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 특별기고] 희망-실망 교차 중국전, 템포 조절-창의적 용병술 과제 남겼다
작성일: 2017.12.10 12:22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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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겨냥하는 한국 축구 대표 팀에 가장 중요한 시험 무대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는 이번 대회 전 경기를 단독 생중계하는 SPOTV의 특별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다시 잡은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관전평과 제언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명지대 신문선축구연구소가 제공합니다.<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신문선 SPOTV 특별 해설위원] 8일 한국-중국전은 실망-희망-의심을 모두 보여 준 드라마 같은 경기였다. 김신욱과 이재성은 각각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이며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까지 전북 김신욱이 아닌 국가 대표 김신욱의 활용에는 의문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중국전에서는 의문점을 기대감으로 바꾸었다. 공중볼뿐만 아니라 빠르고 섬세한 발 기술을 보이며 국가 대표 로서 활용 가치를 증명했다 손흥민 파트너의 임무와 더불어 다양한 전술적 활용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재성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격의 구심점이 됐다.
‘신태용호’는 경기 초반과 후반에는 실망과 의구심을 들게 했지만 경기 중반 50분간은 앞으로 남은 북한, 일본전 선전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보였다.
◇실망스런 10분, 월드컵 최종 예선 이하의 경기력
경기 시작부터 10분까지는 답답했던 한국 축구를 떠올리게 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중국이 완벽하게 장악했다. 공격 점유율이 95%에 이를 정도로 파상 공세를 펼쳤다 이 시간대 중국의 공격은 8회로 중국의 전체 공격 시도의 3분의1을 차지했고, 분당 0.8번 공격을 시도한 것이 데이터로 확인됐다.
반면 한국의 공격 시도는 단 1회로 김신욱의 슈팅이 유일했다. 수비만 하다 10분이 지나갔다.
공격 점유율 95%, 공격 시도 8회, 크로스 3회, 코너킥 3회, 스로인 8회 등 모든 공격 지표에서 중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했고, 9분쯤 김진수의 볼 터치 미스와 맞물리며 실점이라는 당연한 결과로 이어졌다.

◇가능성 본 50분, 완벽한 경기력에 팬도 선수도 신났다
김신욱의 슈팅으로 공격의 물꼬를 튼 한국은 완벽에 가까운 50분간 경기를 펼쳤다. 김신욱의 폭넓은 움직임으로 만든 공간으로 이재성이 적극적으로 침투하기 시작했고 염기훈과 이명주 주세종은 빠르고 간결하게 볼을 전달하는 등 날카로운 공격으로 중국 수비를 흔들기 시작했다. 11분과 18분에 터진 두 골은 두 선수의 장점을 활용한 플레이의 결과물이었다.
경기 초반 10분까지 중국에 끌려가던 한국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10분부터 60분까지 50분간 볼 점유율 63%, 공격 점유율 77%를 기록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김신욱을 비롯해 그 아래 배치된 염기훈 이명주 이재성이 부지런히 뛰면서 중국의 공격을 전방부터 차단하고 공수간 밸런스를 유지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50분간 달라진 경기 내용은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초반 10분까지 패스 성공률은 59%(34회 시도, 20회 성공)에 머물렀고, 공격 지역에서 패스가 단 1회에 불과해 중국의 파상 공세에 밀려 공격을 원활하게 전개하지 못했다.
반면 이후 50분간 전체 패스 성공률은 77%(360회 시도, 276회 성공)에 이르렀고, 공격 지역 패스 성공률 66%를 비롯하여 쇼트패스 77%, 미들 패스 85%, 롱패스 56%의 성공률을 보였다.
또한 50분간은 공격 방향의 균형(좌 36%, 중 27%, 우 37%)을 맞추며 중국 수비를 괴롭혔다. 왼쪽 풀백 김진수는 50분간 볼 터치의 73.68%(28회)를 상대 지역에서 기록하며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고 오른쪽 풀백 최철순도 볼 터치의 57.58%(19회)를 상대 지역에서 기록하며 공격의 파괴력을 배가했다.
양쪽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생긴 수비 공간은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과 주세종이 커버했다. 정우영은 50분간 볼 터치의 60%(24회), 주세종은 59.26%(16회)를 한국 지역에서 기록했다.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며 전체적인 공수 밸런스를 맞추는 임무를 수행했다.
한국은 50분간 경기를 주도했지만 이른 시간 넣은 두 번째 골 이후 많은 공격 기회에서 추가 골을 넣지 못하며 승세를 굳히지 못했다.

◇원점 회귀 30분, 다시 체력과 용병술의 늪에 빠진 신태용호
60분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보인 한국은 이후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유기적이던 수비와 미드필드진의 간격이 점점 벌어져 수비 간격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체력 고갈은 수비 상황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장면을 자주 노출했고 중국에 공격권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
유기적인 패스의 핵심은 볼이 없는 상황에서 움직임으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다. 즉 많은 활동량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분당 패스 수는 한국의 체력적 문제를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데이터다. 체력 문제로 움직임이 무뎌지면서 볼 처리 시간이 늘어나 분당 패스 수가 줄어들었다.
한국의 시간대별 분당 패스 수는 각각 3.4개(0~10분), 7.1개(10~60분), 4.8개(60~90분)이며, 같은 시간대 중국은 3.6개, 3.4개, 3.2개였다. 중국은 분당 패스 수를 일정하게 유지했던 반면 한국은 60분 이후 분당 패스 수가 2.3개나 떨어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은 10~60분간 균형 잡힌 공격 방향을 보여 주었으나 60분 이후 오른쪽으로 공격 방향이 몰렸다. 이는 염기훈의 체력 저하 등으로 왼쪽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의 느슨한 경기 템포와 중국의 좁은 수비 간격 유지로 신태용호는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으나 중국은 여러 차례 한국 진영을 위협했다. 중국은 3번의 슈팅을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 지으며 동점 골을 기록했다. 좌우 측면에서 내준 크로스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4번의 크로스 가운데 3번이 상대 공격수에게 연결된 것은 수비 집중력의 문제를 드러냈다.
신태용 감독은 교체 측면에서도 아쉬움을 보였다. 60분 최철순과 고요한의 교체, 79분 이명주와 이창민의 교체가 있었으나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체력적으로 문제를 보이던 경기 내용을 보았을 때, 남은 한 장의 교체 카드를 쓰지 않은 점에는 의문이 남는다. 교체 카드는 축구 경기에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감독의 전략적 선택이자 권한이다. 신태용 감독에게 상황에 따라 경기력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교체 전술의 과감한 활용을 조언해 본다.
월드컵 본선을 앞둔 시점에서 전술 다지기에 들어간 신태용호는 중국전에서 김신욱의 재발견, 이재성 이명주 등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 손흥민의 파트너 선정, 유럽파를 대신할 플랜 B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하지만 경기 종반 체력적 문제점, 수비 상황에서 집중력, 상대의 전술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과 용병술에 대한 아쉬움은 앞으로 있을 북한, 일본과 경기에서 시급히 보완해야 할 과제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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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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