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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제국에게서 구로다 히로키의 향기가 난다

작성일: 2017.04.27 06: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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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5전 5승,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하고 있는 LG 류제국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히로시마의 '의리남' 구로다 히로키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2012년 일본 '주간 베이스볼'과 인터뷰에서 "싱커가 좋을 때는 내가 보기에 별로 움직이는 것 같지 않은데도 빗맞은 타구가 나온다. 오히려 움직임이 커지면 타자에게 간파당한다"고 말했다. 

'얼마나' 꺾이는가보다 '언제'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는 얘기, 그래서 요즘 LG 류제국에게 구로다의 향기가 난다.

류제국은 26일 SK전에서 6이닝 1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9-0 승리를 도와 시즌 5승째를 거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 대신 그에 버금가는 커터(최고 구속 137km)로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공략했다. 평소와 달리 커브를 줄이고도 삼진은 여전히 많았다. 평균자책점은 2.79로 낮췄다.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여전히 140km 아래다. 류제국은 "138, 139km 정도 찍힌 게 대부분 커터였다. 오히려 135km 정도 나오는 게 포심 패스트볼이다. 아무래도 두 구종의 구속이 비슷하면 타자들이 중심에 맞히기 더 힘들 거다"고 얘기했다. 

▲ 구로다 히로키 ⓒ 한희재 기자

다시 2012년 구로다의 이야기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 커터를 던진 건 메이저리그 첫 시즌부터다. 그때는 빠르면서도 크게 움직이는 공을 원했다. 그러다 보니 타자들이 알아채고는 흘려보내는 일이 늘었다. 타자 가까이서 살짝 움직이는 느낌으로 바꿔 던졌더니 상대가 커터를 의식하면서 스플리터나 싱커도 살아났다."

류제국의 공 역시 마찬가지다. "제 눈에는 휘는 게 안 보이니까 135km짜리를 왜 못 치는지 모르겠다. 우리 더그아웃에서도 타자들이 그런 말을 한다. 그럼 포수 (정)상호 형이나 (유)강남이가 타자 바로 앞에서 휘는 공이라고 얘기해 준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무브먼트 증가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류제국은 "무브먼트를 활용하니까 볼카운트가 불리해도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다. 볼카운트 3-1이 돼도 가운데를 보고 던진다. 타자들은 칠 상황인데 빗맞는 공이 나오니까 경기를 쉽게 풀어 나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LG 류제국 ⓒ 곽혜미 기자
류제국은 "커터를 잡고 던져도 투심 패스트볼처럼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공들이 있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자기도 모르는 공? 구로다의 의견을 따르자면 이건 문제가 안 된다.

구로다는 히로시마 복귀를 결정한 2015년 인터뷰에서 '움직임을 살리는 공을 던지다 보면, 예를 들어 바깥쪽 낮은 곳을 노린 투심 패스트볼이 생각보다 더 빠지는 일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 정도는 상관없다"고 답했다.

"포심 패스트볼도 100% 자신이 원하는 곳에 던질 수는 없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정확하게 제구된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끌어내야 좋은 투수로 인정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거다." 

류제국이 '승리 요정'으로 돌아온 비결을 구로다는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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