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외인이 있나, "태인이에게" 페덱 직접 손 편지 썼다…불펜 등판 자처까지, 삼성에 진심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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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최원영 기자] 이런 선수가 다 있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투수 원태인(26)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 투구 수 88개로 호투했다.
삼성은 원태인에 이어 선발투수 크리스 페덱(30)을 불펜으로 등판시켰다. 페덱이 4이닝 무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50개로 완벽한 투구를 뽐내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은 12-1 대승으로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2014년 이후 12년 만에 팀 통산 9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완성했다. 원태인이 선발승, 페덱이 세이브를 챙겼다.
우승 후 원태인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우승과 관련된 사진, 영상 등을 여러 개 게시했다. 그 중엔 페덱이 직접 써준 편지도 있었다. 영어와 한국어로 각 한 장씩 적혀 있었다. 한국어 버전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태인이에게. 오늘 행운을 빌어! 네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몇 가지 생각을 전해주고 싶어. 우선, 오늘 너 자신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마.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받아들여.
네가 어렸을 때를 한 번 떠올려 봐. 3만 명의 팬들 앞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공을 던지는 꿈을 꾸던 어린아이였을 때 말이야. 그 어린아이는 오늘 네가 서 있는 이 자리에 설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을 거야. 태인아 너는 바로 이 순간을 위해 평생을 노력해 왔어. 너는 이 순간을 누릴 자격이 있고 네가 우리의 '푸른 피의 에이스'인 분명한 이유가 있어!
오늘 내가 너에게 주고 싶은 도전 과제는 아주 간단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BE PRESENT)' 이미 던진 공을 걱정하지도 말고, 다음 이닝을 미리 생각하면서 너무 앞서가지도 마. 중요한 공은 네가 방금 던진 공도 아니고, 앞으로 던질 공도 아니야. 제일 중요한 건 오직 지금 네가 던지려고 하는 바로 그 공 하나야!
네가 해온 준비 과정을 믿고, 네가 가진 구위를 믿어.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승부해. 마지막으로 네가 왜 이 야구라는 경기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기억해. PIZZA POWER -페덱이-"
원태인은 페덱의 편지를 올리며 "내 마음속 최고의 투수 페덱"이라는 한마디를 달았다. 파란색 하트 이모티콘도 함께였다. 올해 포스트시즌 원태인은 불펜으로 뛰었다. 마무리투수 김재윤의 부상 이탈로 대신 중책을 맡았다. 구원투수로도 꽤 많은 공을 던졌지만 짧은 휴식 후 5차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페덱의 응원에 힘입어 멋진 투구를 선보였다.
페덱은 올 시즌 후반기 대체 외인으로 삼성에 합류한 선수다. 오자마자 "대구에 우승을 선물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들려줬다. 결국 그 약속을 지켰다. 특히 한국시리즈 2차전서 7이닝 1실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삼성이 4차전서 승리해 시리즈 전적 3승1패가 되자 페덱은 먼저 코칭스태프를 찾아갔다.
그리곤 "5차전에 불펜으로 등판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우승 후 페덱은 "어떻게든 우승에 도움이 되고 싶었고, 공을 던지고 싶었다. 팀에서도 이기고 있는 상황이면 구원 등판할 준비를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페덱은 누구보다 삼성의 우승에 진심이었다. 원태인에게 전한 편지에서 그 진심이 가득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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