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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①] ‘진짜 9번’ 석현준 프랑스 정착기, “경험이 100% 맞는 건 아니다”

작성일: 2018.01.07 12: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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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휴식기 중 네덜란드 여행을 다녀온 석현준, 사진-석현준 제공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2017-18 시즌 프랑스 리그 앙 12경기 출전 5골. 프랑스 지역 신문 선정 2017년 트루아 올해의 선수. 공격수 석현준(27)은 자신의 프로 경력 10번째 팀에서 또 한번 전성시대를 맞았다. “정말 너무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운 좋게 골도 많이 들어갔고요. 이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화려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수화기 너머 들려온 석현준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유럽 무대에서의 폭풍 같은 득점 행진은, 석현준에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16 시즌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에서 비토리아 세투발 소속으로 전반기 16경기만에 9골을 몰아쳤다. 그리고 2016년 1월 이적 시장에서 ‘명가’ FC 포르투로 이적. 경쟁은 치열했다. 9경기에서 1골을 넣었으나 입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스타 군단에 들어간 석현준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소속 팀의 프리시즌 일정을 온전히 치르지 못했고, 그 뒤로 1년 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다시 리듬을 찾는 1년의 시간이 걸렸다. 

트루아는 2017-18 시즌 전반기를 결산하며 공격 부문에서 "석현준의 비상"을 특집 기사로 다뤘다. 12경기 출전만에 팀 득점(20골)의 4분의 1을 책임진 석현준의 영향력은 컸다. '승격 팀' 트루아가 거둔 기대 이상의 성공에 힌트가 된 선수라고 짚었다. 결정력뿐 아니라 힘과 연계 능력으로 트루아 공격을 이끄는 선수라고 호평했다.

포르투와 트라브존 스포르(터키), 데브레첸(헝가리)을 거치며 1년 반 동안 넣은 골은 4골. 트루아로 옮겨 반년만에 5골을 넣은 석현준이 프랑스 무대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자신을 조금 더 냉정하게 돌아보고, 경기를 훨씬 더 철저하게 준비하게 된 석현준. 스포티비뉴스가 그의 입을 거쳐 한국형 ‘진짜 9번’이 완성되어 가는 길을 소개한다.

다음은 석현준과 인터뷰 전문.

-2017년 트루아 올해의 선수로 뽑혔어요. 우선 축하합니다. 5개월 만에 대단한 성과인데요. 트로피는 받았나요?
트로피를 주는지 안 받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어요. 트루아 지역 기자가 와서 제가 뽑혔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여기 기자들과 팬들이 같이 뽑았다고 들었어요. 수상 소감이 어떤지 물어보고 갔는데. 거기까지만 알고 있어요. 감사하죠. 한편으로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고, 약간은 부담이 생기기도 해요. 팬들이 이렇게 까지 저를 좋아해 주고 응원해 주시니까. 이제 후반기가 시작되는데, 저도 좋은 경기를 보여야 하지만, 팀의 목표인 1부 잔류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요.

-동료나 감독들의 축하도 받았나요?
올해의 선수로 뽑힌 것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없었어요. 하지만 동료들과 감독들이 늘 차별 없이 잘해 줘요. 그 점에 제가 이곳에서 잘 적응하는 게 도움이 됐어요. 일단 트루아에 처음 왔을 때 다들 반겨 줬고, 팀의 친구들이 제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감독님, 코치님도 오자마자 엄청 잘해 주시고, 그래서 차별 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유럽에서 많이 생활해봤지만 트루아는 분위기가 좋은 편이에요.

▲ 팀 내 '절친' 가브리엘과 훈련하는 석현준, 사진=석현준 제공


-이제 트루아에선 유명 인사일 것 같습니다. 시내를 다시면 피부로 느껴지나요?
트루아에는 동양인이 없어서 그런지 돌아다니면 많이 알아보세요. 좋은 말도 많이 해 주고, 힘이 되죠. 사진을 같이 찍자는 요청이 조금 있어요. 

-친한 동료는? 
지금 팀 동료들과 대부분 친하긴 한데, 릴에서 임대로 온 브라질 선수, 가브리엘과 가장 친해요. 저도 포르투갈어를 조금 할 수 있으니까, 그 선수와 포르투갈어로 대화를 하다가 친해졌어요. 

-구단 영상을 보니 아직 의사소통은 어려워 보이던데, 프랑스어는 배우고 있나요?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는데 많이 어려워요. 영어도 너무 어려운데… (웃음) 우선 영어로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트루아대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에게 프랑스어 과외를 받고 있고. 아직은 간단한 문장 몇 개만 할 수 있는데, 알아듣는 건 조금 되고 있어요. 그래도 포르투갈어와 비슷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팀 전술 지시는 거의 프랑스어로 하지만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개인적으로 영어로 설명을 더 해 줘요. 

-전술적으로는 주로 어떤 점을 가장 강조하나요?
트루아가 프랑스리그에서 강팀이 아니다 보니까, 다 같이 수비하는 걸 많이 원해요. 나 혼자 멀리 떨어져서 수비 공간을 넓히지 말고, 팀의 공간을 만들지 말고 내려와서 공간을 좁히는 문제를 많이 강조해요. 

-벌써 트루아가 10번째 팀입니다. 비토리아 세투발 이후 가장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 맞나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게 느끼고. 정말 좋은 시기를 맞이했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아직 경기를 많이 뛰지 않았지만, 운 좋고 골도 잘 들어갔고. 감사한 일이죠.

▲ 팀을 위해 헌신적으로 뛴 것이 트루아 적응의 비결 ⓒ트루아AC


■ 체력도 마음도 준비 안 됐던 2016-17시즌
■ 강한 체력 훈련, 벌크업으로 체력 강화, 트루아에서 반전
■ “골 욕심 버리고 팀을 위해 뛰니 골이 들어가더라”



-터키와 헝가리에선 힘들었잖아요. 트루아에 이렇게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요?
일단 이전의 팀에 있을 때는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가졌어요. 나 혼자 너무 욕심을 냈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어요. 트루아에 와서는 모든 걸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고, 내가 골을 넣든 안 넣든 팀에 도움되자고 뛰다 보니까 잘 된 것 같아요. 

-좋은 크로스 패스도 많이 나오는 팀인 것 같은데 플레이스타일도 트루아가 더 잘 맞나요?
동료들이 내가 크로스를 원하니까, 앞으로 뛰면 많이 올려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은 이전 팀 선수들도 그랬어요. 이전 동료들도 많이 올려줬는데, 그때는 제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트라브존과 데브레첸에서 잘 안 풀렸던 이유는?
첫 번째로 몸이 안 좋았던 것 같아요. 컨디션도 쭉 올라오지 않았어요.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프리시즌을 못하고 간 상황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더 열심히 훈련을 해야 했는데, 갈비뼈를 다치면서 운동을 못했고, 경기 감각도 떨어졌어요. 여러가지로 겹쳤죠. 터키로 팀을 새로 옮겼는데, 거기에선 체력적으로나 모든 게 다른 선수들 보다 떨어졌고, 흐름을 못 탔어요. 헝가리에서는 일단 제 마음가짐이 너무 잘못됐었다고 생각해요. 헝가리 리그라고 해서 조금은 쉬울거라고 생각하고 갔죠. 잘 적응할거라고 생각하고 나선 것이, 자만이라면 자만일 수 있고 방심이라면 방심일 수 있죠. 제 마음가짐 준비가 잘 안된 것 같아요.

-리그 스타일의 차이도 있나요? 터키, 헝가리도 처음이었고, 프랑스도 처음인데.
일단 프랑스리그는 많이 뛰는 것 같아요. 많이 부딪히기도 하고요. 훈련 자체도 트루아에서는 뛰는 훈련을 엄청 많이 해요. 체력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그라는 것을 느꼈어요. 포르투갈리그에 있을 때도 수비수들이 진짜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는 더 느끼는 것 같아요. 수비수들이 체력적으로, 체격적으로 모두 포르투갈 보다는 한 수위라고 생각해요. 

-이제 프로 경력은 10년이 다 되어 가요. 많은 리그를 경험했고. 20대 후반으로 향하는 데. 여러 경험을 통해 스스로 베테랑이 됐다고 생각하나요?
아직도 배울게 많다고 생각해요. 물론 경험한 것이 있긴 한데, 경험한 것이 어떤 상황에서나 100% 맞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경험대로만 앞으로 한다고 해서, 그런 상황이 나오는 게 아니죠. 그래서 항상 준비하고, 항상 겸손하게 해야 합니다. 제가 지금 골을 넣었다고 해서, 골을 넣는 방식에 대해 완전히 다 터득한 것은 아니거든요. 골은 또 언제든 안 들어갈 수 있어요. 제일 중요한 것은,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하는 것.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경기를 보면 앞에서 정말 많이 뛰어주고, 또 측면까지 넓게 뛰던데요. 스스로 인지하고, 노력하는 것인가요?
물론 제 역할이 팀을 위해 골을 넣는 것이지만, 골이라는 것은 계속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 모르는 부분이잖아요. 골을 못 넣을 때는 어떻게 팀에 도움을 줄지 생각했기 때문에, 많이 뛴 것 같아요. 다른 선수들이 못 뛰는 자리에 내가 한 번 더 뛰자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 큰 경기를 치르며 자신감이 더 커지고 있다 ⓒ트루아AC


■ “지금 골이 들어간다고, 앞으로가 보장된 것 아니다” 경험 오류 경계하는 석현준
■ 공격수, 골 넣지 못할 때도 팀에 기여할 방법 만들어야
■ 치아구 시우바, 킴펨베, 글리크, 제메르송과 격돌…‘해볼 만하다’

-그렇게 뛸 수 있는 게 마음만으로 되는 것은 아닐 텐데. 팀에서 뛰는 훈련이 많다고 했잖아요. 체력 훈련을 시즌 중에도 많이 하는 편인가요?
시즌 중에도 일주일에 한번은 꼭 뛰는 훈련을 해요. 많이 뛰어요. 제가 처음 트루아에 왔을 때는 3일 연속 뛰는 것만 시켰어요. (웃음) 볼을 만지는 것보다 뛰는 걸 먼저 했죠. 트루아 외에 다른 프랑스 팀들도 이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트루아는 일단 많이 뜁니다. 포르투나 세투발에 있을 때는 사실 그렇게 많이 뛰지 않았고, 특히 볼이 없이 뛰는 훈련은 없었거든요. 뛰더라도 공과 함께. 트루아는 그 점에서 다르긴 해요. 

-올 시즌 활약은 좋아진 체력 덕분일까요?
맞아요. 체력적인 게 엄청 중요하다는 걸 느낀 시즌입니다. 체력 준비가 안되면 잘할 수 없어요. 이전에 터케, 헝가리에 있을 때는 체력적으로, 마음적으로 내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을 이번 시즌에서 새삼 느끼고 있어요. 

-뛰는 것도 그렇지만, 유럽 선수들과 힘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과거 한국 선수들 모두 힘이 좋다던 선수들도 유럽에 가서 고전했는데요. 이겨 낼 수 있도록 특별히 준비한 게 있나요? 
사실 예전에 포르투갈에 있을 때는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웨이트트레이닝도 잘 안하는 편이었는데, 프랑스 리그로 오기 전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어요. 벌크업을 하고 싶어서 훈련을 많이 한 것이 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체력 훈련을 끊지 않고 하고 있어요. 상대랑 많이 부딪히는 상황이 나오는 데 확실히 도움이 돼요. 제가 이전부터 해 오던 프로그램대로 훈련하고 있고, 구단의 트레이너도 같이 도와주고 있어요. 

-결정력도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슈팅도 따로 훈련한 내용이 있는지, 아니면 자신감이 돌아온 차이인가요?
일단 저번 시즌에는 골문 앞에서나, 골 찬스가 왔을 때 약간은 두려운 마음이 있었어요. 이번 시즌에는 골문 앞에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골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다 보니 플레이를 할 때, 공을 잡을 때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감독의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는 석현준 ⓒ트루아AC


-전반기 막판에 어려운 팀들을 차례로 만났어요. PSG, 모나코, 마르세유. 경기는 모두 졌지만, 해보니 어떻던가요? 
강팀과 경기를 하니까, 약간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PSG와 경기했을 때는 치아구 시우바, 킴펨베가 수비수로 나왔고, 모나코는 글리크와 제메르송 같은 선수와 붙어 봤죠. 그러니 다른 경기를 하기 전에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다른 팀 선수를 보면, 내가 이런 선수들과도 해봤고, 해냈으니까,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었어요. 

-큰 수비수들, 큰 팀과 경기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나요?
마르세유외 경기할 때 라미와 싸울 뻔했었던 일이 있어요. 제가 압박을 하다가 모르고 라미의 얼굴을 쳤는데, 와서 시비를 걸더라고요. 영어로 막 욕을 하더라고요. 파리에선 네이마르, 카바니와 유니폼을 바꿨어요. 카바니가 겉모습과 달리 의외로 착하더라고요. 유니폼을 바꾸자니까 환하게 웃으며 바꾸자며 유니폼 들고 나와서 바꿔 줬어요. 그리고 자기 유니폼을 하나 더 준비해서 우리 감독님에게 줬어요. 보면서 멋있다고 느꼈죠. 네이마르는 제가 포르투갈어를 조금 하니까 이야기를 나누고 유니폼을 바꿨죠. 선수들은 원래 경기마다 두세 개씩 유니폼을 준비해 둬요. 구단에 이야기해서 두 개를 다 바꾼다고 해서 받아서 바꿨죠. 

-네이마르와 카바니, 경기를 같이 뛰어 보니 어떻던가요?
확실히 달라요. 일단 여유가 대단하고. 결정을 잘 지어요. 경기를 결정 짓는 능력. 결정적인 순간, 골이 필요할 때 네이마르는 다른 선수들보다 앞서는 면이 있어요. 카바니 같은 경우에는 제가 포르투갈에 있을 때부터 영상을 많이 봤던 선수에요. 키가 크고, 헤더를 잘하고, 드리블도 좋고 빠르고. 무엇보다 움직임이 정말 좋잖아요. 많이 보고 배우려고 한 선수였어요. 

-현대 축구에서 공격수에게 요구하는 게 많은데요. 스스로 더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슈팅을 더 보완하고 싶어요. 이번 시즌에 헤더로는 좋은 내용을 보였는데, 슈팅으로는, 특히 중거리 슈팅으로는 골을 기록하지 못했어요. 강한 슈팅, 감각적인 슈팅을 보완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런 걸 흥민이가 잘 넣잖아요. 흥민이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런 슈팅으로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따로 훈련하고 있어요. (Q.본인도 그런 원더 골을 포르투갈 시절에 종종 넣었잖아요.) 그렇긴 한데, 이번시즌은 헤더로만 찬스가 오더라고요. 훈련이 끝나고 몸이 힘들지 않으면, 기회가 될 때마다 슈팅 연습을 하고 있어요.. 다음에는 그런 골도 노려봐야죠.


▲ 석현준 ⓒ트루아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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