조상우는 1차전 승리 당시 7회 마운드에 올라 박승규 강민호라는 우타자들을 모두 뜬공으로 요리하는 등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기억이 있었다. 3차전에서도 7회 2실점을 하기는 했으나 그 이전인 6회에는 김영웅을 병살타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긴 바 있었다. 주자가 있을 때는 구위도 중요하지만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조상우는 4차전 등판 후 강민호를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삼성의 기세가 병살타로 가라앉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1-2로 뒤진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류지혁 이재현 김지찬을 모두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고 1이닝을 순식간에 삭제했다. KIA가 숨을 돌릴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조상우가 삼성 타순의 분위기를 식히자 KIA는 1-2로 뒤진 7회 반격에서 상대 3루수 김영웅의 실책으로 벌어진 삼성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3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를 뒤집은 것은 타자들이었지만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번 것은 조상우였다. KIA는 그렇게 4-2로 이기고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사실 이날 구속만 놓고 보면 우리가 알던 조상우가 아니었다. 한창 때 시속 150㎞의 빠른 공에 엄청난 무브먼트를 가진 패스트볼로 리그를 평정했던 조상우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제는 그런 위압감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구속은 시속 140㎞ 중반으로 떨어졌다. 심지어 이날은 최고 구속이 141㎞에 불과했다. 심지어 ‘어디 아픈가’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 수치였다.
그래서 예전에 비하면 인플레이타구가 더 늘어나고, 그 인플레이타구의 운에 따라 경기 결과가 요동치는 상황이 많이 생긴다. 하지만 선수가 결과로 말하는 것이라면, 조상우는 자신의 자리를 묵묵하게 지키며 팀에 공헌하고 있다. 정규시즌 72경기에서도 63이닝을 던지며 21개의 홀드와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운이 따랐든, 그렇지 않든 결과는 결과였다. 그리고 그 결과가 가장 필요한 시기가 바로 이 포스트시즌이다.
KIA는 지금 불펜 계획이 다소간 흐트러진 상황이다. 삼성 좌타 라인을 요격할 선수로 이의리 곽도규 김범수까지 세 명의 선수를 마련해 놨으나 세 선수의 성적이 다 신통치 않다. 이의리는 경기마다 기복이 있었고, 한창 좋을 때 구위가 안 나오는 곽도규는 4차전에서도 최형우에게 홈런을 맞는 등 부진했다. 김범수는 가장 마지막 카드다.
즉, 지금 KIA 불펜은 마무리 전상현을 제외하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카드들이 다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상우가 중심을 잡아주면 한결 더 수월하게 불펜 운영을 할 수 있다. 결과를 내는 클래스를 계속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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