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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뷰] 아르헨티나의 고민: 조합은 '이상적' 파괴력은 '기대 이하'

작성일: 2017.11.12 07:00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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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넬 메시(오른쪽)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세계 축구에서 공격진의 이름값만 따지면 아르헨티나를 따라올 나라는 없다. 선수 구성과 조합은 이상적이다. 후반 막판 결승 골을 기록한 세르히오 아구에로를 대신해 들어온 선수가 파울로 디발라다. 마우로 이카르디는 결장했고, 곤살로 이과인은 소집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그런 팀이다. 

아르헨티나가 11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년 11월 A매치 친선경기 러시아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후반 41분 아구에로가 가까스로 득점을 올렸다.

▲ 러시아 V 아르헨티나 ⓒ김종래 디자이너

강팀을 상대하는 약팀의 전술 중 하나. 극단적인 '텐백.' 러시아는 홈이지만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작정하고 나왔다. 최전방 공격수 표도르 스몰로프를 포함한 전원이 하프라인 밑으로 내려왔다. 

아르헨티나는 전진하기 어려웠다. 공간이 없었다. 뒤에서 볼을 돌리는 시간만 길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전반 21분 앙헬 디마리아의 슛, 전반 25분, 45분 아구에로의 결정적인 슛 두 방이 있었다. 

후반엔 메시가 1대 1 기회에서 칩슛을 시도했다. 궤적상 득점을 장담할 수 없지만, 그마저도 골라인을 넘지 못했다. 러시아 수비가 달려들어 걷어냈다. 후반 24분 디마리아가 박스 안 왼쪽에서 여유 있게 시도한 슛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이 경기 유일한 득점은 후반 41분 나왔다. 역습 상황에서 측면에서 크로스가 날카로웠고, 아구에로가 집중력을 갖고 두 차례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바르셀로나처럼 메시를 중심으로 공격을 펼친다. 다만 메시가 대표팀에서 볼에 관여하는 빈도가 더욱 높다. 아르헨티나 대표 팀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같은 '마법사'가 없다. 메시가 볼을 배급하고 찌르는 등 모든 공격 상황에 관여한다. 반대로 메시에게 더 많은 볼이 집중되면 상대 팀은 수비하기 쉬워진다. 

러시아는 메시가 볼을 잡으면 기본적으로 2명 이상의 선수가 진을 쳤다. 쉽게 다리를 뻗지 않고 메시의 동선과 볼의 이동 줄기를 막고 버텼다. 메시가 횡패스를 하는 경우가 잦았고, 전진 패스를 하더라도 세기와 각도가 안정되지 않았다. 아구에로 등 전방에서 메시와 2대 1 패스를 받으려는 시도가 번번이 차단됐다. 메시가 바르사 동료와 자주 펼치는 2대 1 패턴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의 공격이 중앙에만 집중되면서 측면 공격 활로가 꺾였다. 중앙이 막히면 측면으로 벌려 크로스를 올리거나 방향 전환으로 상대 수비를 헤집을 필요가 있다. 역습도 하나의 방법이다. 메시가 중심이 돼 볼을 잡으면 중원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볼의 스피드가 살지 못한다. 중앙 일변도의 공격은 러시아에 수비하기 편한 상황을 만들어 줬다. 경기 내내 디마리아아와 에두아르도 살비오가 측면에 벌리고 있었지만, 허수아비처럼 서 있었다. 빠른 전환과 측면 크로스 없이 오로지 중앙 공격만 했다. 메시 중심의 공격은 종종 동료 선수들의 재능을 깎아 먹는다.  

▲ 2014년 월드컵 우승 좌절을 경험한 메시

이 경기에서 새롭게 시도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저먼 페첼라-니콜라스 오타멘디가 준수한 수비력을 보였지만,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16강 이상 오르면 강팀이 즐비하다. 선제 실점할 수 있다. 러시아와 경기처럼 공격수들이 이름값을 하지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다. 

러시아전은 아르헨티나를 상대하는 팀들에 힌트를 준 경기다. 아르헨티나가 선제골을 이른 시점에 넣으면, 만회 골을 위해 나와야 하기 때문에 메시의 발이 빛날 가능성은 높다. 아르헨티나의 대량 득점이 터질 수 있다. 다만 러시아전처럼 득점이 터지지 않으면 오히려 메시 중심의 공격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득점이 터지지 않으면 아르헨티나의 메시 의존도는 점점 높아진다. 상대는 메시만 차단하면 된다. 

메시는 월드컵 왕좌를 노린다. 메시가 바르사에서 역사적인 8관왕을 달성했을 땐 챠비 에르난데스, 이니에스타처럼 차이를 만들고 도움을 줄 동료가 있었다. 메시는 최근 3년 동안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월드컵 준우승, 코파 아메리아 준우승 2회를 경험했다. 결정적인 순간 고꾸라지는 경우가 잦았다. 클럽팀과 전혀 다른 선수가 되는 아구에로, 이과인의 문제도 있지만 과정의 문제도 있었다. 기존 아구에로, 이과인과 새롭게 합류한 이카르디와 디발라 등 신예 공격수를 잘 조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메시는 매 경기 초인적으로 활약할 수 없다. 동료에게 짐을 덜어 주고, 득점 루트를 여러 개로 분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메시 홀로 많은 것을 짊어지고 경기를 펼치면 지난 3년에 벌어진 시행착오를 다시 되풀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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