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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BC 결산②] 다큐멘터리 한일전 속에서 보인 '인프라 차이'

작성일: 2017.11.20 06:01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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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이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다. 0-7로 완패하며 준우승을 거둔 한국 선수들이 도열해 시상식을 바라보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기본기 차이, 실력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뒤에는 '인프라 차이'가 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 결승전에서 0-7로 졌다. 지난 16일 일본과 예선 1차전에서 한국은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7-8로 진 뒤 결승전에서 다시 무릎을 꿇으며 완벽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과거 국제 대회에서 한국은 늘 일본을 괴롭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초창기였던 2006년과 2009년에 일본을 가장 괴롭혔던 팀이 한국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을 무너뜨렸고 최근에는 프리미어12에서 일본 잔칫상을 차렸던 도쿄돔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제 대회 상대 전적을 따졌을 때 한국은 일본과 대등하게 설 수 있는 라이벌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성적으로 봤을 때 NPB(일본 프로 야구)는 KBO 리그보다 한 수 위다. 

선수층 두께가 다르다. 한국과 일본 아마추어 야구 인프라 차이는 야구팬들이라면 대개 알고 있다. 일본은 16만 명이 넘은 고교 야구인이 4,136개 학교에서 치고 달리기를 하는 나라다. 모두가 프로 선수를 꿈꾸는 야구인은 아니지만 야구와 함께 학창 시절을 보낸다. 한국 고교 야구팀 74개. 여기서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찾아서 육성해야 한다.

이번 대회 한일전만 봤을 때 두 팀 차이는 기본기에 있었다. 결승전 일본 선발 투수인 다구치 가즈토는 빼어난 제구력을 앞세워 한국 타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반대로 한국 마운드는 제구 불안에 '초구 볼'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예선 1차전도 결승전도 초구 볼은 심심치않게 나왔다. 불리하게 시작한 대결 결과는 좋지 않았다. 반대로 일본은 타자와 대결을 시종일관 유리하게 끌고 갔다.

결승전 4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나온 희생번트 수비 역시 기본이라는 두 글자에 어울리지 않았다. 포수 한승택은 애초에 2루로 던지겠다는 마음을 먹은 듯 타구를 향해 뛰어갔고 이미 늦은 2루로 던져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대개 희생번트는 '내주고' 1사 2루에서 후속 타자를 상대하라고 한다. 상대가 아웃 카운트 하나를 버려가며 주자 진루로 연결하는 게 희생번트다. 오히려 수비 쪽에 도움을 주는 일이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지만 1사 2루보다 무사 1루 득점 확률이 높은 것은 이미 통계로 나온 사실이다. 아웃 카운트를 차분히 늘려야 하는 상황. '승부수'를 띄우기에는 이른 경기 초중반이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기본에서 벗어난 수비인 것은 사실이다.

일본은 안정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긴 시간을 투자해 선수 육성에 힘을 쏟는다. 선수 발굴부터 육성과 데뷔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은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다. 선수를 '제대로' 키울 시스템을 갖춘 일본은 기본에 충실한 선수 육성을 위해 노력한다. 
▲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이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다. 7-0으로 완승하며 우승을 거둔 일본 선수들이 헹가래를 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반대로 한국은 늘 '열악'이라는 두 글자를 달고 다닌다. 좋지 않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기본기를 갖추지 않은 채 프로로 넘어온다. 야구 선수 기본은 하체 움직임이다. 송구, 타격, 주루, 투구 모든 분야에서 하체 움직임이 기초다.

그러나 제대로 하체 운동을 하지 않고 프로에 입문하는 선수들이 많다.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야구 선수로 보내고 프로에 온다. 프로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수학을 포기했던 문과생이 경영학과에 입학해 미적분을 교수님께 배우는 과거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한국 선동열 감독은 "체력 훈련보다 기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하체를 쓰지 않고 상체로 던지는 투수가 많아 투구 밸런스가 맞지 않고 부상자가 나온다"며 지적한 바가 있다. 국가대표 감독이 직접 밝힌 기본기 부족을 말해주는 사례다.

이제껏 한일전은 역사적 배경과 함께 극적인 요소가 녹아든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우리는 객관적 전력 차이를 지우는,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에 열광하며 그 드라마를 지켜봐 왔다. 이번 대회는 달랐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아닌 차이를 실감하게 만드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 전체적인 면에서 일본에 열세였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차이는 인프라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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