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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현장] 스케치: 여유로운 콜롬비아와 여유롭고 싶은 한국

작성일: 2017.11.10 06:00 조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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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조형애 기자] '여유'에도 급이 있는 것일까. 한국과 콜롬비아의 여유는 깊이가 달랐다. 콜롬비아는 여유로워 보였고, 한국은 여유로워 보이고 싶어 보였다.

한국과 콜롬비아의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 9일 열린 기자회견과 훈련에서의 일이다. 콜롬비아 대표팀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도발아닌 도발로 취재진을 다소 놀라게 했다. 크게는 두 가지다. "한국 전력 분석에 어려움이 없었다"는 말 하나, "황희찬이 소집 명단에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가 둘이다.

명단 분석·맞춤 전술 분석 NO…아시아 팀 전력 탐색이 목적

카메라 앞 바짝 선 콜롬비아 선수단…라틴 음악으로 분위기 UP

그만큼 콜롬비아는 한국이라는 상대가 아닌 상황에 집중하고 있었다.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아프리카 팀, 유럽 팀을 평가전에서 만났고 그 다음 아시아 팀들(한국·중국)을 만나 대륙간 전력을 탐색하는 게 그들의 '큰 그림'이다.

페케르만 감독도 이번 평가전 의미에 대해 "아시아 축구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다양한 국가 대표와 뛰는 게 경험이 된다. 그것이 월드컵 준비 단계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즐기면서 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짧게 공개된 훈련에서도 여유가 넘쳤다. 취재진 인근에서 몸을 푸는 동안 웃음꽃이 피어났다. 전날(8일) 컨디션 조절 차 훈련에 불참했다던 후안 콰드라도 얼굴에선 피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훈련을 마치고 난 뒤에는 흥이 폭발했다. 괴성에 가까운 환호성에 귀를 의심할 정도. 선수들은 라틴 음악을 틀어 놓고 씼고 짐을 정리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우승했을 때 라커룸을 연상케하는 광경이었다.

한국도 다소 부담을 털어낸 듯 했다. 그동안 수심이 가득했던 신태용 감독은 부쩍 밝아진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표정이 편안해졌다'고 하니 신 감독도 부인하지 않았다. "소집 이후 선수들 행동이나 플레이를 보니 '아, 이제는 팀이 만들어지는 구나' 생각이 들어 편해졌다. 믿는 구석이 생기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 ⓒ연합뉴스

긴장 속 되찾은 조금의 여유…신태용 감독 "믿는 구석 생겼다."

선수단 분위기 질문에 '국가대표 책임감' 언급한 주장…15분 훈련은 멀찍이서

온전한 여유일 리는 없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신태용호 출범 이후 승리는커녕 박수받을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벌써 4경기 째다.

언뜻 그동안 좋지 않았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언급들이 이어졌다. 먼저 신 감독은 "결과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면서 결과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동안 '이기는 경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등 분명한 의사를 드러내 온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여기에 "소집되기 전까지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주장 기성용 역시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기도 했지만,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선수단 분위기를 전하는 그의 대답은 '기승전-책임감'으로 귀결됐다.

"10월 달엔 모두가 소집되지 못했다. 그래서 팀이 하나가 되지 못한 것 같다. 당시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때보다는 현재가 조직력인 면에서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팀 분위기도 나아졌다. 물론 지난 경기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이번 두 경기가 중요하다.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면 자신감이 생기고, 팬들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에게 달려 있다."

훈련은 예정대로 15분이 공개됐지만 확인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취재진과 멀찍이 떨어져 서서히 몸을 달구는 것까지 딱 15분이 걸렸다.

여유가 몸에 배어있었던 콜롬비아와 새 코칭스태프 합류·최정예 멤버 소집으로 여유를 찾은 한국. 그 여유의 간극을 확인한 경기 하루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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