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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일문일답] '현역 은퇴' 이승엽 "심장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기분"

작성일: 2017.10.03 15:45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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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 ⓒ 대구,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심장이 하나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최종전이자 은퇴식을 앞두고 심경을 밝혔다.

이승엽은 KBO 리그 자타 공인 최고 타자다. 통산 타율 0.302 2,154안타 465홈런 1,495타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3일 경기 성적에 따라 더 상승할 수 있다. 통산 안타는 리그 3위, 홈런 2루타 타점 누타 모두 리그 전체 1위다. 현역 선수들과 차이가 커 누구도 깨기 힘들어 보인다.

다음은 이승엽 일문일답이다.

-아침 기분은 어땠는지?

기분이 별로다. 마지막이니까 야구장에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저한테는 심장이 하나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야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준 것이고 너무 많은 것을 줬기 때문에 다시는 안 할 생각을 하니 아쉽다. 어제까지는 전혀 못 느꼈는데 기분이 씁쓸했다.

-가족들과 나눈 대화가 있는지?

오늘은 따로 없었다. "다녀올게"라고 이야기하고 이따 보자고 말했다. 어제 아내가 아쉽다. 서운하다고 이야기했다. 그게 당연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경기 목표는.

어제까지는 안타 홈런을 치고 싶었는데 지금은 오늘 하루를 부상 없이 잘 보내고 싶다. 열심히 뛰는 것 보여드리고 싶다. 안타 치고 못 치고를 떠나서 23년을 잘 마무리하는 경기다. 사람들에게 팬들에게 가슴 속에 이승엽이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을 전달해드리고 싶다.

-3번 타자 1루수로 나서는 기분은?

감사하다. 구자욱이 3번에서 5번으로 갔다. 우리 팀 3번 타자는 구자욱이다. 오늘 하루를 위해서 바꿔줬다. 감사하다. 가장 좋았을 때가 삼성 라이온즈 3번 1루수였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오더를 짜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눈물이 날 것 같은지?

사실 은퇴 세리머니 할 때 가슴 찡한 적이 몇 번 있다. 그때는 잘 참았다. 울지 안 울지는 잘 모르겠다. 그 상황이 와봐야 알 것 같다. 냉정하게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은퇴 인사 따로 준비했는지?

지금도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 생각했던 말은 1/10도 못할 것 같다. 감사했던 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 야구 선수로서는 더이상 말씀드릴 게 없을 것 같다. 감사한 마음을 전할 뿐이다.

-일본 쪽에서도 왔는데 일본에도 인사 부탁한다.

8년 생활했다. 열성적인 팬들 많이 봤다. 2군에서도 원정 응원 오신 팬들이 많았다. 그분들께 감사하다. 팬 여러분에게 모두 만족을 시켜드리지는 못했지만 은퇴하게 됐으니 감사했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일본에서 활약을 돌아본다면.

내 기대에 못 미친다. 2군 시간도 많았고 한국에서처럼 폭발력을 갖지 못했다. 42살까지 뛸 수 있었던 비결은 일본에서 실패하면서 나태해지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성공은 아니더라도 공부를 하고 왔다.

-선수 이후 계획은?

정말 고민하고 있다. 주위 분들과 상의를 하고 있다. 여기서 아직 결정 나지 않았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 공부도 생각하고 있고 해설도 생각하고 있다. 다른 길도 있다.

-어떤 분께 가장 감사한지?

건강한 신체를 주신 부모님이다. 결혼해서는 아내가 야구 선수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16년 동안 큰 부상 없이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해줬다. 가족에게 첫 번째로 감사하다. 경상도라서 직접, 앞으로도 말할 기회는 없겠지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야구 쪽에서는 많은 분이 계신다. 한 분씩 꼽기에는 너무 많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지도자 쪽에서는 투수에서 타자로 바꿔주신 박승호 코치님, 형같이 도와주신 박흥식 코치님, 홈런 타자로 만들어 주신 백인천 감독님, 지바 롯데에서 정신 무장을 도와주신 김성근 감독님, 한국에 돌아올 수 있게 해주신 류중일 감독님, 김한수 타격 코치님 잊을 수 없는 존재다.

-키 플레이어로 활약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비결은(대만 매체)

국가 대표로 가면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야구 선수로 나간다.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실패 실수를 많이 했지만 한 번씩 극적인 장면에서 홈런, 안타를 칠 수 있었던 비결은 대한민국만 갖고 있는 선후배 관계가 단기전에서 집중력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강하다.

-선수로서 수많은 기록이 많다. 애착 가는 기록은?

한국시리즈 2002년 우승이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56홈런이 저에게는 최고의 홈런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그전에 54호로 끝났던 시즌이 있다. 아쉬웠던 해다. 그것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올려야 한다고 목표를 갖고 있었고 FA 되던 2003년도 마지막 날 첫 타석에서 쳤다. 딱 14년 전 어제(10월 2일)다. 만약 55개에서 끝났다면 제 평생 그런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가장 값지고 좋은 홈런이다.

-대구시민운동장, 라이온즈파크 추억이 있다면?

부끄럽지만 시민야구장이 너무 낙후된 곳이다. 라커룸에서 밥을 먹고 거기서 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좋은 야구장을 홈으로 써보고 싶었고 이 구장에서 2년 동안 생활하면서 좋았다. 좋은 시설에서 야구했는데 성적이 나지 않아 송구스럽지만 과도기는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떠나지만 후배 선수들이 좋은 야구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프로 야구 전체 선수들이 반성해야 할 문제가 많다. 한 명의 잘못이 아니다. 주위가 잘못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생각하고 있다. 어린이 팬들이 많다. 보고 배워야 할 것을 선수들이 생각해야 한다. 저도 팬들에게 원하는 100%를 해드리지 못했다. 후배들이 팬들과 가까이하면서 특히, 어린이 팬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을 때 '구자욱 같은 야구 선수'라는 대답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팬들에게는 홈런 잘 치는 선수로 생각하실 것 같다. 최선을 다했던 선수. 모범이 됐던 선수. 그런 선수로 되고 싶다.

-대표 팀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다면?

23년을 했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 힘들었던 순간은 시드니 올림픽 3위 결정전에서 삼진 3개 당하고 네 번째 안타를 쳤을 때 희열. 만약 제가 못 쳐서 팀이 졌다면 책임은 내가 가장 많다고 생각했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한국 후배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제가 외국에서 뛰고 있었는데 팀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았다. 후배 선수들 볼 수 없었다. 마지막 타석에 홈런을 쳐서 이겨서 너무 기쁘고 행복했었던 날이다. 스포트라이트를 제가 다 받았지만 모든 고생은 후배들이 했다. 그때 2008년 베이징 멤버가 국가대표로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음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조언들을 많이 듣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생각이 드는지?

집에 있으면 많이 지루할 것 같다.(웃음) 야구 선수가 활동적이고 출장도 많다. 야구 말고는 골프를 좋아한다. 집에서 보내줄지는 모르겠지만 골프 많이 치면서 당분간 야구 쪽으로 쉬면서 다른 모습을 찾아보고 싶다. 안정되면 일 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겠다.

-아내가 시구하는데 가르쳐 줬는지?

집에 말랑한 공이 있다. 던져 봤다. 올스타전은 큰아들, 마무리를 아내가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처음 구단이 의견을 물었을 때 흔쾌히 찬성했다. 제가 없었을 때 아버지가 하신 적이 있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시포를 할 예정인데 공이 뒤로 빠지지 않도록 온몸으로 막겠다.

-이승엽에게 야구란?

제 인생이고 제 보물이다. 야구를 제외하고 제 이름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꿈이 야구 선수였고 야구 선수가 됐고 한국 최고가 됐고 야구를 통해서 얻은 것이 너무 많다. 평생 죽을 때까지 야구인으로 살 생각이다. 어떤 식으로든 대한민국 야구를 위해서, 야구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길을 찾겠다. 야구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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