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MVP⑤]'최다 수상' 이승엽이 말하는 "최고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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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홈런왕이 MVP에 유리하다는 공식을 만든 선수였다. 빼어난 실력과 바른 성품은 언제나 팬심을 그에게 향하도록 만드는 힘이 있었다.
2001년 부터 2003년까지는 3년 연속 수상을 했으며 총 5회의 영광을 안았다. 누구도 이승엽 만큼 많이 MVP에 오른 기록을 갖고 있지 못하다.
5번 모두 영광스러운 자리였겠지만 그에게 보다 특별한 순간이 있을 듯 했다. 그래서 물었다. "그렇다면 이승엽에게 있어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이승엽은 잠시 주저함도 없이 "첫 MVP를 탔던 1997년"이라고 답했다.
이승엽은 원래 투수였다. 우용득 감독과 박승호 코치의 권유로 타자로 전향했으며 백인천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로 빠르게 성장했다.
다시 백 감독은 이승엽에게 "넌 양준혁을 넘어설 수 있는 최고의 타자"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믿지 않았다. 양준혁은 너무 멀리 있는 산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97년 MVP는 그런 이승엽에게 자신감을 안겨준 계기가 됐다. 이승엽은 "그 해 MVP가 된 후 처음으로 최고라는 자리가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최고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믿음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다. 잊을 수 없는 수상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경쟁자도 쟁쟁한 선수였다. 불펜 투수로 20승을 달성한 김현욱과 경쟁에서 이기며 MVP가 됐기에 더욱 값졌다.
이승엽은 "김현욱 선배는 내 고교 6년 선배였다. 대 선배를 이겼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첫 MVP하면 빼 놓을 수 에피소드도 있다. 바로 차에 관한 것이었다. 당시 삼성 숙소 생활을 했던 이승엽에겐 차가 없었다. 그런데 당시 MVP 부상이 대형 세단이었다. 여기에 이승엽은 모 스포츠 전문지가 시상하는 MVP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해 중형 세단을 탔다. 한꺼번에 차가 두 대다 생긴 셈이었다.
이승엽은 용기를 내 아버지에게 차를 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엄했던 아버지는 그 당시만 해도 차를 허락하지 않았다. "숙소 생활에 무슨 차가 필요하느냐"는 한마디로 이승엽을 제압(?)했다.
이승엽은 결국 몇년이 지난 후에야 차를 손에 넣고 마이카 족에 가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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