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박민규의 MLB 스포일러] 류현진vs쿠어스필드, 로키 산맥을 정복하라

작성일: 2017.04.07 07:00 박민규 칼럼니스트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스포티비뉴스=박민규 칼럼니스트]2년의  공백 기간을 딛고 돌아온 류현진의 올 시즌 첫 등판일이 확정됐다. LA 다저스 게임 노트에 따르면 5선발로 예고된 류현진의 올 시즌 첫 등판일은 8(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 상대 원정 경기다. 류현진은 복귀 후 첫 경기부터 쿠어스필드에 등판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렸다.

 

해발 1,609m에 있는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왜 그런 것일까. 로버트 어데어 교수의 야구의 물리학에 따르면 높은 고도에서 패스트볼은 15cm 가량 더 빨리  포수 미트에 도달하지만 회전이 밋밋해진다고 한다. 변화구 또한 각도가  20cm 줄어들어 그 위력이 20%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마그누스 힘이 감소되는 한편 포수의 미트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져 중력의 영향을  받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어난다.


쿠어스필드에서 투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고도가 높은 곳일수록 물체에 작용하는 감속력이 떨어져 야구공이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가기 때문이다.

 

지난해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경기의 OPS는 0.853, 경기당 평균 득점은 6.08(985득점)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장 가운데 가장 높았다. 평균자책점(5.81)도 마찬가지로 가장 높았다. ESPN에 따르면 지난해 쿠어스필드의 득점 팩터는 1.368이다. 1.3 이상의 득점 팩터를 기록한 구장은 쿠어스필드가 유일하다(2위 체이스필드 1.225).

 

● 지난 5년간 쿠어스필드의 득점 팩터(2012-2016/ESPN)

2012년 : 1.579

2013년 : 1.273

2014년 : 1.501

2015년 : 1.436

2016년 : 1.368

 

쿠어스필드의 악명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이다. 1995년 개장한 쿠어스필드는 첫해부터 128의 파크 팩터를 기록하며 그 악명을 알리기 시작했고 2001년까지  7시즌 동안 단 한번도 120 이하의 파크 팩터를 기록한  적이 없다.

 

당시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였던 대릴 카일과 마이크 햄튼은 콜로라도 이적 후 부진을 거듭했다. 1997년  19승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던 카일은 콜로라도 이적 첫해인 1998, 13승을 거뒀지만 17패를 했고 평균자책점은 5.20(FIP 4.69)까지 치솟았다. 마찬가지로 1999년과 2000년  37승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고 이후 2년간 콜로라도에서 뛴 햄튼 역시 쿠어스필드에서는 21승 28패 평균자책점 5.78로 맥을 추리지 못했다.

 

다른 우수한 투수들도 쿠어스필드의 악몽을 피해 갈 순 없었다. 통산 355승의 그렉 매덕스와 216승의 커트 실링은 쿠어스필드에 등판한  경기의 평균자책점이 각각 5.19(85이닝) 5.51(85이닝)로 뛰어올랐다.  페드로 마르티네스 또한 쿠어스필드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

 

그렇다면 아시아 투수들은 어땠을까. 박찬호의 쿠어스필드 평균자책점은 6.06(65.1이닝)으로 그가 50이닝  이상 던진 구장 가운데 가장 좋지 않다. 노모 히데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쿠어스필드 역사상 유일한 노히트 경기를 펼친 노모의 평균자책점은 8.05. 이는  현재까지 쿠어스필드에서 10차례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 가운데 브라이언 렉커(10.16)에 이어 두 번째로 좋지 않은 기록이다.




류현진은 콜로라도를 다섯 번 상대했다. 하지만 쿠어스필드 등판 경험은 20146 7, 한 번 뿐이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쿠어스필드에서 류현진이  던진 공들의 무브먼트는 매우 무뎠다. 2014년 전반기, 류현진의 패스트볼과 커브의 수직 무브먼트는 9.33-7.38이었다. 쿠어스필드에서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는 9.11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커브는 -4.93으로 떨어지는 각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어데어 교수의 야구의 물리학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에서 6이닝 동안 2점만을  내주며 호투했고 시즌 7승째를 거뒀다. 당시 류현진이 호투하는 데  큰 몫을 한 것은 슬라이더였다. 체인지업은 홈런을 포함해 안타 3개를  내준데 반해(6타수 3피안타), 슬라이더는 2루타 하나만을 내주고 8타수 1피안타로 콜로라도 타선을 꽁꽁 묶었다.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는 쿠어스필드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지금까지 통념이었다.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의 무브먼트가 무뎌지는 조건에서 체인지업을 통한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리고 쿠어스필드에서 유일하게 두 번의 완봉승을 거둔 톰 글래빈과 콜로라도  소속으로 통산 86승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한 호르헤  데라로사가 그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그러나 2015년에 도입된 스탯캐스트가 밝혀 낸 것은 쿠어스필드에서 체인지업은 효과적이지 않다이다. 지난 2년간 콜로라도 투수들이 원정 경기에서 구사한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0.258이었지만  쿠어스필드에서는 .289에 달했다. 타자들의 상대 성적 역시  다르지 않았다. 콜로라도 타자들이 원정 경기에서 체인지업을 상대로 타율 .236을  기록한 반면 쿠어스필에서는 .285로 투수들의 피안타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많은 이들이 익히 알고 있던 사실과는 달리 쿠어스필드에서 슬라이더와 커브는 충분히 위력적이다.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투수들의 슬라이더와 커브의 피안타율은 각각 .244와  .223였다. 콜로라도 타자들의 경우 커브의 상대 타율이 .277로 평균 이상이었지만 슬라이더를 상대로는 .252에 그쳤다. 쿠어스필드에서 슬라이더는 홈 팀에나 원정 팀에나 모두 비교적 효과적이었던 것이다.


▲ 콜로라도 투수와 타자의 홈, 원정 구종별 상대 타율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류현진은 쿠어스필드라는 큰 산을 넘는 것 외에도 놀란 아레나도와  카를로스 곤잘레스가 이끄는 무시무시한 타선과 싸움에서 이겨야만 한다. 8, 과연 류현진은 악몽을 이겨 내고 로키 산맥을 정복할 수  있을까.

 

※ 참조 : baseball-reference, fangraph, baseball savant, ESPN


[사진] 류현진 ⓒ Gettyimages


[표] COL 선수들의 구종별 홈, 원정 성적 ⓒ 박민규 칼럼니스트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