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n 도쿄] “미우라 만나고파” 최영일 부회장, “수비수는 나를 지워야 산다”
작성일: 2017.12.14 13: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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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한준 기자] 1990년대는 한일전의 전성시대였다. 일본 축구가 J리그 출범과 백년대계를 설계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일본을 만나면 강한 정신으로 달려들어 승리하던 한국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내용의 경기가 펼쳐졌다.
일본은 기술에 집중했고, 한국은 힘과 정신으로 맞섰다. 북한 미드필더 리영직은 한일 축구의 현재를 물었을 때도 “두 팀 다 비슷한데 일본은 패스, 한국은 힘이 좋다”고 비교했다. 여전히 한일 축구의 정체성은 비슷하다. 다만 축구의 세계화 과정 속에 일본도 힘을 가미하고, 한국도 패스와 기술이 발전했다.
한일전에 강했던 선수는 역사적으로 많았지만, 2017년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의 선수단 단장으로 참가한 대한축구협회 신임 부회장 최영일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다. 남미 유학과 유럽 진출로 일본 축구의 새 시대를 연 스타 공격수 미우라 가즈요시가 한국을 만나면 꽁꽁 묶이도록 했다.
한일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일본 스타가 많지만, 가장 위협적인 경계 선수로 뽑힌 미우라는 늘 고전했다. 화장실까지 따라가라는 밀착 방어로 최영일이 묶었기 때문이다.
최영일은 미우라를 묶기 위해 자신도 지워야 했다고 했다. “내가 돋보이기 위한 플레이 보다 팀을 위해 해야 한다. 수비수는 더더욱 그렇다.” 최 부회장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전은 남다른 각오와 정신력이 필요하고, 특히 수비수들이 헌신적인 플레이를 해야 앞에서 뛰는 선수들이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했다. 앞에서 공이 빠지고 실수가 나와서 뒤에서 든든하게 막아주면 부담 없이 적극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최 부회장은 한일전 경험이 많지만 “직접 얘기하면 부담이 될 것 같아서…”라며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선수든에게 직접 조언을 전하지는 않았다. 최 부회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 중인 대표 팀 스태프 가운데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남자 경기가 열리는 도쿄도 조후 시와 여자 경기가 열리는 지바 현은 거리가 90~100km 가량 떨어져 있다.
최 부회장은 이번 대회 선수단 단장이다. 남녀 모두 챙겨야 한다. 남자 훈련과 여자 훈련을 오가고, 남녀 대표 팀 경기를 모두 따라간다. 홍보 담당자도 대표 팀 스태프와 남녀 전담이 있고, 취재진도 상황에 따라 양 쪽을 오가는 데, 최 부회장은 가장 빈번하게 남녀 대표 팀을 오간다.
현장에서 대표 팀을 자주, 빈번히 지켜보는 최 부회장은 “나도 동아대 감독을 해봤지만, 밖에서 보면 대표 팀 감독이 참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주목을 받지만 주변에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없다. 혼자 있는 그걸 다 안고 간다”고 했다. 취재진에게 대표 팀에 대해 비판할 것은 하지만, 월드컵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최 부회장은 “내가 기가 좀 센 사람”이라며 특히 한일전에 발휘했던 기를 이번 대회 최종전이자 결승전이 된 한일전에 발휘하고 싶다고 했다. “내 기가 선수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는 일본 축구계 명사들이 참여 중이다. 일본 축구계의 레전드 오노 신지와 미아모토 츠네야스가 후지테레비의 중계 해설자로 활약 중이다. 아직 현역 생활 주인 미우라 역시 방송 패널로 이번 대회를 분석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미우라도 한일전에는 경기장에 온다고 들었는데 오랜만에 한번 만나보고 싶다”며 웃었다. 한국 대표 팀이 최 부회장의 기를 받아 20년 만에 도쿄 대첩을 이루고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일전은 16일 저녁 7시 15분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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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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