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톡] 두산 박건우의 2017년 '아프니까 청춘이다'
작성일: 2017.11.10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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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좋은 성적을 낸 기쁜 마음보다 팀이 필요할 때 잘하지 못했다는 아쉬운 마음이 컸다. 두산 베어스 3번 타자 박건우(27)는 부지런히 다음 시즌 보완할 점을 찾아 나섰다. 그는 "선구안, 출루, 수비, 클러치 능력까지 조금씩 다 보완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힘들었던 기억뿐"이라고 할 정도로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바짝 깎기도 했다. 아픈 만큼 성장했다. 박건우는 5월부터 조금씩 타격감을 찾아 나가면서 시즌 끝까지 맹타를 휘둘렀다. 131경기 타율 0.366 OPS 1.006 20홈런 78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구단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타율 부문 2위에 올랐다. 올해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한 자리를 노리기 충분한 성적표다.
박건우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시즌 초반 고전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음 시즌에는 같은 패턴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부지런히 준비할 생각이다. 박건우는 "핑계지만 대표 팀에 다녀오면서 올 시즌은 준비를 많이 못했다. 다음 시즌은 많이 준비할 수 있으니까 남들보다 2배로 더 훈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박건우와 일문일답.
Q. 시즌을 마치고 어떻게 보내고 있나.
쉬면서 한국시리즈 때 다쳤던 오른쪽 옆구리 치료를 받았다. 계속 치료만 받다가 이제 웨이트트레이닝에 들어가려고 한다.
Q. 지난 2시즌은 우승을 하고 비 시즌을 맞이했는데, 올해는 준우승을 했다.
올 시즌 전까지 2015년과 2016년 2번 포스트시즌에 가봤는데 다 우승했다. 2등은 처음 해봤다. 좋은 성적이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2등이 더 힘든 거 같다. 한국시리즈 다 끝나고 선수단 미팅을 하면서 다들 많이 마음 아파했다. '내가 조금 더 잘했으면 우승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마음이 컸다.
Q. 포스트시즌에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다가 한국시리즈 막바지에 주춤했다.
올해 정규 시즌 때 KIA전 성적이 좋아서 욕심을 더 부린 거 같다(KIA전 14경기 타율 0.446 7타점). 차분하게 했어야 했는데,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던 거 같다.
Q. 민병헌은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후배들이 지는 데 익숙하지 않은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게 부족한 거 같다. 이기고 있으면 신나서 하는데, 지고 있을 때는 오히려 분위기를 잘 끌어올리지 못하는 거 같다. 부족했다.

올 시즌 정말 힘들었다. 물론 야구를 못했던 시기(2군 시절)가 더 길었으니까. 그때로 돌아가면 그때가 더 힘들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어릴 때부터 머리를 자르라고 해도 절대 안 잘랐다. 혼나도 버텼다. 그런데 시즌 초반 안 맞을 때 외야에서 옆머리를 만지고 있는 내가 너무 한심했다. '옆머리를 왜 만지고 있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들어서 바로 머리를 밀었다. 머리를 민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답답했다. 성적을 떠나서 정말 힘들었다. 시즌 끝나고 '잘 견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어느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나.
시즌 초반에는 다른 사람들이 다 내 욕을 하는 거 같고, 야구장에 나오면 괜히 눈치가 보였다. 우리 팀 안에서 내가 적인 거 같았다. 잘하고 싶은데 안 되니까. 그때 힘들었던 기억이 너무 크게 남았다.
Q. 어떤 점이 가장 괴로웠나.
4월에 정말 못했다. 폼이 이상하거나 어디 안 좋은 점이 있으면 그걸 파고들어서 고치면 되는데, 폼이 나쁜 것도 아닌데 안 맞아서 더 힘들었다. 방망이가 너무 돌아 나온다거나 하체가 무너졌거나 그러면 죽어라 연습하면 고쳐지는데 그런 게 아니었다. 그때는 멘탈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거 같다.
Q. 그래도 올해 만족스러운 기록을 얻지 않았나.
좋은 성적이 나왔고, 기록도 세워서 정말 좋다. 또 부모님께서 기뻐하셔서 좋았다.
Q. 특히 20-20은 더 기분 좋은 기록일 텐데, 20번째 홈런 공을 돌려준 팬에게 '수능 대박' 메시지를 적은 배트를 선물했다고 들었다.
캠프 때부터 1년 동안 연습 할 때 쓴 올 한 해를 정말 잘 견뎌준 방망이를 준비했다. 새 방망이가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올해 잘 버텨준 기가 좋은 방망이를 전달해서 수능을 잘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수비하러 나갈 때 전광판을 한번씩 보는데, 3번 자리에 내 이름이 들어가 있으면 '내가 저 자리에 있어도 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 시즌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3번 타자로 나간다면 지금보다 타점을 더 많이 올리고, 중요한 상황에서 더 쳐야 한다. 모두가 기대할 때 칠 수 있는 3번 타자가 되고 싶다.
Q. 중견수 박건우는 어땠나.
솔직하게 내가 10개 구단 중견수 가운데 수비를 가장 못한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진짜 그렇게 느낀다. 하지만 투수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의지는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다.
Q. 다음 시즌 보완하고 싶은 점은.
선구안을 보완해서 더 많이 출루하고 싶다. 조금 더 뛰는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수비도 더 많이 보완해야 하고 다 부족하다. 조금씩 다 보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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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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