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포커스] '7전 8기 오뚝이' 설재훈의 새로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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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버틸 때까지 버텨보려고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 영화 '파울볼' 中
희망을 버리지 않은 이에게 그가 간절히 바랐던 '어떤 일'이 일어났다. 지난 1월 SK 와이번스에 입단하면서 프로 진출의 꿈을 이룬 외야수 설재훈(28)의 이야기다. 19세에 처음 도전했던 프로 유니폼을 28세가 되어서야 입었다. 7전 8기의 드라마였다.
설재훈은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주제로 한 영화 '파울볼'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그는 당시 원더스 감독이었던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과 함께 영화에서 가장 많은 장면에 등장했다.
이에 대해 설재훈은 "얼마 전 예비군에 갔더니, 이름표를 보고 알아봐 주는 사람이 몇 명 있더라고요"라며 웃었다. 그리고 "그래도 야구 선수니까, 야구 잘해서 알려져야죠"라고 말을 이었다.
광주 진흥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설재훈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야구공을 놓지 못한 그는 전역 후 일본 독립구단 '코리아 해치'에 입단했다. 그러나 해치 구단이 해체하면서 팀을 잃었고 국내로 돌아와 프로 문을 두드렸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설재훈은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지난 2012년 원더스의 창단 멤버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설재훈은 "초창기에 숙소에 들어갈 수가 없었고 돈도 없어서 안형권(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고시원에서 지냈다"면서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프로 사관학교'가 모토였던 원더스에선 이희성을 시작으로 여러 선수가 프로 진출의 꿈을 이뤄냈으나 설재훈에겐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끝까지 버텼음에도 프로행 티켓은 그를 외면했다.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여러 선수가 야구를 포기하고 다른 길을 택했지만, 설재훈은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3년 동안 원더스에서 버텼고, 다음해, 그다음 해에도 원더스에서 프로에 도전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원더스가 해체를 선언했고, 결국 설재훈은 해치에 이어 두 번째 해체라는 아픔을 겪으면서 원더스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게 됐다.
소속팀을 잃어도 설재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희망을 품고 버티겠다"라고 말한 그는 원더스가 해체 후 모교인 진흥고등학교에서 연습을 계속했다. 그러던 도중 SK가 테스트를 제안했고 입단까지 이어졌다. 오랫동안 품어온 그의 염원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설재훈은 "믿기지 않았죠. 한 두 달 지나니까 실감 나더라고요"라며 입단 당시를 떠올렸다. 그만큼 그에게 프로 유니폼은 간절했다.
SK에 입단한 설재훈은 지난 겨울 대만 전지훈련에서 캠프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올 시즌 퓨처스 리그에서도 4월 중순까지 3할에 가까운 타율을 유지하면서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갑자기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서 타율이 1할 때까지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다리 부상까지 입으면서 재활조에 편성됐다.
몸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이날 설재훈은 연습에 구슬땀을 흘렸다. 일과를 마친 후 집에서도 스윙 연습을 한다는 그의 손바닥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28세의 나이에 꿈을 이뤄낸 열정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이어서 프로 정착을 위한 계획을 물었다. 설재훈은 자신의 강점은 '수비'에 있다고 자신했다. "원더스에서부터 수비는 확실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서 "어린 선수들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장타력으로 차별성을 두는 것이 목표다. 올 시즌엔 근력을 늘리고 장타력을 키우는데 주안점을 둘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또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세스페데스는 육중한 체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력과 함께 뛰어난 민첩성으로 발군의 외야 수비를 자랑하고 있는 선수. 결국, 설재훈의 목표는 장타력과 수비력을 갖춘 외야수다.
쉼없는 도전 끝에 SK 유니폼을 입으면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입증한 설재훈. 프로라는 새로운 출발점에선 그의 힘찬 도약을 기대해본다.
[사진] 설재훈 ⓒ 한희재 기자
[영상] 설재훈 인터뷰 ⓒ 스포티비뉴스 영상편집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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