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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스리백과 포백 사이, 숫자 놀음서 '봉동이장'이 웃었다 (영상)

작성일: 2017.04.03 07: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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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장군을 부르니 멍군을 불렀다. K리그의 대표 명장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과 FC서울 황선홍 감독의 지략 싸움에서 '봉동이장' 최 감독이 싱긋 웃었다.

전북 현대는 2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4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승리했지만 어려운 경기였다. 불안한 뒷문 단속에 나선 서울이 수비적 안정감을 찾았다. 전북은 날개 공격수들이 없어 단조로운 공격을 펼쳤다. 세트피스에서 재미를 봤다. 김진수는 전반 40분 서울의 골대 오른쪽을 꿰뚫는 환상적인 프리킥을 선보였다. 절묘하게 수비를 피했고 골대 바로 앞에서 바운드해 골키퍼가 막기는 더욱 어려웠다.

전북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1골 차 리드를 지키고 4경기 무패를 달렸다.

▷ 익숙한 전술로 - 포백 전북, 스리백 서울

황선홍 감독은 황현수 카드를 깜짝 기용하면서 스리백 전환을 시도했다. 지난 시즌 말에도 서울은 스리백과 포백을 오갔다. 2017 시즌을 앞두고 포백을 주전술로 삼았다. 그러나 시즌 개막부터 불안한 뒷문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수비 라인을 높이 올리고 경기를 하다가 공격에서 실수가 나오면 역습에 많은 위기를 노출했다. 스리백은 A매치 기간 동안 서울이 준비한 카드였다.

그러나 전북이 전반전을 완전히 압도했다. 김보경-신형민-장윤호 3명 전북 미드필더 조합이 이석현과 주세종 2명이 배치된 서울 중원을 눌렀다. 김민재와 임종은은 적극적인 수비로 서울의 원톱 박주영을 괴롭혔다. 강한 압박으로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전반 40분 김진수가 프리킥 골까지 성공시키면서 내용도 결과도 모두 잡았다.

서울은 포메이션 변화로 수비 안정감은 찾았지만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더구나 세트피스에 무너지면서 추격을 해야 했다.

▲ "오오렐레" 전북이 4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장군멍군 - 투톱 전환 서울, 스리백 전환 전북

황선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상호를 빼고 데얀을 투입했다. 전반엔 박주영이 전북의 중앙 수비수 2명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윤일록 역시 중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3-5-2 포메이션에 가까운 상태로 변화를 시도했다.

서울은 후반 6분 데얀과 주세종이 연속해 날카로운 슛을 시도하면서 경기 흐름을 바꿨다. 데얀과 박주영이 각각 김민재와 임종은을 1대1로 상대하고 윤일록이 폭넓게 움직였다. 전반전 견고하기만 했던 전북의 방패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을 전북이 아니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13분 에델과 고무열을 빼고 에두와 이용을 투입했다. 이용이 들어오면서 최철순이 스리백 가운데 스토퍼로 자리를 옮겼고 이용이 측면에 배치됐다. 스리백 맞불이었다. 효과는 빨리 나타났다. 스리백이 박주영과 데얀 2명의 공격수를 막으면서 수비가 안정감을 찾았다.

공격도 살았다.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미드필더 장윤호도 적극적으로 침투했다. 후반 18분 이용이 오른쪽을 돌파한 뒤 연결한 크로스를 에두가 왼발 발리슛했다.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23분에도 역습 때 이용이 오른쪽을 완전히 뚫었다. 

최 감독이 선수와 포메이션 변화로 서울 쪽으로 기울던 추를 가운데로 돌려놨다.

전북이 노련했다. 전북은 서두르지 않고 경기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 막판엔 역습으로 오히려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에두의 날카로운 슛이 골대를 맞거나 유현 골키퍼에 걸린 것이 옥에 티였다. 그러나 전북이 승점 3점을 따기 위해선 1골 차 리드도 충분했다.

▷ 숫자 놀음이라지만, 포메이션은 중요해

포메이션을 숫자 놀음이라고도 한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하지, 어떤 식으로 선수들을 배치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맥락이다. 그러나 포메이션은 분명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준다.

서울의 스리백 전환의 성과는 수비적 안정감이다. 오스마르와 김동우의 뒤를 더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황현수가 지켰다. 뒷문 불안을 해결하고 나니 미드필더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수 있었다. 문제는 미드필드에 2명만 배치하면서, 전북과 중원 싸움에서 밀렸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숫자 싸움에서 졌다.

전북도 스리백 전환으로 투톱을 잡았다. 김민재는 "투톱 변화와 함께 공격수를 1대1로 막다 보니 공간이 많이 나더라. 스리백으로 바꿨으면 했는데 전술 변화를 지시하셨다"며 스리백 전환과 함께 수비가 안정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사실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이 박주영, 데얀 투톱 가운데 1명을 잡는다면 포백으로도 충분히 투톱에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신형민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된 윤일록을 따라다녔다. 결국 스리백 전환이 전북 수비에 여유를 준 것은 사실이다.

최근 스리백은 포백보다 더 유연한 전술적 변화가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수비수라는 생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수비에 신경을 쓰면서도 적극적인 위치 변화 등 자율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앞으로도 스리백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겠다고 밝혔다. 최 감독 역시 부상 선수가 많은 가운데 스리백과 포백을 상대와 상황에 맞게 구사하겠다고 했다. 한동안 스리백, 포백의 '숫자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 최강희 감독의 전술적 대응이 전북의 승리를 지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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