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초심 잃은' 레알 마드리드, 공격만 해선 승점을 못 따요
작성일: 2017.03.03 06: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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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는 2일(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6-17 시즌 프리메라리가 25라운드 라스 팔마스와 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가레스 베일의 어리석은 퇴장으로 위기에 처했고 1-3까지 뒤졌던 경기를 따라간 것은 칭찬할 점이다. 그러나 수비 불안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반 10분 세르히오 라모스는 경솔하게 타나의 공을 단번에 빼앗으려다가 실패하면서 실점했다. 후반 10분엔 역습 때 미드필더의 수비 가담이 부족해 페널티킥의 빌미를 줬다. 4분 뒤엔 마르셀루가 케빈 프린스 보아텡을 대인 마크하는 데 완전히 실패하면서 3번째 골을 내줬다.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수비 문제를 줄곧 노출했다.
연기됐다가 지난달 23일 열린 16라운드 발렌시아전에서 1-2로 패했고, 27일 열린 비야레알과 24라운드에서도 0-2까지 뒤지며 패배 위기에 놓였다가 3골을 넣으며 겨우 역전승했다. 지네딘 지단 감독도 라스 팔마스전을 마친 뒤 “예전만큼 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 경기 동안 전반전에 부진했다”고 인정했다.
45경기 연속으로 골을 터뜨리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5경기에서 13골을 터뜨렸다. 10경기를 살펴봐도 28골을 기록했다. 경기당 2골 이상 터뜨리고 있는 공격력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공격 일변도의 전술에 대해선 돌아봐야 한다. 하위권 팀들을 이겨 승점 3점을 벌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력을 고려하면 급하게 경기를 운영할 필요는 없다. 천천히 기회를 봐도 충분히 득점을 낼 수 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상황과 관련없이 공격에 무게를 싣는다. 마치 뒤지고 있는 팀인 것처럼.
수비의 궁극적인 목표는 실점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는 공을 빼앗기 위해 수비를 한다. 대인 마크는 허술해졌지만 여전히 공을 빼앗기 위해 쫓아다닌다. 개인 기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공의 소유를 되찾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한 번 뚫리기 시작하면 치명적인 위기를 맞는다. 전방 압박에서 ‘역습’이 시작된다고 해도 기본적으론 상대의 빌드업을 불안하게 해 수비를 더 쉽게 하기 위한 것이다.
두 측면 수비수의 지나친 공격 가담도 문제다. 골이 필요할 땐 전진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경기에선 측면 수비수들은 리드를 잡은 뒤에도 지속적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더구나 마르셀루와 다니 카르바할이 동시에 공격에 가담하고 중앙 수비수 2명만 수비 라인을 지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세르히오 라모스와 라파엘 바란 역시 공격 성향이 있는 중앙 수비수다. 여기에 중앙 미드필더들이 모두 공을 쫓아 움직이다 보니 간결한 패스로 역습을 전개하는 팀의 공격 속도를 누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가 많다. 애초에 상대에 찬스를 너무 많이 허용한다.
지단 감독이 부임한 직후 레알 마드리드는 수비에 무게를 두고 역습을 펼치는 경기 전략으로 효과를 봤다. BBC(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삼총사는 공격력이 뛰어나지만 수비 가담이 거의 없다.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수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형태다. 지단 감독이 취한 전략은 적합했다.
그런 레알 마드리드의 강점이 잘 나타난 경기가 바로 12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였다. 3-0으로 완승을 거둔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뒤 수비에 무게를 두고 역습으로 효과를 봤다.
지난달 16일 나폴리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는 선제 실점했지만, 차근차근 경기를 운영하면서 3골을 만들고 역전승했다. 전력이 떨어지는 팀이라고 해서 무작정 공격을 할 순 없다. 추가 실점하지 않고 쫓아가는 것이 정석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수비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위권 팀들은 '수비에서 3골 먹으면 4골 넣으면 된다'던 전 한국 A 대표 팀 조 본프레레 감독의 전략이 적합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안정적으로 승점 3점을 벌어야 하는 팀이다. 기복 없이 일정한 결과를 내기 위해선 수비를 안정시키고, 필요한 득점을 만들어 내면 충분하다. 레알 마드리드의 목표가 골을 많이 넣는 것인지, 승점 3점을 얻는 것인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지단 감독 부임 뒤 레알 마드리드는 승승장구했다. 균형 잡힌 공수 덕분에 ‘잘 풀리던 집’ 레알 마드리드는 공격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했다. ‘초보 감독’ 지단 밑에서 조심스럽지만 집중력 있게 경기를 풀던 시절을 잊어버렸다. 모든 일이 잘되다 보면 조금씩 기본을 잃게 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엔 처음과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공을 빼앗아 공격할 생각밖에 없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과 지단 감독은 처음을 기억해야 한다.
[영상] [라리가] '잘나가던 집' 레알 마드리드, 초심 잃은 수비 ⓒ스포티비뉴스 이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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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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